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타지계에서 고전이라 부를 수 있는 글을 꼽을 때 반드시 들어가야 될 작품. 최근 나오는 웹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겐 좀 버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일단 한번 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글이다. 2019년 말 진행중인 흑역사인 게임화 사태라는 안타까운 사건으로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흑역사화 될뻔했던 게임화 사태가 2022년 9월 크래프톤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눈마새 게임 비주얼 컨셉트 트레일러로 그 향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영상은 기존 소설 팬과 소설을 모르는 사람 대다수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심지어 트레일러를 보고서 소설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상에 모두의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다.

마법사 관련 내용이 들어있던 원 통신 연재판을 들어내서 구성 상 좀 어설프게 됐지만 그야말로 기사의 로망이란 무엇인지 그 시절을 넘어 지금까지도 어필할 정도의 이야기를 담은 1부와 그 1부의 어설픔을 걷어내고 작가 본연의 장점을 살려낸 2부로 구성된 로망 판타지 소설이다. 가장 최근의 전자책 판에선 사라졌지만 이국적인 분위기 메이킹을 담당했던 아펠르어 단어와 일대일부터 전술적인 부분까지 빠지는 점이 없던 전쟁/전투씬과 독특한 세계관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이상균 작가의 가장 큰 강점은 터뜨릴 때 터뜨릴 줄 아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이전에 뿌려뒀던 배경 설정과 여러 제반 상황들이 적절한 시기에 어떤 트리거를 통해 터져나오면서 만들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장면들이야 말로 하얀 로냐프 강이라는 이름이 한국 판타지 소설 1세대 대표작에 남을 수 있게끔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게임 홍보용 웹소설의 교과서적인 예시 중 하나로 쓰일 만한 명작. 그대로 따라하기 어렵다는 소리다.

토이카 작가의 대표작인 '나빼귀' 같은 다른 소설은 솔직히 너무 취향에 안맞아서 걸렀는데 이번 소설은 일본식 왕도물 만화 보는 느낌으로 가볍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성장형 초인 주인공이 나오는 하렘물 정석전개 만화를 보는 것 같았다. 보면서 여기가 대한민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면 웹소설이 아니라 라이트노벨로 출판되고, 완결은 빨라야 4년에서 5년 쯤 뒤에 되고 애니메이션화는 연재 시작 후 2년 정도 쯤 소식이 나오고 거기서 1년 쯤 더 지나 유튜브 영상으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PV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게임 홍보용 웹소설의 교과서적인 예시 중 하나로 쓰일 만한 명작. 그대로 따라하기 어렵다는 소리다.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던 작가의 전작을 넘었다는 생각이 드는 웹소설. 한없이 가볍게 쓰는 거 같은데도 가만 읽다 보면 속 내용의 무거움이 가슴에 툭 하고 떨어질 때가 있어 놀랍고, 입체적이고 매력있는 등장인물들에 서사가 휘둘리는 듯 하면서도 중심 주제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놀라운 균형도 그렇고, 짤막하게 지나가는 작중작의 퀄리티도 그렇고 보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근데 인터넷 밈을 작중에서 많이 사용하기에 해당 밈을 잘 모른다면 이해와 재미 부분에서 평가가 좀 박해지거나 깎여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이런 웹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