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채로 숲으로 도망쳤다. 수많은 오해와 핍박으로 가득했던 대공비 생활. 라리에는 내내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었기에. “아이가 몇 살입니까?” 그렇게 대공저로부터 도망친 지 2년. 전남편이 황제가 되어 찾아왔다. 기어이 자신을 찾아낸 그의 물음에 라리에는 마른침을 삼키며 거짓을 고했다. “……이제 6개월이 되었어요.” 평범하지 않은 아이는 도무지 제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그의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길 바랐다. 그래야만 라리에가 자유로워질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그는 서늘하게 대꾸할 뿐이었다. “‘우리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군요.” 그리고 아까보다 더 흉흉한 표정으로 짓씹듯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황후를 정중히 모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