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너는 나를 언제나 패배시키는 적이었으나 꽤나 좋은 동반자였다.”“닥쳐라! 이제 와서 그 말하여 무엇이 달라질 것 같나!”자신과 누구보다 닮았던 자. 그래서 서로에게만 집중했고, 광적으로 집착했다.다만 한쪽은 상대방을 온전히 얻기를 원했고 한쪽은 상대방을 온전히 꺾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였음에도 이러한 파국에 이르렀다.“이번 생은 끝났다. 그러나 다음 생에는 너의 적이 아닌 너의 기사가 되리.”다음 생이 존재한다면, 당신에게 검을 바치리니.뜨거웠던 불꽃이 초라하게 꺼졌다.그렇게 로안느 왕국의 공작 이아나 로베르슈타인은 바하무트 제국의 황제 아르하드 로이긴의 검에 죽었다.‘그런데 어째서 살아 있는 건지.’※일러스트: 정에녹
<전신> 전신(戰神) 대룡. 그의 일권에 가상현실 일루전이 들썩이고, 그의 일보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따라 움직인다. “저… 저것이 사람의 움직임 맞아?” “저 사람이 누군지 보라고. 저 사람이 바로 전신이라 불리는 대룡이야.” 대룡의 움직임을 보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고 감탄을 터트렸다. 그것은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기보다 멋들어진 춤사위를 보는 것 같았다. 일루전의 최강자들이라 자부하는 랭커들 세 명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었지만 대룡은 오히려 그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잠시 후, 세 명의 랭커를 모두 쓰러트린 대룡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섰다. 대한민국 서울을 삼등분하고 있는 샤크파의 이인자 인호. 뜻하지 않은 보스의 배신으로 시작된 은둔생활 중 일루전을 만나게 되는데… 전쟁의 신이라 불리며 모든 랭커들이 결투를 꺼려하는 전신 대룡의 화려한 일루전 정벌기가 시작된다. 귀수의 판타지 장편 소설 『전신』 제 1권.
소설은 하나의 세계와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춘동아 너는 몇 위야?”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소설 속 엑스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