평점 3.5 작품

파고드는 사이
4.11 (9)

꿈에서 손이 칼로 변해 사람을 찌르는 여자, 윤수예.  살갗을 파고드는 느낌이 생생한 것에 비해 사람들은 꿈에서 깨면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느 날. “내 추측이긴 하지만, 윤수예 씨.”  그 비밀을 아는 남자, 강이헌이 나타난다.  “당신이 꿈에서 찌르면 행운이 오는 거 같아.”  수예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만약 행운을 주는 거라면. 대표님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하지만 그는 모르고 있다.  수예가 자신을 짝사랑한다는 것과 오래전에 이미 만난 사이였다는 걸.

이리 와요, 잡아먹게
4.42 (6)

홀려야 하는데, 자신이 홀려버렸다.  구미호의 왕, 천호의 아들이자 차기 천호가 될 후계자, 신태형.  인간의 정기 내음이 고약하다며 800년 동안 여우 구슬 하나 만들지 않았는데, 그녀는 예외였다.   그녀의 정기, 그녀의 살 내음은 왜 그렇게 달콤한 건지. 눈만 감아도 끝에 감도는 그 향에 다시금 발끝에서 황홀감이 몰아쳐 올라오는 듯했다.  이번엔 제대로 잡아놔야 했다. 정말 제대로 홀려서 제 옆에 두어야 했다.  “치마가 젖었네요.” 천천히, 마치 구애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여기 손수건이에요. 축축하잖아요.” 거부하지도 못할 정도로 나른하게 그녀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이제는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이 지겹고 삭막한 영겁의 삶에 작은 봄바람이 불어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