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벽
오벽
평균평점 2.50
나의 신에게

“말도 안 돼. ……노운?” 게임 속 남자가 연희의 눈앞에 서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가 플레이하던 게임 세상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반드시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있어,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하건만. “노운이랑 있으면 날 힘들게 하는 것들을 잊을 수 있어.” “연희.” 그는 자꾸만 연희를 흔들고 파고든다. “나는 노운을 보면 이러고 싶거든.” 연희는 그에게 깊게 입을 맞췄다가 떨어졌다. 그가 눈을 내리깐 채 채근했다. “다시.” “건방지긴.” 그의 목을 안았다.  “부탁해야죠.” “다시, 다시 해 주세요. 연희.”

투견

“이게 네 원래 모습이야?” 자고 일어나니 투견이었다가 사람으로 변했다. 그를 데리고 온 여자, 에레티아는 ‘몬타’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고, 기억이 없는 몬타는 맹목적으로 그녀에게 집착했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의 복수를 위해 그를 떠나려 했다. “에레티아는…… 내 거야?” 혀가 목을 쓰다듬고 콱 물었다. “아파, 간지러워. 그만해.” “안아 주면 그만할게.” “……안아 줄게.” “더 세게 안아.” 몬타는 깨달았다. 에레티아의 마음이 멀다면 몸을 가까이하면 된다. 그런데 어째서 몸을 만지는데 연기를 잡는 기분인지. “에레티아, 날 버리면…… 널 먹어 버릴 거야.”

인어와 함께 춤을

[독점연재]#인어여주 #후작남주 #황위찬탈 #배틀로맨스 대륙의 끝, 부서진 섬들을 지나 침묵을 삼킨 듯 고요한 '통곡의 바다'.에리얼은 우연히 검은 머리 사내를 줍는다.한참을 아름답게 흐느끼던 사내가 절박하게 몸을 부딪혀 왔다.“부디 하잘것없는 저를 가져 주십시오. 제 미천한 원 하나만 이뤄 주신다면,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되겠습니다.”

악연인지 인연인지
2.5 (2)

저주에 걸려 성기사 헬리오스 데페르트와 밤을 같이 보내야만 살 수 있는 몸이 됐다. 하지만 치명적인 벽이 있었으니. 첫째, 그녀는 그와 사이가 좋지 않다. 둘째, 그는 그녀를 몹시 싫어한다. 셋째, 그녀도 그를 매우 싫어한다. 넷째, 그는 쓰레기다. 엔야는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구하려 했지만 정작 그는 침착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은근한 열기까지 묻어나는 눈으로 저를 바라봤다. “괴로울 바에야 하는 게 낫지.” “……뭐?” “입부터 맞출까, 마탑주.” 순간 엔야의 머릿속을 친 생각은 하나였다. 저게 드디어 미쳤구나.

나를 잃은 너에게

몇백 년간 단절되어 있던 정령과 인간의 평화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인간계로 나선 사절단의 대표, 아벨. 그곳에서 만난 인간 대표, 알렉산더. 분명 처음 만나는 그가 어쩐지 낯익다, 사절단의 대표로서 제 임무를 수행하려 하지만 기억이 지워진 아벨은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런 그가 내 옷깃을 붙잡고 짓눌린 짐승의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다. “나 사랑했잖아…… 나 사랑한다며…….” 그의 말끝에는 짙은 후회가 흘렀다. “이젠 아니야?” 하지만 난 그를 잊었다. 아니, 내 기억 속에서 그를 잃은 지 오래였다. 난 숨죽인 채 입을 열었다. “이젠 아니에요.” 날 잃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