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끝
달끝
평균평점
손끝 (개정판)

그는 내게 낯선 사람이었다.살짝 내리깐 눈과 그 아래 언뜻 비치던 연붉은 입술.점자를 더듬는 가느다란 손끝.그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건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그런 그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한 것은나의 관심이 그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까 봐.“나는 네가 손을 내밀 때 그 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잖아.”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그의 고백.“괜찮아. 내가 이렇게 먼저 잡아주면 되니까.”나는 그 아이 그대로가 좋고, 그는 이런 내가 좋다고 하니더는 고민할 것도 없었다.‘해보자. 나아가 보자.’맞닿은 가슴을 뚫고 그런 진심들이 빠르게 오간다.일러스트 ⓒ 매기

물꽃

그는 나의 과오로 인해 시커먼 물살에 집어삼켜졌다. 제대로 자각조차 하지 못했던 열여섯 어린 날의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남겨진 그의 아이. “좋아해.” 그와 똑같은 얼굴을 한 아이가 이제는 내게서 그를 지워내려 한다. 바람이 불었다. 파도가 부서지고 그 자리에 하얀 물꽃들이 남았다.

별빛이 내린다

13년째 질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강도훈과 이신우.초등학교 입학식 이후 줄곧 함께였던 그들은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도훈의 자취방으로 놀러 온 신우가 잠든 사이,신우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도로시’라고 쓰인 발신자를 확인한 도훈은알 수 없는 불안감과 질투심을 느끼는데…….소꿉친구 두 남자 대학생의 알콩달콩 퓨어 로맨스!일러스트 ⓒ 바트

새벽길

짝사랑이 시작되는 덴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오랜 시간 도원을 짝사랑해 온 익준은 도원이 다른 사람인 재우를 사랑하고,그 사랑에 아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괴로워한다.그러던 중 듣게 된 도원의 이별과 재우의 결혼 소식.익준은 자신의 감정을 자각한 이래 처음으로 고백을 결심하는데.* * *“자냐?”“아니.”의외로 대답은 바로 돌아왔다. 졸음기 없는 음성이었다. 손끝으로 마른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지난밤 녀석의 울음소리가 아직도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안 자면 똑바로 들어라.”“뭐―.”녀석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또 김재우를 떠올리고 있었는지 눈가가 촉촉했다. 그런 녀석을 보며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내가 우스웠다. 그럼에도 터져 나온 말을 막을 순 없었다.“나.”나는 녀석의 습관이 되고 싶었다. 일상이 되고 싶었다. 김재우를 좋아하는 것이 녀석의 습관이라면…….“너 좋아한다.”나는 기꺼이 그 대신이 되어 줄 수도 있었다.*15세이용가로 개정한 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