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주
최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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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봐

“윤여흘, 이리 와.”그는 거침없이 그녀를 불렀다. 진즉 도망갈 것을. “인사해. 내 여자.”출생에 이름부터 오류로 시작된 인생.주성그룹 수석 입사로 드디어 여흘의 인생에도 빛이 날 줄 알았다.그러나 신입사원연수에서 잘못된 인연을 만날 줄이야.회장 아들 류환호! 졸지에 그의 여자가 되고 말았다.기회라 여겼던 인맥이 그녀를 낭떠러지로 떨어뜨릴 무기가 되는 순간이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악한 너

“내 손을 빠져나갔다고 남의 손에 들어가게 놔둘 줄 알았어? 내가?” ​ 그녀가 아는 이태완은 냉정하고 독했다. 이해타산적이고 냉정하지만 비겁하진 않은 사람이었다. 애정을 듬뿍 주는 스타일은 아니나 아내 말고 다른 여자를 곁에 둘 정도로 뻔뻔하진 않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모조리 박살 났다. ​ 이태완이 다른 여자에게서 아이를 낳았다고? ​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완벽하게 기만당한 결혼. 오랜 짝사랑은 그렇게 버려졌고, 이혼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다. 아니 깨끗한 줄 알았다. ​ 2년 후 그녀의 앞에서, ​ “날 다시 사랑하는 게 어렵진 않을 텐데? 어차피 너한테 남자는 나 하나잖아.” ​ 악하디악한 미소로 감히 사랑을 요구하기 전까지.

출구는 없습니다

“분명 널 위해서는 내 침대에 안 들어오는 게 나을 거라고 경고했을 텐데?” 불운한 인연, 한여름의 저주. 온갖 수식어를 가져다 대도 이해할 수 없는 원수 같은 사이. 가는 곳마다 마주치던 앙숙이 이제 상사라고?  우연인지, 악연인지 차태하는 만나면 만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 같았다.  “시작은 네가 했지만 끝은 내가 내.” 루하에게 차태하는 꼭 출구가 없는 미로 같았다.

파훼

“네가 나한테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 중이야.” 천상천하 유아독존. 사현의 후계자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도, 부족했던 적도 없는 황태자 강지한 엄마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친부를 찾았고, 그들의 뜻에 따라 정략결혼을 한 장도경. 어머니의 병원비를 적선하듯 받는 대가로 한 결혼은 도경에게 모든 순간이 불행이었다. 육체적 관계는 맺지만 남편 강지한의 시야에 도경은 없었다. 그녀는 손님방을 쓰는 타인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있어야 할 요양원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안 순간. 이혼은 도경이 어머니를 찾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 본래도 결혼에 관심조차 없던 지한은 이혼을 요구하는 도경에게 그 이유조차 묻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이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1년 후. 여전히 어머니를 찾아 헤매던 도경은 결국 죽음으로 어머니를 마주하게 된다. 제 인생을 망가뜨리고 어머니를 죽게 한 장 회장 부부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장 회장을 가장 확실히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은 공교롭게도 전남편인 강지한이었다. “계약 결혼해 볼래요?” “……계약, 뭐?” “계약 결혼이요.” 그런데, 강지한이 변했다. 지한은 그녀를 품 안에 당겨 안고는 손으로 턱을 잡고 깊게 키스했다. 그런 후 그녀의 입술 위를 혀로 덧그린 그가 나직이 속삭였다. “거래 완료.”

내 아래서 울어

“넌 내 아래서 울게 될 거야, 반드시.” 촘촘하게 짜여진 거미줄이자 빠져나갈 수 없는 덫. 태이에겐 지금 눈앞에 닥친 선자리가 그러했다. 전법무부 장관 할아버지에 현 검찰총장 아버지. 그리고 짱짱한 로펌을 이어받은 오빠들. 그런 오빠들의 정치 생활을 뚫어줄 뇌물이 바로 태이였으니까. 태이 집안의 협박으로 선자리에 앉은 주강 그룹의 장남 역시  이 결혼이 마음에 안 드는 듯하니 내심 그가 이 덫을 파훼해주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합시다.” “……뭐, 뭘요?” “결혼.” 그게 싫어서 타협하고 조율하러 왔는데 뭘 해?  퇴로를 찾길 바랐더니 되레 최후의 퇴로마저 차단당했다. 안 그래도 비극적인 인생에 이럴 수는 없었다. “나는…… 싫어요.” 게다가 눈앞의 이 남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음에 안 든다. 그러나 태이의 솔직함이 이 말도 안 되는 결혼에 불을 지필 줄은 그녀도 몰랐다. “내가 싫다, 이건가?” “네.” 그녀의 단호한 대답이 기분 나쁜지 그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날 짓뭉갠 그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발끈하는 널 깔아뭉개는 모습을. 그럼 그분들은 어떤 기분이실까? 후회해도 늦은 뒤에 모습이…… 몹시도 궁금해졌어.” 느릿하게 말을 끝내고 미소를 짓는 하준의 모습은 매혹적이고도 사악한 악마 그 자체였다. 그리고 한 달 뒤 신부 대기실. 하준은 그녀를 쳐다보며 처음으로 웃지 않고 입을 열었다. “다 나가.”

빙점

“속이지 마. 도망치지 마. 내 옆에 있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해완은 호텔 투숙객으로 만나게 된 승혁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정략결혼의 위기에서 승혁을 찾아갔다. 하지만 자신을 속인 것이라 생각한 승혁은 칼을 문 혓바닥으로 매몰차게 해완을 밀어내고, 그렇게 상처 가득한 마음으로 선 결혼식장에선 충격적이게도 신랑이 잠수를 탔다. 그러나 충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속인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출장객인 줄 알았던 백승혁이 사실은 백은 자산의 후계자라는 걸, 해완은 파투 난 결혼식에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백승혁이 파투 난 결혼식장에서 해완의 아버지 지 회장에게 제 명함을 내밀었다. 도망 간 신랑을 대신할, 새로운 결혼 상대가 되어. 승혁은 오만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나직이 속삭였다. “어디 한번 사랑해 봐. 내가 믿을 만큼.” 또한 해완은 알지 못했다. 그 파투 난 결혼 뒤에도 결국, 백승혁이 있었음을.

눈물점

“후회한다면, 뭘 어쩔 건데?” 네까짓 게. 생략됐을 말이 그녀에게는 들리는 것 같았다. 지유의 부모님은 아버지의 당선을 위해 그녀를 정략결혼으로 내밀고, 음악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끊는다. 그때 지유에게 손을 내민 건 정략결혼 대상자인 천지 그룹 후계자 전승조. 그녀는 결혼을 목적으로 음악 공부를 시킨 부모님과 달리  자신의 미래를 위해 유학까지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는 승조에게 감동받고,  그에게 반하게 된다. 그러나 전승조에게 이 결혼은 제 인생의 계획 중 하나였을 뿐. 그에게 아내는 최소 3년 뒤에나 필요했기에  당장 지유가 옆에 있어봤자 걸리적거릴 뿐이었다. 결국 이 모든 걸 알게 된 지유는 크게 상처받고, 보기 좋은 쇼윈도 부부로 살 계획이던 승조의 계획은 모두 틀어지게 된다. 그러나 지유가 벗어나려 할수록 전승조는 제 방식대로 그녀를 다시 옭아매려 하는데…….

충동

“곱게 자란 도련님이야.” 재혼을 위해 아버지가 딸을 집에서 내보내며 하는 말이 기막혔다. 같이 살 수 없으니 곱게 자란 도련님에게 가서 살라고 했다. 새엄마가 될 여자는 그녀를 만나자마자 더 기막힌 소리를 했다. “없는 집 애가 얼굴이 반반하면 불행해진다는데 어쩌니.” 그렇게 곱게 자란 도련님을 만났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받아들이는 조건을 제시했다. “네 전부를 바란다고. 싫으면 말고.” “말도 안 돼.” “내가 받아주지 않으면 너는 지금보다 훨씬 가치 없는 인간이 될 거야.” 그렇게 그들은 1년을 함께했다. 그리고 그가 사라졌다.  5년 후. 몰살. 누구는 그렇게 말했고, 개죽음. 또 누구는 목소리를 낮춰 뇌까리는 불운한 부친의 죽음과 함께 도일이 돌아왔다.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서은성.” 스물의 찬란하게 아름다웠던 그녀가 술에 취해 발그레한 뺨을 하고 웃던 모습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떠올랐다. 그리고 그 밤, 그들의 충동도. 그래서 왔다. 아버지의 죽음보다 그 여자가 궁금해서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