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제물을 많이 잡아먹어 봤지만, 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덤벼든 건 네가 처음이군.” “당신 같은 요괴가 아니었으면 마을 사람들이 제물을 바칠 일도 없었어요!” 마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처녀 제물. 그러나 제물로 택해진 은리는 그 운명을 거부한다. “그렇다 치자. 그런데 내가 사람을 잡아먹는 게 왜 잘못이지? 나는 그래도 너희들에게 기회를 줬다. 1년에 단 한 번, 단 한 명만 바치라고 타협을 해줬어. 그게 잘못이었던 거냐? 그럼 내가 이 지독한 허기를 억누르는 대신, 마을로 내려가 닥치는 대로 인간을 잡아먹었어야 했던 거냐?” 그의 말이 맞았다. 인간에게는 두려운 요괴였지만, 그의 입장에선 인간을 배려해 준 거였다. 이럴 수가. 입장을 바꿔 놓고 보니 그는 엄청나게 자비로운 자였다. “사실, 그 한 명의 제물을 바치는 것도 싫었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이 있었지.” “……그게 뭐죠?” 그리고 그 자비로운 자가 은리에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처녀 제물을 많이 잡아먹어 봤지만, 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덤벼든 건 네가 처음이군.” “당신 같은 요괴가 아니었으면 마을 사람들이 제물을 바칠 일도 없었어요!” 마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처녀 제물. 그러나 제물로 택해진 은리는 그 운명을 거부한다. “그렇다 치자. 그런데 내가 사람을 잡아먹는 게 왜 잘못이지? 나는 그래도 너희들에게 기회를 줬다. 1년에 단 한 번, 단 한 명만 바치라고 타협을 해줬어. 그게 잘못이었던 거냐? 그럼 내가 이 지독한 허기를 억누르는 대신, 마을로 내려가 닥치는 대로 인간을 잡아먹었어야 했던 거냐?” 그의 말이 맞았다. 인간에게는 두려운 요괴였지만, 그의 입장에선 인간을 배려해 준 거였다. 이럴 수가. 입장을 바꿔 놓고 보니 그는 엄청나게 자비로운 자였다. “사실, 그 한 명의 제물을 바치는 것도 싫었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이 있었지.” “……그게 뭐죠?” 그리고 그 자비로운 자가 은리에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난 잘난 여자 필요 없어. 아무 말 안 하고 나한테 순종할 여자를 원해. 대신 박채령 씨가 나랑 결혼하면 아버지가 진 빚이 얼마든 갚아줄 거야.”“그러니까 제가 서 변호사님 댁에 취직한 거라 생각하면 된다는 거죠?”“바로 그거야.”그렇게 시작된 결혼이었다.그는 돈으로 채령을 샀고, 그녀의 헌신도 샀다.하지만 그가 모른 게 있다면 채령이 동익을 사랑했다는 것이었다.돈이 아니라 그 사랑 때문에 5년 동안 이를 악물고 그의 곁을 지키고 수모를 감당했지만, 동익은 여전히 그녀를 붙잡고 있는 것이 돈이라고 믿으며 사랑은 주지 않았다.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살고 싶어서, 그의 곁에서 메마른 분재가 돼 죽어가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요구했다.그런데 목석인 줄 알았던 남편이 그녀를 붙잡는다.“이혼을 당해? 내가?”이혼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다.하지만 필요라 생각했던 감정은 이미 사랑으로 변한 뒤였다.“난 달라진 거 없어요. 그동안 한 번도 그거 갖고 뭐라 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왜 이래요?”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다. 그도 노력하려고 했다.좋은 남편이 되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채령은 내민 손을 날카로운 칼로 잘라내고 있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신이 세상에 내려준 유일한 성녀 아넬. 카비르 제국의 황제가 신전을 약탈하자 분노한 신은 세계를 멸망시킨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에, 신은 시간을 되돌리고 아넬은 아직 성녀가 되기 전으로 회귀한다. “카비르 황제를 만나지 않으면 돼.” 이대로 시간이 지나 성녀가 되면 카비르 황제를 다시 만나게 될 게 분명하다. 아넬은 소년 노예로 변장해 신전에서 도망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미래의 카비르 황제가 될 자레스 황자에게 붙잡히고 만다.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아무리 애써도 다시 황자님 곁에 돌아오네요.” 아넬은 전생에 자신을 납치한 그에게서 숱하게 도망치지만 운명처럼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러다 그가 전생에 알던 폭군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점점 끌리게 되는데…. “성녀는 순결해야 합니다.” “개소리.” “제발…! 신께서 모든 걸 다 보고 있습니다!” 세상이 멸망하는 걸 막기 위해 그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아넬과 그럴수록 점점 그녀에게 집착하는 자레스. “그렇다면 내가 신을 죽이겠다.” 세계의 파멸을 부르게 될 운명의 사랑. 과연 이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