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랑은 연애를 안 하는데……. 잠은 잤네?” 이선우를 서유라의 일곱 번째 입주 트레이너로 고용하며 서문도가 바란 건 딱 하나였다.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어 주는 것. 그래서 골치 아픈 서유라를 재활원에 보내버리는 것. 반나절, 하루, 일주일. 잘 버틴다 싶더니 어느 날 밤 여자가 캐모마일 두 잔을 들고 올라온다. 나랑 자고 싶어요? 아니면, 잘리고 싶나? 유혹은 노골적이나 키스는 더럽게 서툰 이선우. 끊어내려 했지만 기어이 서문도를 굴복시킨 이선우. 그리고선 그의 등에 칼을 꽂아버린 이선우. 봄만큼 어지럽고, 여름처럼 뜨거우며, 가을보다 쓸쓸하고, 겨울만큼 차가웠던. 그들의 러브 어페어.
남들 다 하는 책빙의 나도 했다. 옆집은 황태자 약혼녀도 되고, 재벌집 악녀도 된다는데. 나는 이게 뭐야? 전생에 기자였던 헤일리는 자신이 쓴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에서조차 기자가 되어 신문사를 차린다. ‘근데 나 이 소설 연재 중단하지 않았어?’ 소설 속 등장인물은 내 알 바 아니고. 그런데. “누나. 어릴 때부터 난 쭉 누나였어.” 친동생처럼 지냈던 클라우드가 집착하기 시작하더니. “황금 기레기 일보에 평생 광고를 넣어줄 테니, 나랑 사귀자.” 깡패 재벌 필립은 스폰서 제안이나 하고 있고. “나 좀. 좋아해 주면 안 될까?” 바람둥이가 도대체 왜 개과천선을 하는 건데? 연재 중단된 소설 “과부를 사랑한 황자님”은 과연 제대로 엔딩을 맺을 수 있을 것인가?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 기레기 생활을 시작한 헤일리의 떼돈 벌기 프로젝트! “제발 너희 다 여주인공한테 가라. 나한테 이러지 말고.”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나중에 죽거나, 빨리 죽거나.”갱단과 기계 인간이 판치는 악명높은 지하도시 판옵티콘.퇴폐 구역에서 남장을 하고 얼굴에 독을 바른 채 목숨을 연명하던 리코의 눈 앞에 제국 최상위 계급의 남자가 나타난다.남자는 일전에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살인자가 분명했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살아남기 위해 그를 먼저 죽이기로 했건만, 어찌 된 일인지 자꾸 엉뚱한 쪽으로 얽히게 된다."아, 방금 시도는 아슬아슬 했어.""놔!""왜 얼굴을 숨기지? 남자는 맞는거겠지?"그의 눈빛이 또렷하게 빛났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익숙해지지 않는 기류를 뿜는 묘한 남자였다.***“다른 여자랑도 이랬어?”“그랬을 거 같아?”모호했지만, 아니라는 대답을 끌어내는 답변이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대사 하나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냈다.“아, 분명 거칠게 하는 편이라고,”“그런 말을 기억하고 있었어?”즐거운 듯 쿡쿡거리던 제스퍼가 입을 벌리고 반쯤 눈을 감은 채 머리를 기울여 다가왔다. 짙은 눈동자와 촘촘한 속눈썹이 가까워졌다.보들대는 감촉이 입술 위에 내려앉아 살며시 머금었다. 입맞춤은 사뭇 조심스럽고 가벼웠으며 따뜻했다. 지난번, 불덩이를 굴려대는 듯한 감각과 달랐다.“이런 식으로도,”가능해. 아주 천천히 공을 들이는 입맞춤에 정신이 늪에 침몰하고 있었다.
에르완 실드베르 르 블랑.자매를 죽이고 발루아와 대륙의 중심을 휘어잡은 여왕.바스티안 샤른호르스트.사생아로 태어났으나 잘리어의 부흥기를 이루어 성군이라 칭송받는 대제.야경이 아름다운 밤, 여왕이 잘리어에 은밀하게 방문했다.“잘리어를 방문한 이유는 따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이런, 저는 여인과 단둘이 사석을 갖지 않는데.”“저는 여인이 아니라 국왕입니다.”오랜 전쟁을 끝내기 위해.“여자의 몸이지만, 국왕의 심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저는 아까부터 국왕으로서 앉아 있었는데 폐하께서는 남자로 앉아 계셨나 봅니다.”모든 것이 불합리한 세상에서 홀로 지고지순한 왕.당신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서도 꼿꼿할까.#작가트위터 @doutormocha#표지 일러스트 : 맥시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