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검」의 임무성 작가! 정통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신무협 대작 「검황도제」! 나는 검황이다. 세상에 아는 이 거의 없지만 내가 검황이란 건 틀림없는 진실이다. 나는 아직도 내 자신이 검황이란 사실이 잘 실감 되지 않는다. 사부는 역대의 검황들이 그랬던 것처럼 수명이 다했음을 직감하자 검황총으로 떠나며 미욱한 제자에게 유언 삼아 한마디를 남겼다. “검황은 하늘 아래 가장 강하며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 때문에 가장 고독한 삶을 살다 가야 한다. 너는 평생 악도를 징계하고 너 자신이 악에 물들지 않도록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 너와 체질이 같은 아이를 거둬 검황으로 삼은 뒤에야 검황이란 이름이 주는 부담감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행운을 비마.” 이제 와 돌이켜보니 사부께서 남긴 유지 중 한 가지, 틀림없는 사실이 있다. 검황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하며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 세상 천지에 나 하나뿐이라는 고독감만큼 사람을 지치고 병들게 하는 것이 또 있겠는가. 결혼을 해서도 안 되고 무림에 관여해서도 안 된다. 자신이 검황이란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거나 알려서도 안 된다. 가진 힘을 남용해서도, 불의와 부정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반성을 미덕으로 삼아 끊임없이 수련에 정진해야 한다. 세상에 이보다 더 심한 억지가 어디 있겠는가. 검황이란 신분은 축복이 아니라 천형의 굴레나 다름없었다.
[완결]“너는 나를 언제나 패배시키는 적이었으나 꽤나 좋은 동반자였다.”“닥쳐라! 이제 와서 그 말하여 무엇이 달라질 것 같나!”자신과 누구보다 닮았던 자. 그래서 서로에게만 집중했고, 광적으로 집착했다.다만 한쪽은 상대방을 온전히 얻기를 원했고 한쪽은 상대방을 온전히 꺾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였음에도 이러한 파국에 이르렀다.“이번 생은 끝났다. 그러나 다음 생에는 너의 적이 아닌 너의 기사가 되리.”다음 생이 존재한다면, 당신에게 검을 바치리니.뜨거웠던 불꽃이 초라하게 꺼졌다.그렇게 로안느 왕국의 공작 이아나 로베르슈타인은 바하무트 제국의 황제 아르하드 로이긴의 검에 죽었다.‘그런데 어째서 살아 있는 건지.’※일러스트: 정에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