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반려가 자살했다. 정확하게는 황제가 내린 비단으로 목을 매고 죽었다. 14년이나 충성하고 연모했으나 마음도, 황후자리도, 아무것도 보답 받지 못한 채. 죽겠다 했는데, 이상하게 죽어지지가 않는다. 자꾸만 14년 전으로 돌아와서, 오만하고 커다란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넌 내 반려가 맞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을 너무나 손쉽게 하는 황제와 다시 마주했다. “도망치고 싶으면 도망쳐. 죽고 싶으면 죽어. 제국을 찢어놓는 한이 있더라도 널 다시 찾고야 말 테니.” 지나치게 냉정하고 차분하던 황제는 황금색 눈을 번뜩이며 그녀를 놔주지 않는다. “네가 싫다면 황제도 하지 않을게.” 아무래도 14년을 거슬러, 제대로 미친 게 분명했다. 황후가 너무 되고 싶었지만 실패한 여자와, 여자를 잃어 뼈저리게 후회한 남자 이야기.
세계적 기업인 로웰컴퍼니의 회장은, 선조 때부터 대대로 뱀파이어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늘 속에서 인간을 보호하고, 세계 곳곳에 눈에 보이지 않는 뱀파이어들의 무덤을 세웠다. 함부로 볼 수도 없고 드나들 수도 없는 그곳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인간은 단 한 명, 로웰 회장님께 강제로 특채된 대한민국의 취준생 송나린. 3년간 비서실에서 구르다가 결국 사직서를 날렸다. 퇴사라니, 누구 마음대로? 놔줄 마음이라곤 요만큼도 없는 회장님과, 뱀파이어고 나발이고 목숨이 중요한 비서의 퇴사 전쟁, 혹은 전쟁 같은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