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라
틸라
평균평점
시간이 지나간 자리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되었습니다.]어렸을 때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성훈과 유현. 성훈은 유현을 좋아하는 마음을 성급하게 고백하지만 이전처럼 형과 동생으로 남고 싶다는 대답을 듣는다.불의의 사고로 유현의 연인이 죽자, 성훈은 걱정이 되는 마음에 유현의 주위를 맴돌지만 유현은 격하게 그를 거부한다.“형, 유현이 형. 나 없는 사람처럼 굴게. 더는 선 넘지 않을게. 뭐든 하라는 거 다 할 수 있어. 그런데…….”성훈은 애원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고.“내가 어떻게 형을 안 보고 살 수 있겠어……. 나 그거 하나만, 딱 하나만 빼고 다 형 말대로 할게. 형이 하라는 대로 할게.”그날 이후 성훈은 아주 멀리에서만 바라보겠다는 다짐을 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다. 깊은 슬픔 속에서 빠져나온 유현은 점차 일상을 되찾아가며 제 주위를 지켜온 성훈의 존재를 새삼스레 깨닫게 되는데.

애정의 조건

바라는 것 없이 살고 싶다. 그다음의 고통을 감당할 수 없으니.어린 나이부터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는 아이 이현수는 사생아로 태어나 친모의 학대를 받다가 아예 버려진 후 보육원에서 자랐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친부는 그의 정처의 아들인 현수의 이복형 이태영이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한다고 털어놓고, 현수에게 골수 검사를 부탁한다. 혈육이라는 이유로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현수는 적합으로 나온 결과 때문에 ‘직접 관리’를 받는다는 목적으로 친부에게 입양된다. 이태영의 엄마이자 아버지의 아내인 ‘어머니’가 불륜의 결과물인 현수를 제대로 대해줄 리 없었고, 몸이 약하지만 성질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태영 역시 동생이 자신의 생명을 살릴 존재라는 것은 전혀 모른 채 비열한 괴롬힘을 일삼는다. 모자의 학대가 서로 경쟁하는 비참한 일상 중에서 현수는 형의 친구 최동준에게 혼자만의 연심을 품지만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하지만 잔인한 태영은 그 ‘바라만 보는’ 사랑마저 철저하게 끝장을 낸다. 숨통이 조여 오는 집안에서 현수는 단 한 가지 소원만을 가지고 힘겹게 자라난다. 제발, 이 집에서 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