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악녀에 빙의했다.약혼자인 황태자가 소꿉친구인 시녀 헬레나와 결혼하자 그녀를 독살한 ‘에리스’에게. 빙의를 깨달은 순간부터 ‘나’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이 소설 속 세계에서 탈출하는 것.죽어서라도 이 세계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세계’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녀가 원작 속 ‘에리스’의 길을 거부하자,그간 ‘에리스’를 무시하고 핍박하던 남자들이 그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구걸하기 시작했다.“……당신, 누굽니까?”헬레나를 되살린 신관도, “너…… 누구야?”헬레나에게 영원한 충정을 맹세한 용사도,“그대는…… 변했군.”헬레나를 쟁취한 황태자도.새삼스러운 질문이다.다들 ‘에리스’에게 관심도 없었으면서.시간이 지나도 정이 들지 않는다.그녀는 도저히 이 세계를 사랑할 자신이 없다.
어느 날 날벼락처럼 찾아온 불치병. 심지어 죽는 병조차 아니다. 그저, 죽는 것만도 못한 신세가 될 뿐. 절망에 빠진 그 순간에 한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그대의 힘으로 나의 악몽을 없애 줘.” 그 손을 잡았다. *** 그러나 그 손을 잡을 때는 몰랐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병을 앓고 있었고, 그걸 내게 숨기고 있었다는 걸.” “그건, 그건 대공님과는-.” “상관없다고?” 이 남자가,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리라고는. “나를 위해 항상 밤마다 무리해 왔잖나.” 불치병에 걸린 것은 맞지만, 죽을병은 아닌데. 거기다 본인 때문은 더더욱 아닌데. 이 오해를 어떻게 하면 좋지?
취미는 화장과 네일. 좋아하는 것은 잘생긴 남자, 그리고 돈. 속물이지만 일말의 정의는 간직하고 있는 용병대, 용의 발톱의 대장 시안 루즈벨트. “이바리드라……. 오랜만에 한번 가 볼까.” 평온히 굴러가던 이그리온 제3 황자의 영지, 이바리드에 소란이 났다기에 일감이나 구해 보고자 가벼운 마음으로 여정을 떠났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저기요? 혹시 제 칼 맞으셨어요? 아닌 거 같은데? 그죠? 맞죠?” “……도와줘.” 행방불명되었다던 제3 황자를 줍고 말았다. 용왕 시해 혐의로 황태자가 직접 처단했다는 그를.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었나?” “웬 구시대적 작업 멘트죠? 목숨이 경계의 강을 왔다 갔다 하는 판에.” 황자가 자꾸만 알 수 없는 말을 던진다. 과연, 이것 또한 운명인 걸까?
취미는 화장과 네일. 좋아하는 것은 잘생긴 남자, 그리고 돈. 속물이지만 일말의 정의는 간직하고 있는 용병대, 용의 발톱의 대장 시안 루즈벨트. “이바리드라……. 오랜만에 한번 가 볼까.” 평온히 굴러가던 이그리온 제3 황자의 영지, 이바리드에 소란이 났다기에 일감이나 구해 보고자 가벼운 마음으로 여정을 떠났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저기요? 혹시 제 칼 맞으셨어요? 아닌 거 같은데? 그죠? 맞죠?” “……도와줘.” 행방불명되었다던 제3 황자를 줍고 말았다. 용왕 시해 혐의로 황태자가 직접 처단했다는 그를.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었나?” “웬 구시대적 작업 멘트죠? 목숨이 경계의 강을 왔다 갔다 하는 판에.” 황자가 자꾸만 알 수 없는 말을 던진다. 과연, 이것 또한 운명인 걸까?
“런던의 그림자 속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네.” 각종 범죄가 난무하는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한 공포 VR게임에 갇히고 말았다. 냉소적이고 사회성 부족한 천재 탐정, 리엄 무어의 조수인 제인 오스몬드의 몸으로. 목표는 게임의 엔딩을 보고 현실 세계로 무사히 돌아가는 것. 그러나 리엄 무어와 함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파헤칠수록 게임의 기능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데이터일 뿐인 세계가 너무 생생하게 느껴진다. ‘내가 누구지?’ 설상가상으로 현실의 ‘나’에 대한 기억마저 점차 희미해지며 제인은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깨닫는다. NPC일 뿐인 리엄 무어의 회색 눈동자가 줄곧 그녀에게만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