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추억
좋았던추억
평균평점 2.17
유토피아
2.5 (5)

조금 더 준비된 상태였다면. 돈이 무섭다는 것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내가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었다면. 복권당첨. 남들이 바라마지 않는 행운의 순간을 시작으로 한 것 치고 꿈의 최후는 너무나도 비참했다. ‘이게 말이 돼?’ 그렇기에 길고 자세하며 또한 생생하기 그지없던 꿈. 그것의 시작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설은 생각했다. 자신 또한 꿈속에서의 자신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인지를.

미궁 속으로
0.5 (1)

“악! 악이 다시 돌아왔소! 아… 악이 돌아왔단 말이오!” 거대 세력 간의 상잔이 막 끝난 상태. 상처뿐인 승자가 탐욕의 권리를 주장하기 직전의 타이밍.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렇게!” “원정대는 실패했다! 모, 모두 도망쳐!” “커헉!” “제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으악!” 그 어떤 상처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빠르진 않지만 조금씩, 차근차근 나의 삶을, 내가 뿌리내리고자 한 이곳에서의 인생을 다시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한 모든 희망과 바람이 악을 몰아내기 위한 마지막 원정의 실패 앞에 모조리 무너져 버렸다. 한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후회와 체념 속에 감겨졌던 두 눈이 다시금 떠지고, 노파의 집. 모든 것의 시작을 뜻하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삶. 나는 그 앞에 다짐했다. 주어진 운명 앞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반드시 내 소중한 것들을 지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