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유난히 겁이 많은 성격 탓에 ‘토끼 같다’고 놀림 받곤 하는 지은.스토킹을 당해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우연히 출근길 지하철에서 민건우라는 남자를 만난다.비틀거리는 그녀의 팔을 잡아준 건우를 스토커로 오인한 해프닝 이후로도두 사람은 종종 마주치게 된다.스토커의 존재를 두려워하며 떠는 그녀를 건우는 무심하게 보듬어주고그런 건우에게 지은은 점점 더 마음을 의지하게 되는데…….***“저기…… 건우 씨. 이제 손 놓아주셔도 되는데요.”불빛 아래에서 그와 마주 잡고 있던 제 손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였다. 아무도 그들이 이제 겨우 이름을 안 사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것이다. 그가 얼마나 단단하게 지은의 손을 움켜잡고 있던지, 지은은 감히 그것을 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남자가 흘끗 얽힌 손을 쳐다봤다. 그러고는 이내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돌렸다.“내릴 때까지만 잡고 있죠. 당신이 또 긴장할지도 모르니까.”그는 혼잣말하듯 ‘아, 아니지.’ 하고 중얼거렸다.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미간을 찡그리는 남자의 얼굴이, 지은은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순간 그의 까만 두 눈이 그녀를 바라봤다.“……도지은 씨가 긴장할지도 모르니까요.”긴장은 이미 하고 있었다. 이 남자, 민건우가 잡아준 손에 온기가 돌아왔던 그때부터.-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