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안개]는 2012년 10월 출간된 혈(血)의 개정판입니다.(구)연재기간:2012년 6월-2012년7월[혈] 전자책 판매:2012년 10월-2017년 9월[붉은 안개](구)연재기간:2013년 3월-2013년 6월[작품 소개]구니야스家와 다카하시家를 둘러싼 탐욕과 욕망그리고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버린설과 이쯔끼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울기만 하는 얼굴을 바라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꼭꼭 숨어, 유키. 구니야스와 연관된 그 누구와도 연락해서는 안 돼! 세이찌에게도, 쇼지에게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그의 말에 설은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언젠가 때가 되면 내가 반드시 너에게로 갈 거야!”“…….”“그러니까 그때까지…… 지금처럼 울지 말고, 밝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네가 어디에 숨어있든, 내가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약속할게, 유키!”눈물을 흘리며 그의 손 안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이쯔끼의 입술이 설에게 닿았다. 입술이 얼얼할 정도로 강하고 짧은 키스를 남긴 그가, 머리 위에 모자를 다시 씌워 주었다. 설을 놓아주고 돌아서며 그가 말했다.“안녕,…… 유키!”-------------------------------------------여자들의 수다가 다시 시작되는 순간 이쯔끼의 입맞춤이 부드러워졌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키스에 그리움은 자꾸만 부풀어간다. 이 순간 같이 있음에도.고요함이 다시 찾아왔을 때 설을 놓아준 그가 왼손을 잡았다. “유키.”그가 불렀지만, 손끝으로 반지를 굴리는 이쯔끼를 올려다보며 설이 다른 대답을 했다.“구니야스를 가질 거야.”손가락을 매만지던 그의 손이 멎는다.“그러니까 너도 지지 말고 가져, 다카하시 그룹을!”그게 설이 줄 수 있는 답이었다.
이준우,어둠 속에서 눈을 감자, 말간 얼굴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욕심이다. 시작하지 못한 것.시작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끝까지 가지 못할 것.유여울,이 사람에게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 같은 것은 욕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대로 가슴 속에 숨겨두는 것은 더 이상 할 수 없었을 것 같아, 온힘을 다해서 낸 용기였다. 후회하지 않도록.----------------------“유여울?”그의 목소리에 여울이 시계를 꽉, 그러쥐었다. “시계가 깨져서……, 좀 속이 상했어요.”변명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상관없었다. 지금은…….잡고 있던 손목을 놓은 그가 두 손으로 여울의 주먹을 풀었다. 움찔 놀라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놓아주지 않았다. 시계를 빼앗은 그가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 안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유리가루를 조심스럽게 털어냈다. 얼굴에 닿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깨진 시계를 손수건에 싸 양복재킷 안에 넣을 때까지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다시 마주한 여울의 눈빛은 이유를 몰라 흔들리고 있었다.“……주세요. 시계.” “오늘, 내가 알아야 되는 게 있니?”그가 다른 대답을 했다.여울은 입을 닫았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힐끗거리는 승객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의 외모와 입성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결국 그 시선을 참아내지 못한 여울이, 먼저 고개를 돌렸다.-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그곳은 中-
2014년도에 출간된 도서, 청염(淸艶)의 미출간 외전입니다.--출간 도서정보--도서명 청염(淸艶)출간 (주)조은세상 출간일 2014.04.10---------------------“연수야,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따뜻한 봄이 오면 루네를 데리고 연수와 정동공원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은 11월의 초입.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겠지만, 결국 봄은…… 올테니.손끝으로 루네의 보드라운 뺨을 더듬던 그가, 고개를 숙였다. 눈으로는 부족해, 잠든 아내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연수야, 그만 일어나.”파르르 떨리던 눈꺼풀 아래로 말간 눈동자가 천천히 눈을 뜬다.“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그와 눈을 맞춘 연수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우자야“난,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빼앗겼어요.”서재강“잃어버렸던 널, 찾지 않았던 것을 후회해.”----------------------------------------------바람 한 점 없는 정원의 고요.그러나 그 고요함을 일순간에 깬 것은 스프링이 만들어낸 낮은 금속성 소리와 함께 붉게 타들어 가는 담배 끝이었다. 낯선 인기척에 흠칫 놀라 그녀가 몸을 돌린 순간 흰색 불빛이 일시에 날아올랐다. 어두운 조명 때문에 붉은 난간 끝에 기대선 이가 누군지 선명하지 않아, 자야가 눈을 조프린다. 짙은 담배 연기와 함께 깊게 타들어가기 시작한 담뱃불에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자야가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두 팔꿈치를 난간에 기댄 채 담배를 물고 있던 재강이 담배를 거두며 천천히 몸을 세웠다.
해음(海音)은 2013년 12월 19일에 도서로 출간된 [첫눈 속을 걷다1(반디출판사, 감)]에 수록된 단편입니다.전자책 [첫눈 속을 걷다1]에 수록된 내용과 동일합니다.------------------뜨거운 여름을 노래하고 있는 흥겨운 음악 소리.“호야.”“응?”둘의 시선은 수평선 끝에 머물러 있었다. “서핑 가르쳐 줄까?”언제부터인가 그의 목소리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게 들린다.“나 보드 탈 줄 아는데…….”“그래도…….”“세이셸은 어떤 곳이야?”호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가져주는 관심에 리오의 눈가에 살포시 웃음이 걸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