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번데일 백작의 저택] “누구세요.......?” “그건 내가 할 말인 것 같은데.” 히든 에피소드를 열고 들어간 폐가에서 만난 금발의 미남자. 알고보니 그는 이미 죽었어야 할 천재 마도공학자였다. 가상현실게임 ‘황금 발톱’의 배경으로부터 13년 전에 떨어진 에스페란사. 졸지에 몬스터도 없는 세상에서 세계 최강이 되고 말았다.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황금 발톱'을 찾아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하는데...! “당신을 왜 해부하겠어요? 살아 있는 채로 연구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은데.” 유일한 조력자는 이런 소름 돋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질 않나, “그럼 피 한 방울만 주지 않을래요? 딱 한 방울만.” 피까지 뽑아 가려고 한다. 이 퀘스트... 성공할 수 있을까?
장르소설 작가인 ‘나’는 시련과 고난이야말로 캐릭터를 완성한다는 신조를 지닌 파멸적 해피엔딩의 추구자. 어느 날, 설정도 덜 짠 차기작 <세레나의 티타임>에 빙의해 버렸다. 누가 어떻게 죽일지는 몰라도 조만간 죽을 것만은 확실한 유리 옐레체니카의 몸이었다. “역시 미친, 너 나 좋아하잖아?” “뭔 소리를 하시나 했습니다만, 제 주인의 자의식과 자존감이 너무 낮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해 마음이 놓이는군요.” 유리의 집사이자 최종 악당인 레일리 크라하, 고지식한 소드 마스터 솔데인 마이어 후작, 얼굴부터 취향이니 인격도 믿을 수 없는 알렉시스 에슈마르크 대공까지. 나는 이 녀석들을 만들 때 사랑만은 넣지 않았는데, 어째서인지 그들은 장르 잃은 로맨스를 자꾸만 내게 들이민다. 너희의 사랑 플래그가 내 사망 플래그는 아니겠지? 인물이 숨만 쉬어도 수상한 정체불명의 스팀펑크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유리 옐레체니카의 행방과 그녀를 죽일 잠재적 범인을 찾는, 알면 알수록 수상하고 까면 깔수록 가관인 엉망진창 뷔올 제국 이야기.
“다른 방주 프로젝트 같은 건 없나요? 인간, 나와 같이 여기에 살아 있는 사람 없나요? 제발!”오랜 시간이 흐른 후 냉동 상태에서 깨어난 반지오. 하지만 열일곱 소녀가 겪어야 할 변화는 너무나도 거대했다! 자신을 보호해주는 방주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그녀는 조심스레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데……. 여왕 작가가 선사하는 SF 판타지 로맨스, ‘겨울잠’!“아름다워.”내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남자가 한 말이었다. 남자는 그 큰 손이 무색하도록 조심스럽게 내 얼굴을 더듬고 있었다. 내가 그의 얼굴에 손을 대기 한참 전에 말이다. “너는 정말 사람인가? 이 감촉은…….”감촉?그 말에 나는 화들짝 놀라서 그를 밀어내었다. 갑자기 내가 어떤 꼴로, 어떤 포즈를 그와 취하고 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빙의한 몸이 하필이면 전과 15범의 악녀다. 용두사망 원작에 끼기도 싫고, 이번 생은 가늘고 길게만 살고 싶어 떠나 주기로 했다. 악녀는 그간의 악행들을 깊이 통감하고 반성하며 시골로 내려갑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그랬는데. “저를 키워 주세요!” 여주인공의 애완 용이자 나중에 미쳐 도는 흑막 꼬마가 여주 대신 나를 각인한 듯하다. 설상가상, 용 도둑으로 몰린 것도 모자라 남주에게 내 가장 은밀한 비밀까지 들킨 것 같은데…. “제가 언제까지 따라다니면서 챙겨 드려야 합니까?” 바로 체포될 줄 알았는데 웬걸, 이 남자에게서 훌륭한 집사의 싹이 보인다. “경, 안아 봐도 돼요?” “안 됩니다.” “그럼 안아 주면 안 돼요?” “…아주 그냥 절 쥐고 흔드시는군요.” 조금만 길들이면 될 것 같은데. 이참에 확, 진짜 집사로 종신 계약이나 해 버릴까? 일러스트: 도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