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예감> 사상 최초 서점대상X나오키상 동시 수상 『꿀벌과 천둥』의 끝과 시작,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들 2017년 일본 문학사상 최초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수상하며 한일 양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순수한 열정과 냉정한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콩쿠르를 무대로 세상에 음악을 전하고자 분투하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그려 “온다 리쿠 문학의 정점”으로 불린 이 작품의 스핀오프 소설집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꿀벌과 천둥』 이후 4년 반 만에 찾아온 신작 『축제와 예감』은 전작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주요 인물과 그 주변인들의 내밀한 이야기 여섯 편을 담고 있다. 무대 위에서의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하고 사이좋게 입상자 투어에 나선 세 명의 참가자들(「축제와 성묘」), 압도적 실력과 스타성으로 콩쿠르를 달구었던 마사루와 그의 스승 너새니얼의 인연(「하프와 팬플루트」), 전작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콩쿠르 과제곡 <봄과 수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탄생 비화(「가사와 그네」), 전설적인 음악가 호프만과 천재 소년 가자마 진의 강렬한 첫 만남의 순간(「전설과 예감」)까지. 요시가에에서 각자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격돌하고 때로는 영감을 주고받으며 ‘프로 음악가’로 성큼 발돋움한 청년들과 그들을 둘러싼 음악인들의 과거와 현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꿀벌과 천둥』은 그 자체로도 완벽하게 마무리되는 세계이지만, 순수한 열정으로 빛나는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소설집은 전작에 열렬한 애정을 보내준 수십만 독자를 위해 온다 리쿠가 준비한 특별한 ‘앙코르 무대’라 할 수 있다. 특히 첫 번째 단편과 마지막 단편의 제목을 조합한 ‘축제와 예감’은 『꿀벌과 천둥』 이후 펼쳐지는 음악인들의 ‘축제’에서 출발해, 전설을 ‘예감’케 했던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여운을 증폭시키는 이 소설집의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축제와 예감』을 읽다 보면 잊고 있던 『꿀벌과 천둥』이 가슴속에서 서서히 되살아나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다시금 전작을 찾아 읽고 싶어진다. 이 책은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따뜻하고 반가운 연말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밤의 피크닉> 제2회 서점대상本屋大賞 1위 : 일본 전국 서점(온라인 포함) 직원들이 뽑은 2005년의 추천작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문학상(26회) 신인상 수상 『책의 잡지本の雜誌』가 선정한 2004년 베스트 10 중 1위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걷는 10대의 끝에서, 통과의례와도 같은 ‘야간보행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청춘예찬 감성소설.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일본 작가, 온다 리쿠의 화제의 신작 『밤의 피크닉』을 선보인다. 무척이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묘하게 팽팽한 긴장감과 수수께끼, 그리고 그리움어린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은 우리가 누구나 지니고 있는 집단무의식과도 같은 향수를 자아낸다. 밤을 새워 80킬로미터를 걷는 「야간보행제」. 그날 그 하룻밤의 사건은, 틀림없는 기적이었다. 고교 생활의 마지막 大이벤트 남녀공학인 북고(北高)에서는 해마다 보행제(步行祭)라는 것이 열린다. 아침 8시부터 걷기 시작하여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학교에서 출발하여 학교로 돌아오는 행사이다. 재학생들로서는 가장 괴로운 행사이지만, 졸업생들은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이 보행제를 꼽을 만큼 학창시절 최고의 추억 만들기이기도 했다. 니시와키 도오루에게는 고교 시절 마지막 보행제였다. 고난의 보행제, 제발 날씨라도 쾌청하기를 기도하였다. 다행히 기도에 보답하듯 보행제 날은 참으로 맑은 날씨였다. 도오루는 가장 친한 친구인 도다 시노부와 보행제 길동무를 하기로 했다. 괜찮은 외모에 말수가 적은 도오루는 은근한 카리스마 탓에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 항상 화두에 오르는 인물이다. 고다 다카코는 성격 좋고 속 깊은 같은 반 여학생. 도오루와 몰래 사귄다는 소문이 돈다. 이유는 두 사람이 별나게 사람들 앞에서 서로 외면하기 때문이다. 다카코와 친한 친구로 유사 미와코가 있다. 전통 화과자점의 딸인 미와코는 팔방미인. 성격까지 좋아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80킬로미터의 대장정 - 밤의 피크닉 24시간을 걸어야 하는 보행제. 처음에는 모두들 소풍가는 기분에 들떠 재잘재잘 떠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지쳐 말수도 줄어들어 간다. 그러다 다시 밤이 되면, 친한 친구와 짝을 지어 걸어가며 평소에는 하지 못하던 깊은 속내까지 털어놓으며 진지한 가슴속의 대화를 나눈다. 도오루와 다카코는 사실 이복남매. 이혼한 다카코의 어머니가 도오루의 아버지와 잠시 바람피워 낳은 자식이 다카코였던 것이다. 서로의 관계를 아는 두 사람은 항상 서로를 피해 다녔다. 다카코는 그렇지 않았으나 도오루는 항상 적대감에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다카코를 보았다. 죽을 때까지 마주치지 않고 지내고 싶었으나 3학년이 되면서 한 반이 되어버린 두 사람. 게다가 둘이 사귄다는 소문까지 나버린다. 발이 퉁퉁 부르터서 아무 감각도 없어진 보행제 날 밤, 다카코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보행제는 끝나 가고, 밤 12시가 넘기 전에 도오루에게 한 마디라도 먼저 건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다카코는 지킬 수 있을까. 1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통과의례와도 같은 ‘야간보행제’를 배경으로, 자신의 고민을 좀더 성숙하게 이겨내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가 밤의 어둠 속에서 더욱 은은하게 빛난다. 힘 있는 스토리텔링, 치밀하고 섬세한 인물묘사로 여러 문학상에서 그 문장력을 인정받은 해외작가의 우수작을 소개한다. 저자 온다 리쿠는 이 작품을 통해 보다 대중적인 스토리텔러, 신인 아닌 신인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밤의 피크닉』 수상 내역 - 제2회 서점대상本屋大賞 1위 : 일본 전국 서점(온라인 포함) 직원들이 뽑은 그 해의 추천작 -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문학상(26회) 신인상 수상 -『책의 잡지本の雜誌』가 선정한 2004년 베스트 10 중 1위 ※ 기타 경력 -『여섯 번째 사요코』로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 노벨대상 최종후보작 노미네이트 -『Q&A』로 2005년 제58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 노미네이트 -『유지니아』로 2005년 제133회 나오키 문학상 후보 노미네이트 ※ 서점대상本屋大賞은 일본 전국 서점(온라인 포함)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 해의 ‘독자들에게 읽히고픈 책’, ‘팔고 싶은 책’을 투표로 선정, 수여하는 상입니다. 제2회 투표에는 231개 서점, 269명의 직원들이 참가했습니다.
<꿀벌과 천둥> 2017 제14회 서점대상 1위 2017 제156회 나오키상 수상 2017 상반기 아마존 재팬 문학 부문 랭킹 4위 서점대상 × 나오키상, 역사적인 첫 동시 수상! 일본 내 발행 부수 60만 부를 돌파한 온다 리쿠의 초대형 화제작 출간 환상적인 분위기의 미스터리, 판타지부터 청소년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포착한 성장소설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밤의 피크닉』 『흑과 다의 환상』 『유지니아』 등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선보여온 일본 문단의 대표 작가 온다 리쿠의 최신작 『꿀벌과 천둥』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가상의 도시 ‘요시가에’에서 펼쳐지는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린 이 소설은 올해 초 대중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최초 동시 석권하며 일본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음악을 직접 듣는 듯 생생하다” “온다 리쿠 문학의 정점”이라는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2017년 상반기 일본 서점가를 달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순수한 열정과 냉정한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콩쿠르의 세계, 그 속에서 세상에 음악을 전하려 분투하는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 프랑스 파리에 마련된 콩쿠르 오디션장으로 앳된 얼굴의 소년이 들어선다. 백지에 가까운 이력서, 흙투성이가 된 손,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시선, 클래식 음악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그 모습에 모두들 의아해하지만, 소년의 손가락이 첫 음을 울린 순간 오디션장은 충격에 휩싸인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소리. 파격적인 그의 연주는 심사 위원들을 매혹하면서도 동시에 분노케 한다. 소년의 이름은 가자마 진, 양봉가의 아들이다. 여러분에게 가자마 진을 선사하겠다. 말 그대로 그는 ‘기프트’이다. 아마도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험받는 것은 그가 아니라 나이자 여러분이다. 개중에는 그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거부하는 이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 또한 그의 진실이며, 그를 ‘체험’하는 이의 안에 있는 진실이다. 그를 진정한 ‘기프트’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재앙’으로 삼을 것인지는 여러분, 아니, 우리에게 달려 있다. (본문, 「녹턴」 중에서)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요시가에 피아노 콩쿠르’는 세계 각지에서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클래식 음악계의 유망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적인 이벤트다. 한때 주니어 콩쿠르를 제패하며 천재 소녀로 불렸지만 어머니를 잃고 돌연 무대를 떠났던 에이덴 아야. 압도적인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해 유력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줄리아드음악원의 비밀 병기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가족을 위해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던 대형 악기점 점원 다카시마 아카시. 그리고 국적도 배경도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해온 수많은 참가자들. 『꿀벌과 천둥』은 환희와 탄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무대 뒤 어둠이 교차하는 콩쿠르에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이들이 때로는 각자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격돌하고 때로는 영감을 주고받으며 어엿한 ‘프로 음악가’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그렸다. 온다 리쿠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정말 그리고 싶었던 것은 ‘누가 우승하는가’가 아니라 ‘같은 무대에 선 이들이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이었다”(『올 요미모노』 2016년 12월호 게재)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참가자들은 2주간의 예선과 본선을 거치며 ‘경쟁’을 넘어 서로를 자극하고 감화시키는 ‘동료’로 거듭난다. 우승을 놓고 다투던 이들이 음악이라는 ‘언어’로 대화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은 어떤 명연주 못지않은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매번 예측 불가능한 연주를 선보이는 가자마 진의 존재는 ‘클래식의 전통’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있던 수많은 재능을 터뜨리고 발현시키는 ‘기폭제’가 되어, 더욱 풍성해진 음악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다. 가자마 진은 기분 좋은 기색으로 작게 웃었다. 나 말이야, 호프만 선생님하고 약속했어. 무슨 약속? 음악을 세상으로 데리고 나가겠다는 약속. (본문, 「열광의 날」 중에서) 구상 12년, 취재 11년, 집필 기간 7년! 일본 문학사에 유례없는 대기록을 남긴 걸작 중의 걸작 『꿀벌과 천둥』은 25년간 60여 편의 작품을 거침없이 발표해온 온다 리쿠가 작가 인생의 절반을 쏟아부어 완성한 특별한 소설이다. 음악 애호가로 오래전부터 피아노를 다룬 작품을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2003년 열린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당시 18세의 나이로 공동 우승한 라파우 블레하츠의 이야기를 접한 뒤, 이 대회를 모델로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네 번의 대회를 참관하며 꼼꼼하게 자료를 수집해 무대와 객석 풍경은 물론, 참가자들의 연주까지 『꿀벌과 천둥』 속에 완벽히 재현해냈다. (두 번째 참관한 2009년 대회의 우승자는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화제가 되었던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온다 리쿠는 모든 수단과 표현을 동원해 그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평대로 『꿀벌과 천둥』은 귓가에 음악이 흐르는 듯 생생하고 입체적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어느 때보다 긴 시간, 한 자 한 자 고민하며 쓴 작품인 만큼 특유의 환상적이고 탐미적인 분위기에 ‘성장’이라는 코드까지 온다 리쿠가 추구해온 문학의 ‘정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총 12년의 구상, 11년의 취재,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이 작품으로 온다 리쿠는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석권한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은 물론, 2005년 『밤의 피크닉』 이후 12년 만에 ‘서점대상 1위에 두 번 오른 최초의 작가’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또한 작중 인물들의 콩쿠르 연주곡을 모은 클래식 음반이 발매되어 빌보드 재팬 차트에 오르는 등 다방면에서 유례없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 데뷔 2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 이 작품은 그간 작가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은 물론, 일상의 소음을 잊고 잠시나마 ‘음악’이 가진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 추천사 음악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온다 리쿠는 모든 수단과 표현을 동원해 그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그것이 이 소설의 핵심이자 작가로서의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_히가시노 게이고 이 작품을 읽던 중, 심한 감기에 걸려 한동안 읽기를 중단했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 그때까지의 흐름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뇌리에 여전히 생생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시점에서 이 작품의 나오키상 수상을 확신했다. _미야베 미유키 ■ 책 속으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살랑살랑, 부드럽고 시원한 소리가 몸을 감싼다. 그것이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가 스치는 소리라는 것을 그때는 아직 몰랐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농밀하고 생생한, 크고 작은 수많은 무언가가 시시각각 변해가는 주변의 공기 속에 충만했다. 그것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까? 엄마, 아빠 소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이미 그것을 나타낼 표현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답은 목구멍까지, 바로 곁까지 다가와 있었다. 금방 그걸 나타낼 말을 찾을 수 있었는데. 하지만 그것을 찾아내기 전에 새로운 소리가 머리 위로 쏟아졌고, 대번에 그쪽으로 관심을 빼앗겼다. 그렇다, 실로 소나기처럼, 하늘에서. 밝고 힘찬 음색이 세상을 흔들었다. 물결이기도 하고 진동이기도 한 무언가가 온 세상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 울림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니 나라는 존재 자체를 포근히 감싸주는 것만 같아 마음이 차분해졌다. 지금 다시 한 번 그 시절의 광경을 볼 수 있다면, 분명 이렇게 말했으리라. 환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꿀벌은 세상을 축복하는 음표라고. 그리고 세상은, 언제나 지고한 음악으로 가득 차 있노라고. _ 「테마」 여러분에게 가자마 진을 선사하겠다.말 그대로 그는 ‘기프트’이다. 아마도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험받는 것은 그가 아니라 나이자 여러분이다. 그를 ‘체험’하면 알겠지만, 그는 결코 달콤한 은총이 아니다. 그는 극약이다. 개중에는 그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거부하는 이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 또한 그의 진실이며, 그를 ‘체험’하는 이의 안에 있는 진실이다. 그를 진정한 ‘기프트’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재앙’으로 삼을 것인지는 여러분, 아니, 우리에게 달려 있다. _ 「녹턴」 마사루는 쓴웃음을 지으며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스트레칭을 했다. 나의 <봄과 수라>는……. 눈을 감고 상상한다. 2차 예선 첫 번째 곡. 정에서 동으로 흘러가는 프로그램을 열어주는 곡. 손끝으로 살며시 첫 음을 건반에 전달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문득 오늘 아침에 꾼 꿈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나뭇잎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장소였다. 앗, 이 곡에서 삼라만상이 느껴진다……. 그렇게 생각했던 게 기억났다. 마치 바로 지금, 이 순간처럼. 마사루는 처음 보는 세상인 것처럼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빌딩 사이에 있는 작은 공원. 아직 싸늘한 공기에 새벽녘의 긴장감이 남아 있다. 그래도 어느새 고요히 날이 밝아오고, 세상이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가 주위를 채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 지면을 타고 멀리 간선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도 느껴진다. 세상에 조금씩 아침이 스며든다. _ 「발퀴레의 기행」
<스키마와라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온다 리쿠가 선사하는 우리가 여름 소설에 기대하는 모든 것!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양대 문학상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작가 온다 리쿠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스키마와라시》는 낡아가는 도시 속 철거되는 건물들, 그곳에 나타나는 신비한 소녀의 이야기를 온다 리쿠 특유의 향수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었다. 모든 것이 당연한 듯 변해가는 시절, 사라지는 것들을 향한 그리움은 그저 구시대의 산물일 뿐인 걸까? 한겨울에도 흰 원피스에 밀짚모자, 손에는 잠자리채를 든 채 곧 허물어질 낡은 건물을 맴도는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로 불리는 작가 온다 리쿠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감정들을 오싹한 서스펜스와 미스터리의 그릇에 담아 독자 앞에 내놓는다. 별개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결말의 상쾌함과 가슴 저미는 감동까지 맛보고 나면 우리가 여름 소설에 기대하는 모든 것이 이 한 권에 담겨 있음에 감탄하게 된다. 《스키마와라시》는 온다 리쿠의 일본 내 인기를 반영하듯 2018년 3월부터 주고쿠신문, 마이니치신문, 주오신보 등 무려 19개 신문사에서 동시에 연재를 시작하여 1여 년에 걸친 연재기간 내내 큰 인기를 끌었다. 단행본으로 내달라는 독자들의 요청 또한 연일 쇄도했다. 2020년 8월 일본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에는 북리뷰사이트 ‘북로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피타프 도쿄> 어제와 내일, 판타지와 다큐멘터리, 픽션과 논픽션의 감각적 모자이크. SNS시대에 바치는 ‘온다 월드’의 새로운 정점!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세계, 뒷면, 수면 아래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판타지, 미스터리, SF, 성장소설, 여행 에세이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매혹적인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 온다 리쿠. 그가 이번에는 도쿄라는 도시를 모티프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에피타프 도쿄』는 ‘에피타프 도쿄’라는 제목의 희곡을 집필중인 ‘K’가 자칭 흡혈귀라는 수수께끼의 인물 ‘요시야’와 함께 도쿄 곳곳을 배회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자, 희곡·논픽션·에세이가 혼재된 크로스오버 장르의 작품이다. 두 주인공의 일상을 그린 [피스piece], 여성 살인청부업자 클럽 이야기를 담은 K의 희곡 [에피타프 도쿄], 요시야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드로잉drawing] 등 한 권의 잡지인 듯 인스타그램 피드인 듯 다양한 시점에서 채집된 에피소드가 도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가로지르며 하나의 소설로 완성된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 가장 실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의 새로운 온다 월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블랙 벨벳> 동서양 문화의 교차점에서 맞이하는 간바라 메구미의 세 번째 미스터리여행. '블랙 벨벳'이라는 정체 모를 존재에 담긴 세계의 비밀과 그 연결고리를 연다!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는 지인 다다 나오키의 부탁으로 실종된 한 생물학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T공화국으로 떠난다. 그 전에 안타레스라고 하는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도 소문으로만 떠돌던 꿈의 진통제 'D.F' 거래를 미끼로 T공화국으로 초대받는다. 그렇게 T공화국으로 떠난 간바라 메구미가 처음 맞닥뜨린 사건은 찾아달라고 부탁을 받은 생물학자 아키코 스턴버그가 도심 한복판에서 살해당하는 현장이었다. 급히 이 사실을 다다 나오키에게 알리려 했지만 그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을 초대했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안타레스와 D.F의 존재 여부, 그리고 온몸이 검은 이끼로 뒤덮인 채 발견된 사체 이야기는 간바라 메구미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특히 연구 때문에 올 수 없어 간바라 메구미에게 아내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남편 조엘 스턴버그의 출현은 더더욱 퍼즐이 모아지기는커녕 더 흩어질 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안타레스의 요구대로 간바라 메구미 일행은 T공화국을 여행하게 되지만, 기대했던 안타레스와의 만남은 이어지지 않은 채 오히려 마약 거래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접한다. 해결의 실마리는 아키코 스턴버그의 남편이 조엘 스턴버그가 아닌 나오즈미 스턴버그인 것으로 알게 되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씩 퍼즐을 이어나간다. 또한, 다다 나오키와 나오즈미 스턴버그와 아키코 스턴버그가 관계가 있고 이들이 모종의 연극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 더불어 안테레스와 D.F, 온몸이 이끼로 덮인 사체 이야기도 실체가 없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또 메구미가 소속된 다국적기업 위저드사와 T공화국과의 사이에 무엇이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의 끄트머리에 등장하는 '블랙 벨벳'―의식을 되찾은 다다 나오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어떤 사실의 존재를 알리려고 하는 복선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간바라 메구미의 퍼즐이 마침내 하나로 모이게 된다.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 세 번째인 이 작품에서는 《메이즈》에서 안락의자 탐정이었던 미쓰루가 재등장하고,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 추억 속 기억으로 나온 고교 시절 연인 다치바나 히로후미의 등장에 따른 간바라 메구미의 미묘한 옛 감정이 나타나는 등 시리즈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쓰루나 다치바나의 등장이 생각지도 않은 또 하나의 반전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블랙 벨벳》은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의 완성을 더 해주고 있으며, 이것이 시리즈의 끝이 아니라 이야기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여지를 안겨주고 있기도 하다.
<몽위> “그거 알아? 정말로 두려운 건,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 무의식의 가장 밑바닥에 봉인해두었던 두려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밀실 같은 무의식을 뚫고 공포가 자라난다! ‘온다 월드’를 관통하는 서정적 공포와 몽환적 글쓰기의 진수! 제146회 나오키상 노미네이트 닛폰 TV 드라마화 12년 전, 끔찍한 화재 사건과 함께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린 고토 유이코. 예지몽을 전해오던 그녀를 세상 사람들이 잊을 무렵, 나라와 요시노 등지의 초등학교에서 십여 명의 아이들이 집단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해석할 수 없는 기괴한 악몽에 시달린다. 그러나 아이들 가운데 단 한 명도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일본 서점대상(2005년, 2017년), 나오키상(2017년), 야마모토 슈고로상(2007년), 일본 추리작가협회상(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2004년) 등 굵직한 상을 휩쓸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일본의 대표 작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낸 온다 리쿠. ‘서정적 공포’와 ‘몽환적 글쓰기’ 등 작가만의 장점이 집약된 소설 『몽위夢違』가 개정 출간되었다. ‘꿈을 기록하고 관찰하는 시대’라는 독창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보인 이 작품은 오랜 세월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간의 무의식’, 그 너머의 세계를 열어젖힌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탄탄한 플롯과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상상력을 선보인, 가장 온다 리쿠다운 이 작품을 만나보자.
<클레오파트라의 꿈>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 허구와 사실이 교착하는 절대 비밀의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실체 '클레오파트라'를 둘러싼 음모와 진실에 다가선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간바라 메구미는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 남단에 있는 하코다테역에 내린다. 메구미가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는 불륜의 사랑에 빠진 쌍둥이 여동생 가즈미를 도쿄로 데려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메구미가 홋카이도에 도착한 첫날 가게 된 곳은 바로 가즈미의 불륜 상대이자 메구미의 의학부 선배인 와카쓰키 사토시 박사의 장례식장이었다. 와카쓰키 사토시 박사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사로 처리되었지만 메구미는 타살의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더불어 메구미가 박사와 만나려 했다는 사실과 박사의 수첩에 적힌 '클레오파트라'라는 알 수 없는 메모를 알게 된 가즈미가 갑작스레 종적을 감추자 오랜만에 만난 쌍둥이 남매의 반가움도 잠시, 둘은 서로에 대한 의혹이 쌓여만 간다. 그리고 박사의 수첩에 남겨진 '클레오파트라'라는 메시지와 '바이러스 헌터' 메구미를 좇아 다양한 사람들이 홋카이도로 모여든다. 그럴수록 존재 자체가 금기시된 '클레오파트라'의 실체는 미궁에 빠지고, 메구미는 박사의 지도에 표시된 곳을 찾아다니며 베일에 싸인 퍼즐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메이즈> 매혹적인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를 탄생시킨 시리즈의 첫 번째 모험! 직육면체의 하얀 건물 미로 속으로 사람들이 사라진다. '인간 소멸'의 규칙을 밝혀내기 위해 모인 네 명의 남자들이 알아낸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아시아의 서쪽 땅끝, 중근동 지역으로 보이는 어떤 나라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곳', 인간이 '존재할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그곳에 사람들이 탐험을 가거나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다가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이 전해온다. 반면에 다행히 그곳에서 무사히 돌아왔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충격에 후유증을 앓거나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평생 마음속에 담아두어야만 하는 슬픈 이야기도 함께 전해온다. 그리고 이 건물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네 명의 남자가 모인다. 간바라 메구미와 그의 친구 도키에다 미쓰루, 군인인 스콧, 현지인 조력자인 셀림. 메구미와 스콧, 셀림은 무언가 비밀스러운 일을 진행하면서, 대신 미쓰루에게는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별칭이 주어진 채 이 의문의 사건을 둘러싼 음모를 밝혀달라는 역할이 주어진다. 그러고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미쓰루는 '존재하지 않는 곳' '존재할 수 없는 곳'에 관한 가설을 하나씩 세워나간다. 그런 가운데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밤, 셀림과 스콧이 사라지는 등 메구미와 미쓰루는 알 수 없는 미궁에 점점 빠지고 만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 미궁의 끝은 어떤 결말로 다가올 것인가.
<불연속 세계> '환상을 주조하는 최고의 스토리셀러' 온다 리쿠! 새로운 히로인 '쓰카자키 다몬'이 안내하는 선득하면서도 몽환적인 상상력의 향연 평범한 이야기도 아주 특별한 이야기로 변모시키는 이야기의 연금술사 온다 리쿠가 빚어내는 '다몬' 시리즈 제2탄! 야간열차에서 벌어지는 괴담 배틀을 그린 표제작 「새벽의 가스파르」를 비롯, 제목만큼이나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나무지킴이 사내」, '글루미 선데이'를 능가하는 죽음을 부르는 노래 이야기 「악마를 동정하는 노래」, 기억의 퍼즐이 창조한 오싹한 트라우마의 세계 「환영 시네마」, 은은한 달빛이 비쳐드는 거대한 사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같은 이야기 「사구 피크닉」 등 총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지적이고 쿨한 매력으로《달의 뒷면》을 이끄는 캐릭터 '다몬'이 재등장하여 장편과는 또다른 단편의 매력을 선사한다.
<달의 뒷면> 온다 리쿠 신작. 미스터리, 판타지, SF,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통한 환상적인 이야기에 그의 특기 '노스탤지어'를 접목시켰다. 일본의 베니스라 불리는 후쿠오카의 '물의 도시' 야나가와를 모티프로 탄생한 상상의 도시 '야나쿠라'에서 벌어지는 연쇄 실종사건을 담고 있다. '달의 뒷면'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제목과 더불어 "인생의 비밀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기 마련"이라는 작가의 속삭임이 들어 있다. 거미줄 같이 얽혀 있는 수로가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는 후쿠오카의 유명한 물의 도시 야나쿠라에서 연쇄 실종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불가사의하게도 실종됐던 사람들은 당시의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온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 전직 대학교수 교이치로는 그들의 집이 수로에 면해 있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제자 다몬, 딸 아이코, 신문기자 다카야스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나가는데.....
<나와 춤을> 인간과 동물, 현실과 환상, 나와 너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짧은 소설의 향연 이야기꾼 온다 리쿠가 빚어낸 19편의 작고 큰 우주 다양한 장르의 토대 위에 미스터리적인 구성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보여 마니아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작가 온다 리쿠. 그녀만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담은 신작 작품집 《나와 춤을》이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나와 춤을》은 보이지 않는 7의 나라에서 온 여자, 충고하는 개와 모사꾼 고양이,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는 세계, 사진으로 과거를 읽는 청년, 계엄령이 내려진 도쿄에서 맛보는 과자 등 과거와 미래, 사람과 사물, 일상과 비非일상을 오가며 창조해낸 19편의 다종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세 번째 비非시리즈 단편집이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 아련한 노스탤지어가 감돌아 매 작품을 따로 읽어도, 연속적으로 읽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온다 리쿠의 작품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온 번역가이자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한 권영주의 번역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였다.
차가운 ‘질문’과 냉소적인 ‘대답’으로만 전개되는 온다 리쿠의 매혹적인 미스터리! 미스터리에서 청춘소설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폭넓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온다 리쿠가 서늘한 미스터리 《Q&A》로 찾아왔다. 다양한 캐릭터의 ‘질문’과 ‘대답’으로만 구성된 이야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와 비견되는 르포르타주 스타일이다. ‘죽음’과 ‘환상’ ‘집단공포’ ‘신’ ‘음모론’ 등 현대사회에서 흔히 마주치는 주제를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사람들의 공포와 긴장감을 통해 생생하게 풀어냈다. 도쿄 교외의 대형마트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의혹만 커져가던 가운데 피해자와 목격자를 대상으로 은밀한 인터뷰가 진행된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여성과 할아버지, 초등학생, 사건 발생 후 현장으로 달려갔던 신문 기자와 소방대원, CCTV를 확인한 고문 변호사, 현장에서 살아남아 ‘기적의 소녀’라 불리는 아이의 어머니…. 겉으로는 평범하게만 보이는 인물들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날의 기억을 상기해 자신이 겪은 것을 털어놓는다. 뜨겁고 잔혹하며 매서운 열두 번의 인터뷰를 통해 모인 사건 당일의 ‘기억들’은 결국 하나의 모자이크로 완성될 수 있을까? 독자는 또 한 명의 목격자이자 인터뷰어가 되어 진실의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매혹적인 전개와 오싹한 반전으로 온다 리쿠만의 매력을 오롯이 발산하는 작품으로 손꼽히며 제58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미스터리를 기다려온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무더운 여름을 서늘하게 만들어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