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오메가버스, 소꿉친구, 짝사랑, 알파공, 다정공, 츤데레공,베타수, 눈치없수, 질투수, 순진수, 서브공있음]수능까지 한 달 남은 시점, 9년 만에 재회한 소꿉친구 강동진과 오윤재.둘은 수능을 망칠 뻔할 정도로 신나게 놀며 급속도로 친해진다.이후 서재현과 박지수의 약혼 소식으로다른 소꿉친구들과도 오랜만에 뭉치는데,서재현은 박지수에겐 관심이 없는 듯하고취직난에 힘들어하는 윤재를 제 아버지 회사 인턴으로 취직시킨다.재현과 어울리다 동진의 비밀을 듣게 된 윤재는 서운함을 느끼고,재현은 그 틈을 타 윤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오윤재 흔들지 마.”-너야말로 흔들지 마. 오윤재 내 거야.페로몬이 어떤 건지 알지도 못하는 베타 윤재에게,동진과 재현은 자꾸 제 페로몬을 묻히는데…평범하디 평범한 베타 윤재는,과연 두 우성 알파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해머링 맨> 평범한 일상에 자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음으로써, 독특한 이야기의 질감을 만들어내는 신희 소설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201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치밀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단조로운 일상의 풍경에서 일말의 진실을 길어 올리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등단 당시부터 탄탄한 작품 실력을 인정받아온 작가는 첫 장편소설에서 신인답지 않은 스케일을 선보인다. 친구인 세 남자(인디고, 그린, 블루)가 하루 반나절 동안 겪게 되는 낯설고 기이한 경험들을 통해 현대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허무를 낱낱이 드러낸 『해머링 맨』에서 우리는 단순히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카프카를 만나게 될 것이다. “낯설고 이상한 미시감에 빠져들다……” 해머링 맨의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되면 매혹적이면서도 섬뜩한 환상이 펼쳐진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어느 날, 인디고는 그린의 집에서 열릴 조촐한 랍스터 파티를 기다리며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계속해나간다. 하지만 새로 출시된 냉장고의 소비자 반응을 알아보고 회사로 돌아가던 중, 갑작스러운 피로감을 느낀다. 늘 근사하게만 보였던 도시의 풍경들조차 아무런 생명도 깃들지 않은 사막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차들로 붐비는 도로 한가운데서 푸르른 빌딩 옆에 서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는 타이탄처럼 커다란 거인을 목격하게 된다. 거인은 아직도 손에 활을 들고 있었다. 흐린 하늘 저편을 향해 활을 천천히 올리고 또 올렸다. (……) 음악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를 그 거인 연주자는, 이 거리에서 몹시 고독해 보였다. (12쪽)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거인이 사실은 쉼 없이 망치질을 반복하고 있는 대형 조형물(해머링 맨)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 인디고는 이상한 미시감에 빠져들게 된다. 항상 드나들었던 회전문 안에 갇히는가 하면, 건물의 비상계단이 드넓게 펼쳐진 들판으로 뒤바뀌는 환상적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가까스로 도착한 사무실에서 인디고는 머리와 양팔이 떨어져 나간 채 자신을 비웃는 듯한 동료들의 기이한 모습과 마주한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환상적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출구 없는 잿빛 도시 안에 갇힌 세 사람 인디고와 마찬가지로 그린, 블루도 현실 사이로 수시로 침범하는 낯선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린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레스토랑에서 “나는 악의에 차 있고 완고하고 인간을 혐오하는 악종 인간이 아니란 말이에요. 난, 억울해요”(86쪽) 하고 울부짖는 베토벤과 만나게 된다. 블루 역시 랍스터 파티에 가지고 갈 와인을 고르기 위해 와인 가게에 들렀다가 유리창의 사각 프레임이 엔젤피쉬와 키싱구라미들이 헤엄쳐 다니는 관상어들의 세상으로 뒤바뀌는 환상을 경험한다. 장면이란 게 정지되는 법은 없었다. 거리에 사람들이 자꾸 흘러가듯이, 장면도 자꾸만 이동했다. 거리의 사람들은 되돌아갈 집이 있었고, 장면도 어디론가 도착하기 위해 자꾸만 몸을 뒤트는 것 같았다. (165쪽) 이처럼 『해머링 맨』에서 현실은 끊임없이 몸을 바꾸며 환상에서 또 다른 환상으로 이어진다. 그 낯선 장면들 속에서 인디고, 그린, 블루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욕망 또는 지독한 외로움이다. 그들이 겪고 있는 내면의 극심한 변화들이 현실의 삶마저 일그러뜨리고야 만 것이다. 그리고 그 예측 불가능한 환상들은 랍스터 파티를 유예시킨 채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해머링 맨』이 자아내는 환상적 분위기가 우리에게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가 누나 사랑해서요!” “미안. 너 남자로 안 보여.” 이번으로 몇 번째일까. 교내에 금사빠로 유명한 소은호는 이번에도 누나에게 차였다. 다른 이들은 금사빠라 놀리지만, 소은호는 매번 진심이었다. 진심이 전해지지 않아 억울할 뿐! “저런 걸 매일같이 보며 사는데 콧물 질질 흘리는 남자애들이 눈에 차겠냐고. 안 그래?” 매정하게 멀어지는 누나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곳에는 작년에 부임한 남자 선생님들이 있었다. 농구 선수 같은 신장과 체격, 건강미 넘치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터질 듯한 가슴과 팔뚝 근육. 여긴 분명 고등학교인데, 왜 함태범만 보면 군대 느낌이 나는 걸까. “선생님, 학교 끝나면 체력 단련실 가실 거예요?” “어, 응.” “오늘 저도 가도 돼요?” “누구나 쓸 수 있는 데니까.” “아니이, 선생님이랑 같이 운동해도 되냐고요.” 목표는 함태범처럼 남성미 넘치는 몸을 만들기! 그렇게 소은호는 매일 방과 후, 함태범과 함께 운동하기 시작하는데……. * [본문 중] 어떤 날은 무섭기도, 어떤 날은 재밌기도, 어떤 날은 서운하기도 했다. 모든 순간이 즐겁고 행복한 건 아니다. 서로 다른 나날이 얽히고 얽혀 또 다른 형태를 만들고, 가장 강렬했던 사랑이라는 색으로 물들어 간다. 때때로 사랑은 독처럼 작용하기도 했다. 잠들지 못하게 만들고, 우선순위를 제멋대로 뒤죽박죽을 만들어 놓고, 온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의 해독제가 되어 준 것 또한 사랑이었다. 그 어떤 불안과 슬픔도 남지 않도록. 제게만 이따금 보여 주는 함태범의 편안한 미소가 보기 좋아서 고백 따위로 귀찮은 문젯거리를 떠안겨 주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에게 좋은 제자로 기억되고 싶으니까. 그래서 소은호는 오늘도 절대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고백을 속으로만 되뇌었다. 저 사실을 선생님을 정말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