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란드 온 도시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만인의 연인이자 모두의 왕자님 ‘프란츠 프린스턴’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데.” “뭐, 뭘요?” “자꾸 나타나서 어슬렁대는 게 나인지, 그대인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어 사교계에 입문했지만 좀처럼 남자와 결혼에 관심이 없는 ‘이엘라 클래런스’ “솔직히 나는 이런 종류의 게임은 흥미 없어요.” “게임…… 이라뇨?” “이렇게 지루하기 짝이 없는 밀고 당기기식 관심 유발은 내게는 너무 상투적이어서 시시하거든요.” “오, 오해입니다!” 이엘라는 이 모든 상황이 억울하기만 한데…… 프란츠 왕자에게 잘못 걸린 것도 모자라, 역대급 인기녀로 등극?! “손해 보면 내가 다 보상해 줄게요. 클래런스 양은 돈을 좋아하고 나는 돈이 많으니. 서로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고.” ‘이거 생각보다 불리한 제안만은 아닌 것 같은데?’
정체를 숨기고 연방국으로 망명한 패전국의 전쟁고아, 주디스. 그녀에게는 이름도, 나이도, 생김새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후원자가 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 달에 한 번, 익명의 후원자에게 편지를 보낸 지 5년이 지나던 어느 여름날. “주디스 양, 이번 여름은 월츠의 커티스 저택에서 보내는 것이 어떻습니까?” 처음으로 날아온 후원자의 답신에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바하의 수도, 월츠. 난생처음 보는 대도시의 마천루와 온갖 신문물의 향연에 경탄한 것도 잠시. “망명자 아가씨, 네 후원자라는 인간을 너무 믿지 마.”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악명 높은 갱스터와 얽히질 않나. “손님이 올 예정인 줄은 몰랐는데. 그것도 숙녀분께서.” 겨우 도착한 후원자의 저택에는 후원자 대신 남의 집을 차지하고 들어앉은 수상쩍은 한량이 있다. “나는 한번 내 손에 들어온 것은 남과 공유하지 않아요.” 그리고 얼마 뒤 돌아온 저택의 진짜 주인까지. 뜨거운 한여름, 그녀와 세 남자를 둘러싸고 번져가는 묘한 기류와 점차 증식하는 의문.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네가 기억에서 지워버린 것들에 대해.” 정체 모를 타국의 귀족, 군수 사업으로 성공한 사업가, 질 낮은 갱단의 보스. 저마다 비밀을 숨기고 있는 세 명의 남자 중 누가 진짜 그녀의 후원자일까. 일러스트: 감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