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친구는 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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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친구. 이름부터 애매한 그 관계가 어색하지 않길 바랐던 건 너무나 큰 바람이었을까? 아니, 적어도 이렇게 헐벗은 채로 마주하지 않을 방법은 많았을 것이다. 실비아 애플턴은 신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다부진 벗은 등짝을 보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소꿉친구를 짝사랑한 지 어느덧 10년 차. 그 소꿉친구가 다른 여자와 약혼하는 날, 실비아는 친구의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버렸다.

집착하는 약혼자에게서 벗어나는 법

“너와 공작이 약혼했단다. 넉 달 전, 네가 잠든 지 한 달 만에 말이야.” 무도회에서 술을 마시고 잠든 후 다섯 달 만에 깨어난 소피아 힐덴은 뜻밖의 소리를 듣게 된다. 사람들은 그녀가 그날 밤 공작에게 사랑을 고백했으며, 그를 대신해서 독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소피아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전 믿지 않아요. 거짓말을 하셨다고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말이 안 돼요. 저만은 그걸 알아요.” “왜?” “그야, 전 공작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다정한 약혼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공작의 모습에, 그를 의심하던 소피아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는데...... *** “당신, 인간이 아니군요.” 소피아의 확신에 찬 말에 공작이 웃었다. 그걸 이제야 알았냐는 듯이 가벼이 들리는 웃음소리였다. “저런 소피, 너만은 알지 않길 바랐는데.” 공작이 노래하듯 말하며 소피아를 붙잡았다. 그의 키스는 달콤한 독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