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같은 에이븐과 백년 묵은 구렁이 같은 제이. 에이븐의 쇼콜라 부티끄에 온 제이는, 그에게 홀딱 반해 버리고 적극적인 구애를 시작한다. 제이의 아름다운 얼굴에 속아 에이븐은 그가 선량하고 상냥한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연애를 시작하는데……. 에이븐, 제이 성격 이상한 거 너만 빼고 다 알아. *** 그는 타고난 사냥꾼이었다. 사냥감을 원하는 곳까지 친히 인도한 뒤, 포식자를 발견한 사냥감의 숨통을 끊은 것을 즐겼다. 그는 세 발의 총알을 이용해 사냥감을 포획하는 것을 즐겼다. 첫 번째는 항상 귓가였다. 예민한 먹이에게, 포식자가 근처에 왔다는 것을 알린다. 그는 에이븐의 귓가에 부러 소리를 내 키스했다. 에이븐이 흠칫거렸다. 두 번째는 눈가였다. 먹잇감이 놀란 눈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한 순간을 노렸다. 커다란 갈색 눈동자 옆에 길게 입술을 내리눌렀다. 기다란 속눈썹이 파들거렸다. 그의 마지막 탄환은 심장을 명중했다.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 차가운 공기에 곤두선 작은 돌기를 송곳니로 살짝 씹었다. ‘아.’ 가녀린 사슴이 제 품에 떨어졌다. 제이는 어둠 속에서 음흉하게 웃었다."
똥마차 같은 전남친의 외도를 목격한 그날,라크샤는 하룻밤을 함께할 남자가 필요했다.귀족도, 황족도 아니라는 수상한 제국의 남자.그는 왕국 무희인 라크샤의 춤에 반했다고 하면서,다정하고 수줍게 웃으며 다가왔다.그래서 가벼운 만남으로는 딱이라 생각했을 뿐인데…….*라크샤는 자신의 팔목을 확인했다. 아주 얇은 은사슬이 침대 머리와 연결되어 있었다.‘……이게 뭐지?’라크샤는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서 부질없이 사슬만 만졌다.‘뭐야. 동정남이 날 감금한 건가?’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순수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자신을 묶어 놓다니.불안감에 라크샤의 시선이 흔들렸다.
비행에 서툴러 성인식조차 치르지 못한 까마귀 수인, 시데로스 아마릴리움.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운명의 산맥에서 보석 같은 알 하나를 줍게 되고,그 알에서 태어난 황금 도마뱀, 크루산트와 마주하게 된다.“시델, 당신밖에 믿을 분이 없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저주로 인해 알에 갇혔다며 도움을 청하는 그를 거절할 수 없었던 시데로스.그 대가로 크루산트는 시데로스가 날 수 있게끔 만들어 주고.“내 보석, 내 소중한 행운……. 네가 없었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시델. 제가 계속해서 시델의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아름다운 보석, 크루산트.시데로스는 그를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크루산트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 후,둘의 사이는 예기치 못한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자그맣고 오동통한 호박벌 영물 로우. 케이네 여신의 권속으로서 평안한 매일을 보내던 그는 어느 날 겨울잠에서 너무 이르게 깨 버리고 만다. 설상가상 바람에 휩쓸려 떨어진 곳은, 웬 망가진 온실…? 춥고 배고프고 지친 로우는 이대로 세상을 등지나 한탄하지만, 불현듯 나타난 한 적안의 소년이 무심히 내민 손길에 구원받게 된다. “파리인가…….” 지금……. 지금 나를……. 날! ‘감히 파리라고!’ 온기를 베풀어 준 소년의 소원을 이루어 주고자, 로우는 인간의 몸을 입고 제국에 강림하게 되는데……. 그가 기억하는 붉은 눈의 소년은, 북풍한설보다 더 냉랭한 제국의 황제가 되어 있었다. 설원보다 차디찬 황제 폐하와 한 명의 기간제 인간, 과연 로우는 그가 원하는 행복을 선물해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