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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게 된 시혁.남은 것은 약간의 재산과 사망 보험금.그리고 자신과 20살 차이가 나는 남동생 시하뿐이었다.“아아.”자신을 보며 이 말밖에 하지 못하는 동생.이 동생과 자신을 둘러싸고 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수군거렸다.“둘이 어떻게 해요? 누가 맡으려고 해요?”“어유. 이제 대학생인데 저 어린 동생을 어떻게 키워요.”“보험금 있대?”“우리 집에서 둘 정도 돌봐줄 수 있는데. 아직 애들이 어려서 정이 많잖아.”그렇게 어수선한 가운데, 시하가 입을 뗐다.“형아. 형아. 으아앙!”시하가 처음으로 정확히 발음한 말.형아.아빠도 아니고, 엄마도 아닌 형아.시혁은 천천히 다가가 시하를 끌어안았다.내가 너를 지킬게.나는 그런 감정을 담아 조금 세게…….조금은 조심스럽게…….
여주인공 대신 죽을 수양딸에 빙의했다. 그것도 구미호라는 누명을 쓰고 비참하게 죽어야 하는. 게임에서 탈출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덜 아프게 죽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거슬리지 않게 조용히 지냈는데…. “전쟁고아 주제에 제대로 된 혼처라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나? 너 같은 천것은 누구와도 혼인하지 못할 것이다.” 자기 동생 살리려고 날 버러지 보듯 하는 영의정 댁 도련님에. “이쪽은 대감의 막내딸이로군. 내가 널 책임지겠다.” 진짜 아가씨와 혼담이 오가야 하는 왕자님에. “소의 간을 생으로 먹었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그건 당신 같은 사람이 먹을 음식이 아닙니다! 다시는 그런 짓 않겠다고 말해 주십시오.” 이웃 나라 귀족까지 쫓아와서 따라다닌다. 쥐 죽은 듯 살다가 엔딩을 보고 끝내려고 했을 뿐인데 자꾸 일이 어그러진다. 심지어는 영의정 댁 진짜 아가씨도 이상하게 굴기 시작하는데…. “연희야, 난 네가 참 좋아. 날 배신하지 않을 것 같거든.” 아니, 전 그냥 조용히 살다가 죽고 싶을 뿐인데요? 일러스트: 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