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치
봄봄치
평균평점
연못 속의 다로 (클린버전)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 고증을 따르지 않는 유사 동양 판타지/ 알파공X베타수/ 위장결혼/ 따끈따끈과 찌통과 미쳐 날뛰는 고구마와 감자가 혼재합니다.아주아주 커다란 제국의 황자가 아주아주 작은 나라의 왕비가 된 이야기.새매를 숭상하는 가장 강대한 제국의 황자 이나르. 그러나 황위 계승에 밀려 지도에도 없는 나라의 왕과 혼례를 치르게 된다. 존재조차 알지 못하던 나라는 작고 분주하고 모두가 제 몫의 일을 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왕까지도.부군인 기덴의 솔직하고 선한 성품에 점점 마음을 열게 되는 이나르. 하지만 이나르에게는 기덴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는데…. ***“눈동자 색은.”이를 드러내고 씩 웃던 기덴이 허리를 살짝 숙이는가 싶더니, 이나르의 얇은 면사포를 손등으로 슬쩍 걷어 올렸다. 그의 얼굴을 태반 가리고 있던 면사포가 걷혔다.그리고 이나르의 눈동자와, 기덴의 눈동자가 서로 마주쳤다.“분명 고요하고 담담한 빛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어….”“자, 어서 내려오세요.”어떠한 악의도, 계산도, 예법도 모르고 불쑥 내미는 손이 당황스러웠다. 이나르는 얼결에 그 손을 잡았다. 따듯하고 단단한 손.“미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훗날 역사와 신화, 그리고 온갖 사랑 노래 속에서 두고두고 전해져 내려오는 우스 기덴과 호나 셀 이나르의 첫 만남이었다.

토요일은 새우튀김

*본 작품은 <토요일은 새우튀김> 작품을 15세로 개정한 작품입니다.#우렁각시공 #요리천재공 #까칠한듯다정한공 #짝사랑전문가수 #얼결에유혹수 #자기도모르게은인수우연과 우연이 겹쳐 불운한 봄날, 문득 이끌리듯 들어선 작은 식당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손님이 되다니.심지어 때마침 새우튀김이었다.태권도 사범인 구원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건 그의 친구이자 우렁이 식당의 요리사 겸 사장인 토람이다. 돈도 없고 배가 너무 고팠던 구원은, 우렁이 식당에 크게 쓰인 ‘토요일은 새우튀김’을 발견하게 된다. 선착순인 ‘오늘의 도시락’을 먹게 된 첫 번째 손님으로 시작된 인연이 3년이나 이어져 온 두 사람. 구원이 실연당했을 때 위로해주고 배고플 때 밥 먹여주고 술 취했을 때 뒤치다꺼리까지 해주는 토람은, 구원에게 크나큰 비밀을 숨기고 있다…?! 토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 비밀이 밝혀진 후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쾌활하고 능청스러운 구원과, 투덜대면서도 다 들어주고마는 토람의 바삭바삭한 보은 로맨스![미리보기]새우튀김, 새우튀김이라니. 구원은 당장에 얼굴부터 내밀었다. <오늘의 도시락>이 급해서 여유도 없이 불쑥 입부터 열었다.“저, 오늘의 도시락……!”남아있냐는 소리를 끝마치기도 전에, 열린 문틈에서 자글자글 기름 튀는 소리가 들려왔다. 햇살이 내려앉은 주방, 새카만 웍의 바닥에도 반지르르한 빛이 고여 있었다.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테이블보를 덮어쓴 식탁이 세 개, 오픈된 조리대 맞은편으로 주방의 요리사와 마주 볼 수 있는 길쭉한 바가 보였다.구원의 시선이 천천히 조리대를 향했다. 튀김용 젓가락을 들고 있는 모양인지, 요리사의 어깨너머로 나무젓가락 꼬리가 비죽 튀어나온 뒷모습이 무뚝뚝하게 드러났다. 헐렁하게 걸친 앞치마는 매듭도 제대로 묶이지 않았지만, 젓가락을 움직이는 손은 무척 신중했다.“……네, 있어요.”식당의 주인은 뒤를 돌아 구원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손님이 놀랍지도 않은지, 마치 구원이 올 것을 예감했기라도 한 것처럼 차분했다.마주한 눈은 조약돌의 빛깔을 닮은 짙은 고동색. 눈꺼풀을 깜박인 남자는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토요일은 새우튀김이에요. 손님이…….”고개를 돌린 사내는 잠깐 구원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 손님이네요.”갓 튀긴 새우튀김이 유산지를 깐 소쿠리 위로 사박사박 올라갔다.꽤나 운명적인 만남이었다.우연과 우연이 겹쳐 불운한 봄날, 문득 이끌리듯 들어선 작은 식당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손님이 되다니.심지어 때마침 새우튀김이었다.“저, 저요.”구원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오늘 처음으로 봄처럼 화창한 얼굴이었다.“그렇지 않아도 새우튀김이 진짜 먹고 싶었어요!”

단 하나의 사미

오아시스의 주인이 다스리는 사막의 나라. 그곳 귀족가 저택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미는 천하룻밤 이야기를 동경하는 평범하디평범한 시종이었다. “네 향이 독특하여 좀 가져가고 싶다.” 시장 골목에서 정령을 부리는 기이한 남자와 조우하기 전까지는. 남자는 사미를 사악한 마술사로부터 구해 주고, 양탄자를 태워 난생처음 보는 성밖의 오아시스를 구경시켜 주었다. 그렇게 사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일탈을 가르쳐 준 그 남자는… “내 아직 애완용으로 삼을 인간이 없단 말이야.” 한여름 밤의 꿈같은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사미의 앞, 지배자의 왕좌에 거만하게 앉은 남자, 라자드가 웃었다. “내 것이 된 걸 축하한다. 사미.” *** “세상에는 여러 마루트가 있지. 하지만 너는 특별해. 내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단 하나뿐인 마루트니까. 사미. 네 앞에서 다른 마루트는 그저 닳고 닳은 보석일 뿐이야.” 라자드는 사미의 이마에 금을 찍어 주며 웃었다. “사미, 너는 내 것이 되어야 해. 나 역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거든.” 하나뿐인 것들끼리 함께 있는 거지. 사미의 눈이 그를 향했다. 둥글고,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눈. “그건, 선택할 수 있는 거예요?” 귀여운 사미. 라자드는 그의 무례를 사랑스럽게 여기기로 했다. 나의 마루트니 이 정도 헛된 바람은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양아치 같은 지배자 라자드와 얼렁뚱땅 고귀해져 버린 사미의 단 하나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