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는데, 눈을 뜨니 순정만화 속에 나오는 만년 2등이 되었다. 덕분에 공부 걱정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데.“지서야, 왜 일부러 문제를 틀린 거니?”“예?”전교 1등인 남주의 결석이 문제였다. 그가 시험을 보지 않으면 자신의 성적 역시 망하는 것이었다.이래서는 목표인 교대에 붙을 수가 없는데….그날부터 남주가 결석하지 않게 하려는 지서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원작의 여주가 전학을 왔다. 그런데 여주에게 관심을 보여야 할 남주가 어쩐지 이상하다. 자꾸 내 옆자리에 앉으려고 하고, 내가 하는 말마다 반응한다. “날이 흐려서 오늘은 공원 가기 싫어? 그럼 내일이나 모레 학교 빠지고 갈래?”“날이 흐린 게 문제가 아니라 학교 규칙이…!”“왜? 안 들키면 되잖아. 나는 너랑 가고 싶은데.”만약 남주가 정말 날 좋아한다면…, 난 어떻게 해야 되지?
소설 속 남주들과 외딴섬에 갇혀버렸다.그것도 19금 피폐 소설에 나오는 남주들과 말이다.하지만 내가 빙의한 마거릿이란 캐릭터는 여주를 시기하여 괴롭히다가 곧 남주들에게 죽을 운명.그러니 살아남으려면 일단 남주들에게서 도망가야 하는데..."마거...릿?"남주 1의 손이 도망치려는 내 발목을 움켜쥐었다.초장부터 내 계획은 망하고 말았다.***치가 떨릴 정도로 날 싫어하던 인간들이섬에서 함께 지지고 볶는 동안 많이 변했다.“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 위험하니까.”“제발 널 돕게 해줘. 네가 어떻게 될까 봐 난 미쳐버리겠어.”“나 좀 봐줘, 응? 나도 좀 봐주면 안 돼?”여주에게 집착해야 할 미친놈들이 내게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다.나는 그저 무사히 살아남고 싶을 뿐인데.게다가 이 기묘한 열대의 섬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깊은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김지아 <남주들과 외딴섬에 갇혀버렸다>*표지 일러스트: 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