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영
이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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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누설 살인사건

사람의 관상과 사주로 범인을 찾는다, 역술 추리물! 천기회(天氣會)의 카르멘팀 정도정과 윤주희의 대 활약! - 작품 속으로 우르릉! 콰콰쾅! 번쩍 콰쾅! 먹물 같은 어둠속에 잠겨있는 산야에 천둥번개가 쉴 새 없이 치고 있었다. 하늘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번갯불은 강풍에 떨고 있는 산야의 나무들을 향해 가차 없이 불화살을 쏘아댔다.  공포의 암흑천지로 변해버린 산야의 저 멀리서 불화살 속을 거침없이 뚫고 달려오는 한줄기 빛이 보였다. 야트막한 산 아래에 멈춘 불빛은 어느새 산허리를 비췄다. 불빛이 향한 산허리에는 흰 삼베옷을 입은 사람이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봉분 왼쪽에서 관모양의 구덩이를 다 판 삼베옷은 바닥에다 거적을 깔고 그 위에 반듯하게 누웠다.  “거 무슨 청승이신가. 스스로 고려장 치루는 거요?” 하늘을 보려던 눈에 신사복이 보였다. “오셨는가, 하늘을 보고 있었소.” 구덩이의 눈감은 얼굴에 빗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을 보셨는가?”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없는 공포를 보았소.” “황홀경이 아닌 게요?” 양 무릎에 흙이 묻어있는 신사복은 뒷짐을 진채 하늘을 보았다. “봉분위에 놓여 있소. 가져가시오.” 붉은 비단으로 싼 물건이 비닐봉투에 넣어져 있었다. “춥소. 이불 좀 잘 좀 덮어주시오.” “하늘은 내가 살인자가 되기를 원하는 거요?” 삽을 든 신사복은 손등으로 눈에 달려드는 빗물을 훔쳤다. 물은 물속에 감추는 것이 가장 완벽하다는 듯이. “미안하오. 운명의 짐을 짊어지게 해서...”

살인배달

정오가 지나면서부터 중국 음식점인 '화신각'에는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려는 손님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이 주고객인 식당 내부에는 기체가 된 돼지기름이 안개처럼 퍼져서 손님들의 식욕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퍼머 머리를 한 여주인은 붐비는 식당을 기분 좋은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매일 이렇게 장사가 잘 되면 1년 후쯤이면 중심지의 노른자위 땅에다 큰 음식점을 차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잠시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있었다. 탕수육을 먹은 손님이 이쑤시게로 앞니를 쑤시면서 여주인이 앉아있는 카운터 앞으로 다가와서 음식값을 지불하고 나자 익명의 손님이 배고픔을 호소하려는 듯 카운터 위의 전화벨이 울렸다.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건네 준 여주인은 1시 15분을 가리키고 있는 벽시계 아래에서 상냥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