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해 주세요.” 그녀는 여느 때처럼 당돌한 얼굴로, 말도 안 되는 부탁을 스스럼도 없이 했다. 플로리온의 3왕자이자 대공령의 주인, 모든 아가씨들의 흠모를 한 몸에 받는 자유분방한 영혼 로렌스는 지금 정혼자로부터 뻥 차이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파혼을 해달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대공 전하.” “왜요?” 갑작스러운 파혼 요구, 냉랭한 어조. 하지만 왜? “전 다음 대 트로네티 공작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러니 대공과 결혼할 수 없어요.” 그렇구나, 공작. 그녀가 공작이 되겠다고……. 잠깐만, 뭐가 되겠다고?!
“너를 황녀로 만들어 주겠다.” 뒷골목 소매치기들과 뒤엉켜 살던 사샤. 어렸을 때 가지고 있었던 목걸이를 팔게 된 계기로 오래전 실종된 ‘아나스타샤 황녀’로 의심받는다. “사기꾼으로 밝혀지면 큰일 치를 거라고 하던데요.” “내가 책임지겠다.” “어떻게요?” “내 비가 되는 정도로는 부족한가.” 진짜 아나스타샤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 그것이 공작과 그녀의 ‘거래’였는데……. “일이 다 끝나면 날 보내주겠다면서요. 날 진짜로 좋아하면 어떻게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녀 전하의 의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어쩐지 공작이 그녀에게 진심이 되어버렸다. “저는 이미 황녀 전하의 것입니다.”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그가 산다.
보안국 요원 유리 하퍼는 상사의 명령으로 무기 브로커인 조지 펠러에게 접근한다. 유리는 자신의 눈앞에서 조지 펠러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그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온 헤일리 공작과 눈이 마주친다. 술 기운에 정신을 잃은 유리를 자신의 저택으로 데려온 헤일리 공작은 술집 종업원으로 위장한 유리를 창부로 오인하고, 그녀는 헤일리를 살인범으로 의심한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헤일리를 감시하라는 새로운 명령이 떨어지는데. 동거 생활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점점 엉뚱한 오해가 쌓인다. 불쑥 침실 문을 열고 들어온 헤일리는 뜨거운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는데…. 그런데, 대체 이건 무슨 장르지?
피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는 계약 남편과의 목욕!? 고귀한 왕세녀였지만, 가짜 예언서 때문에 모든 걸 잃은 폐왕녀 아이시아. 이복동생의 계략에 빠진 그녀는 ‘남편 죽이는 악녀’란 누명까지 쓰게 된다. 치욕과 비참함에 익숙해진 아이시아 앞에 세 번째 정략결혼 상대가 등장한다. 마신(魔神)이라 불리는 대륙 최강의 남자 세드나 공작. 제국 황족인 그가 왜 약소국 폐왕녀와 결혼하려는 것일까? “그날 이후로 편히 쉰 적 없다.” “그날이라니요?” “그대가 내 것을 훔쳐 간 날. 이래도 시치미를 뗄 건가?”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잊은 척도, 잊은 것도 용서하지 못한다.” 그에게 살해당하는 순간, 운명을 바꿀 열쇠를 발견한 아이시아. 5분전 회귀를 통해 살인광 공작의 신부가 되기로 하는데……. 부부가 같이 목욕하는 것이 제국의 전통이라고? 피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는 계약 남편과의 목욕! 임시 공작부인 아이시아는 쇠락한 공작령을 되살리고,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너의 들숨에 나의 들숨을 엮고, 나의 날숨에 너의 날숨을 엮어네가 눈뜰 때 내가 눈 뜨고, 네가 눈 감을 때 나도 눈 감게 해줘.* *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세계에 떨어지게 된 고등학생 아름.그녀는 흡혈귀로 오인받아 공작저로 팔려오게 된다.“너, 흡혈귀냐?”아름이 묻고 싶은 말이 남자에게서 나왔다.“아녜요.”“이상하군. 난 네가 흡혈귀라고 해서 샀는데, 13만 골드를 들여서 인간을 샀단 말이지…….”남자가 그녀 앞에 웅크려 앉아 속삭였다.“널 어떻게 할까?”“주인님. 열심히 모시겠습니다.”살아남기 위해 흡혈귀 공작 ‘밀러드’의 전속 하녀가 되기로 한 아름.과연 그녀는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생존을 건 아름의 달콤살벌한 하녀 적응기.* 일러스트 : 모다모다* 타이틀 : 림재
라르헨 제국의 황제, 이실리스. 후사를 가지라고 닦달하는 귀족들의 등쌀에 아이만 가질 목적으로 휴양지에서 만난 남자, 베르타스와 하룻밤을 보냈다. “내 곁에 있어 주겠나?” 그는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응…….”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그저 하룻밤의 불장난일 뿐이라 여긴 이실리스. 볼일도 끝났겠다. 앞으로 다시는 보지 않을 사이라고 여기며 그를 떠났는데…. * 라르헨 제국의 신년제에서 황제와 사신으로 다시 마주치고야 만 두 사람. “아이가……. 필요해서 그런 것이었나?” 베르타스가 서늘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래.” 베르타스의 상처받은 눈동자가 그녀를 향했다. “그럼 나는? 나는 네게 뭐였지?”
「사랑을 모르는 여인이여, 쾌락의 즐거움을 알게 될지어다.」 한땐 추앙받았지만 비참하게 버림받은 왕녀, 르웰린에게 내려진 색욕의 저주. 저주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사내와 밤을 보내야 한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은밀한 침실을 열게 되는데……. 성검의 영웅이 되어 귀환한 소꿉친구 앨먼다이트, 바위처럼 무뚝뚝하지만 어째서인지 주변을 맴도는 기사단장 트리스탄, 아름답지만 어딘가 비틀린 성결한 사제 에르넬, 그리고, 그녀를 지켜보는 ‘누군가.’ 과연 그녀는 무사히 저주를 풀 수 있을 것인가? 가시투성이의 왕녀와 함께 할 사내는 누구일까? - “사랑스러운 소리네요.” 사제는 아름답게 미소 지었다. - “왕녀님은, 제가 아니라 제 몸이 마음에 드시는 겁니까?” 트리스탄이 모든 게 무너진 목소리로 말했다. - “나는 말이야.” “…….” “이런 식으로 너를 안고 싶지 않았다.” “흐읏!” 르웰린은 숨을 헐떡이며 앨먼다이트를 바라보았다.
평민의 피가 흐르는 반쪽짜리 황녀 블론디나 주변의 천대 속 별궁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날 상처 입은 검은 고양이(?)를 치료해 준다. 외로운 그녀 인생에 안식처가 되어 준 고양이. 하지만 사랑스러운 줄만 알았던 그 고양이가 사실은……? * “그렇게 도망가면 사냥하고 싶어져.” 에이몬의 입술이 살갗을 부드럽게 더듬어 내려갔다. “날 주운 건 너잖아. 날 네 곁에 둔 것도 너잖아.” 열뜬 숨소리와 함께 속삭이던 에이몬이 기어코 그녀의 살갗을 깨물어 왔다. “그러니까 넌 날 끝까지 책임져야 해, 브리디.” *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다 컸을 때, 그녀는 깨달았다. 곱게 키운 줄 알았는데, 곱게 잡아 먹히게 생겼다고.
나랏일에도 전쟁에도 무심한 황제 에반. “나…. 여자한테 알몸 보이는 거 처음인데.”“같이 칠 년을 일한 보좌관인데 맨몸 좀 보면 뭐 어떻다고 그러십니까. 그러게 순순히 제 말을 따라주시면 어디가 덧나나요?” “아니. 난 안 괜찮아.” “아로. 네가 날 책임져야겠어.” “예. 그렇게 해드리…. 네?” “책임이라면 지금도 지고 있지 않습니까? 폐하의 보좌관으로서.”“아니, 이 알리오스 에반의 삶을 전적으로 책임져야겠다고. 나의 반려자로서.”에반의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가 걸렸다. 마치 모든 일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흡족하다는 듯이.#지나치게무기력한남주 #직진계략남주 #남주잡는능력여주 #계약결혼 #선결혼후연애
[구인 광고] 업무 : 전담 하녀 급여 : 주급 형태로 주당 100골드. 복지 : 식사 제공, 지인에게 떼인 돈 받아 줄 수 있음, 싫어하는 사람 혼내 줄 수 있음, 퇴근길 위험하지 않게 지켜 줄 수 있음, 모실 주인님이 굉장한 미남 그 외 기타 등등.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하실 분을 급히 모집합니다. 출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주급은 무조건 선지급해 드립니다. 선지급만 가능합니다. 문의는 포크리아 직업소개소로 해 주시면 됩니다. 단, 주급 받고 도망갈 시 100배 물어내야 함. * * *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인재, 제니아입니다!” “오, 제니아 씨. 딱딱하게 예의 차릴 필요 없습니다. 하하, 저희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추구하니까요.”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고개 드세요, 이런 인사는 괜찮습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남자는 정말 괜찮다며 친절하게도 고개 숙인 나를 일으켜 세웠다. 왠지 좋은 사람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곧장 고개를 든 내가 주급 100골드짜리 일자리의 관계자를 마주한 순간……! “헙.” 애써 띠고 있던 면접용 미소가 부서져 버렸다. 왜냐고? 이 관계자라는 사람…….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근육질 아저씨다. 나……, 설마 새우잡이 배에 잡혀가는 걸까?
모든 것을 다 잘하고 행운이 절로 따라주는 언니, 샐리에타와 예언을 받지 못해 그저 평범한 동생 줄리아나. 줄리아나는 세린느 가문의 성녀라고 불리는 언니와 늘 비교당하며 아무런 의지 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누군가와 마주치게 된다. 그는 길 가다가 새똥을 맞고 외출을 하려 하면 비가 오는, 불행을 타고난 이 제국의 황태자, 머피. 머피로 인해 귀찮은 일을 겪게 된 줄리아나는 난생처음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의지를 갖게 되고, 물에 빠진 그를 구한다. 그때, 신전에서 새로운 예언이 내려온다. 의지를 가진 줄리아나는 어떠한 일이라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황후는 불행을 타고난 황태자를 위해 줄리아나를 태자비로 추천하는데……. “나랑 결혼해 주게.” “싫어.” “나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잘생겼지, 똑똑하지, 또오…….” “말투가 이상하잖아.” 줄리아나는 그의 청혼을 칼보다도 더 단호하게 거절한다. 줄리아나가 의지를 갖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변 사람들과, 불행한 황태자 머피의 이야기.
남편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가며 함께 목숨을 잃게 된 래나는 자신이 읽었던 소설 속 세상에서 눈을 떴다. 새로 얻게 된 삶을 감사히 여기며 살던 어느 날, 난데없이 남자 주인공이 나타나 의뢰를 한다. “……욕을 사라지게 만드는 물약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뭔…… 욕이요?” “……성……욕.” 여기서 문제는…… 지금 물약을 의뢰하고 있는 저 사내가 같은 날 목숨을 잃었던 전남편이라는 것이다. 반듯하고 금욕적이었던 전남편이. 결혼 생활 내내 냉랭하기 그지없던 그 전남편이. 지조 없는 아랫도리로 유명한 남자 주인공에 빙의된 채 나타났다!
종전 후 십여 년. 암투와 첩보가 치열했던 냉전의 시기.전쟁의 고아로 연합국에 홀로 남겨져 소아병동 간호사로 일하던 사샤 로랑은,어느 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국경을 넘어 도첸에 점령당한 자신의 고향으로 향한다.“신을 믿나? 사샤 로랑?”적국의 스파이로 발각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던 때에 그 남자가 물었다.“믿지 않아.”금발에 푸른 눈. 새하얗고 퇴폐적인 분위기의 그는 잔인하고 어딘가 반쯤 나사가 풀린 미치광이로 보였다. 요한.그는 말했다.“넌 아주 오래 살게 될거야. 사샤.”사랑해서는 안 될 남자. 품어서는 안 되는 여자.서로에게 적일 수밖에 없는 남녀의 뒤엉킨 사랑과 증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