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선영
류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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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해줘

꿈속의 남자는 누구였을까? 아픈 아버지를 부양하는 효녀이자, 취업이 고민인 박물관 계약직 직원 정이원. 그녀에게는 요즈음 고민이 한 가지 있다. 최근 들어 어쩐지 자꾸 야릇한 꿈을 꾼다는 것이다. 이원은 꿈속의 남자에게 이끌리는 자신이 낯설다. 그렇게 며칠을 이름 모를 누군가가 등장하는 꿈으로 고생했는데……. 꿈속에서 본 듯한 남자가 이원의 눈앞에 나타났다. 서늘한 냉 미남이 이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내가 당신의 남편이라고. 게임 회사 퍼펙트게임의 능력남 권준혁.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에 능력까지 출중하다. 그런 그에게 단 하나의 오점이 있다면, 그가 가지지 못한 여자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기억 상실증이란다. 내 아내를 되찾아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이원, 나를 기억해줘. 그리고 밝혀지는 비밀. 두 사람은 계약 결혼으로 얽힌 관계였다.

저 많은 별들 중에

※ 해당 작품은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두 사람의 침묵이 길어질 때쯤 상준이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보았다.서윤 역시 고개를 들어 그가 바라보는 곳을 응시했다. 한결같이 반짝이며, 당장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이 강을 이룬 필리핀의 은하수는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별 멋있죠?”다시 하늘을 올려보는 사이 별똥별이 떨어졌다. 그렇게 간혹가다 별똥별은 꼬리를 물며 하늘을 흘렀다. 서윤은 벅찬 듯 입을 벌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애석하게도 그는 대답이 없었다. 둘 사이에 다시 침묵이 흘렀다. 순간 어색해진 것이 민망해 서윤이 손을 들어 목덜미를 잡으려 할 때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별은 없던데요?”확신에 찬 듯 그의 말이 이어졌다.“저 많은 것들 중에.”여전히 하늘을 보면서도 무심히 이어지는 그의 말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뭐라 답변하기 어려웠지만 서윤은 애써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저 많은 별들 중에 왜 중위님 별이 없겠어요. 아무거나 찜하면 내 별이죠. 잘 찾아보면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정말 그의 별을 찾아주기라도 할 듯 서윤은 손을 들어 별을 가늠했다. 순간 남자의 희미한 웃음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했다. 《저 많은 별들 중에》

여린, 비 연우(煙雨)

열 아홉은 무모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만의 여행은 시작했다. ‘내 아들을 돌려줘. 그 아이를 정말로 사랑한다면.’그렇게 차연우는 윤태하를 떠났다.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질긴 인연은 두 사람을 9년 만에 다시 만나게 했다. ‘그림을 돌려줘.’‘네가 그림을 돌려받을 방법은 단 하나야. 자존심 따위는 버리고 내 품에 안기는 것.’‘미쳤구나.’‘예전에는 꽤 잘했잖아. 내 품에서 좋아 울던 너의 소리가 내게는 아직도 선명한데?’그는 변했다. 자신도 변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이제 찾을 수 없다. 며칠째 내렸던 비가 또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지긋지긋한 장맛비였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플루메리아, 당신을 만난 건

“안녕하십니까? HM 미디어 신임 사장으로 인사드리게 된 르안 한입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와 술을 마시고 키스를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남자가 자신의 상사였다니.  “내 몸을 원해요?” “나에게 오려면 같이 와요. 몸만 오지 말고… 마음도 같이 오라고.” 바람이 나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준 상처로 사랑을 믿지 않는 지안은 계속해서 르안을 밀어내지만 그는 서슴없이 지안의 영역으로 들어온다. “당신 있는 곳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알아내, 난….” 지안이 처음 접하는 세상. 막다른 길목의 끝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가 나타난다. “언제쯤이면 마음 편하게 내게 올래?” 그의 품은 따뜻했다. 시린 자신을 기꺼이 따뜻하게 안아 줄 만큼…. “플루메리아라… 이 꽃말을 알아요?” 르안의 물음에 지안은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그가 조용히 입술을 열었다.  “당신을 만난 건… 행운입니다.”

비향무

“백창의를 죽여라.” 진국의 무사이자 주군의 개라고 불리는 ‘감비연’. 가난한 어머니와 가족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그녀는 명에 따라 여운의 태자 ‘백창의’를 감시한다. 진국의 무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임무였다. 그러나, 혼란한 마음은 왜일까. * “너도 내가 보고 싶었느냐?” “…….” “응?” 애가 타는 듯 다시 미소 지은 창의가 비연의 얼굴을 잡고는 눈가에 입을 맞췄다. 그러고는 이마에 다시 콧등과 코끝에… 그리고 다시 입술에… 서서히 그렇게…. 5년 전 국경선에서 만난 어린 소녀와 소년은 적국의 태자와 첩자가 되어 재회했다. *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이 전쟁에서 기어이 얻어내고 싶은 진국의 전리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너일 테니까.” 창의의 손이 비연의 뒤통수를 거칠게 틀어쥐었다. 미칠 듯이 가슴이 뛰고 예상치 못한 분노가 비연의 전신을 휘감았다.

더 순정(The 純情)

그의 사랑은 12살 부터였다. 가난한 산동네, 저희 집 쪽방으로 이사를 오던 어린 여자애를 본 그 순간부터. 소녀에서 여인으로 자라나는 그애를 보며 그는 늘 다짐했다. 그애에게, 해주에게 평안한 안식처가 되어주겠노라고. 하지만 그는 다짐을 지키지 못했다. 자신이 했던 선택이 그들을 깊은 어둠으로 밀어넣고 해주가 다른 남자와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비참함을… 그는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