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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날씨가 맑다면

[15세 개정판]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해민(공)은 십년지기인 지완을 좋아한다. 수능을 마치고 한가로운 12월을 보내던 중, 지완은 갑자기 해민을 못 알아보고 누구냐고 묻는다.난데없이 지완의 집으로 찾아온 정체불명의 남자는 지완을 ‘재이(수)’라고 부르고,해민은 다른 세계에서 온 ‘창조자’가 지완의 몸을 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설마 얘도 날 좋아하나? 하지만 조금 전까진 날 알아보지도 못했는데?’해민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지만 정말 마음에 걸리는 건 따로 있었다. 제 혀를 휘감는 지완의 움직임이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점. 아무리 봐도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자신이 아는 지완이라면 자신과 마찬가지로 키스 같은 건 이제까지 해본 적이 없어야 맞다. 해민은 지완을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고 지완은 이제까지 여자친구가 있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늘 곁에 있고 옆집에 사니까 알아차리지 못하려야 못할 수가 없는데.이쯤 되니 해민은 아예 울고 싶어졌다.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은 아니다. 지완을 좋아하니까, 지완과 이러는 장면을 남몰래 상상해 본 적은 물론 있었다. 심지어 상상했던 것보다 더 기분 좋으니까 그저 이대로 몸을 맡기고도 싶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마지막 이성까지 끊어지지는 않았다. 해민은 더듬더듬 생각했다.‘불안해서 이러나? 지금 얘 상태가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이래도 되는 건가? 말려야 하지 않나? 근데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기분 이상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말려야 하는데… 아… 어쩌지?’

그 바다, 다시

오래된 아파트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세진. 이사 오자마자 앞집 남자 준영에게 반한다.준영에게 말 한마디 붙여보고 싶어 앞집 문 열리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며칠간.그사이 마주하게 된 건 준영의 동생인 태영이었다.태영은 세진이 준영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채고, 세진은 태영에게 준영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되는데…….***“형.”낯선 목소리. 처음 들었으니 당연하다. 고딩 주제에 목소리 엄청 묵직하네. 아직은 어린 티가 남아있지만 확실한 중저음이다. 형제가 진짜 안 닮았구나. 세진이 생각하는 사이 태영은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툭 내뱉었다.“형. 혹시 우리 형 좋아해요?”“잠깐 할 얘기 있어요. 잠깐이면 돼요.”대답도 듣지 않고 무작정 끌고 들어왔다. 태영은 닫힌 현관문에 기대섰고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렇게 보니 정말 현실감 없이 잘생겼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부탁이니까 준영 씨한테는 말하지 마요.”“맨입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