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컨셉 즐겜러다.직업에 맞춰 컨셉을 짜고, 거기에 맞춰 즐겁게 플레이하는 게이머.“날… 건드리지 마라…….”“더 지껄여 봐라. 내 분노를 감당할 수 있다면…….”이번 컨셉은 악마가 팔에 깃든 악마기사!평소처럼 컨셉에 충실한 채 게임을 즐겼을 뿐인데…….“로그아웃.”「불가능한 명령입니다.」“……? 로그아웃.”「불가능한 명령입니다.」“……???”로그아웃이 안 되는 것도 모자라서,"가증스러운 악마! 기어코 악마기사의 몸을 차지했구나!""제 눈은 못 속입니다! 악마기사께서 이렇게 친절할 리 없습니다!"빌어먹을 동료들이 컨셉도 포기 못하게 만든다!컨셉에 충실한 게이머는 과연 그리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복수 하나만 보고 달렸다. 대륙을 지배하는 단일 국가인 툴칸 제국을 무너뜨렸다. 나는 쟁취했으며 항상 승리했다.모든 목적을 이뤘고, 만족했다.그래서 다가오는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였다.살아갈 이유가, 더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심장의 기능이 정지했다.분명 그렇게 느꼈다. 그런데, 지금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흑마법도 아니고, 환술도 아닌 거 같고, 뭐야 이게.”전신거울에 비친 흑발의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 꼬맹이.분명 20년 전 14살 때의 내 모습이다.아직 젖살이 빠지지도 않은 어린아이이자, 유약하디 유약했던 그때의 내 모습을 한 아이가 볼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린다.“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 거지?”나는 회귀했다. 후회로 가득했던, 그 시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