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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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평점
사랑이 목마르다

[15세 개정판]나는 두려워졌다.상처로 남은 기억이 있기에 더 겁이 났고, 무서웠다.“……자라.”하지만 또 놓치게 된다면…….앞으로 얼마나 큰 공허함과 박탈감을 안고 살아가게 될까?“말해, 아직도 사랑해?”다급하다고 느껴지는 나의 목소리가 떨렸다.똑딱똑딱.저소음 시계라고 장만한 벽시계의 초심이 지나는 소리가 들렸다.나는 초조함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넌, 정말 바보야. 나한테 사랑은…… 너 하나였어.”“!”“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닥터 러버(Dr. lover)]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강렬한 연인

[15세 개정판]아찔한 하이힐이 차에서 먼저 내려와 보송보송한 레드카펫을 꾹 눌렀다.조명에 의해 협찬받은 드레스가 빛난다. 크고 작은 환호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만들어도 그녀는 의연하게 섰다. 살짝 지은 미소가 아름다웠다.카메라 상단의 붉은 빛이 켜지고 렌즈가 그녀를 담을 때, 그제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멈춰야 할 때와 멈추지 말아야 할 때를 안다는 것.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되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호명했다. 익숙한 목소리에 그녀의 걸음이 멈추고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귓가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귀걸이 한 쌍이 찰랑찰랑 소리를 내며 따라온다.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속삭이며 그는 그녀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쳤다.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될 연인이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는다. 우아하고 고혹적인 그녀의 미소는 만인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그 곁을 지키는 남자도 행복한 모습이었다.

동창생

[15세 개정판]아무도 모르게, 둘만 공유했던 감정.아린 첫사랑은 세월이 지나 성큼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알콩달콩한 십 대의 서툰 표현.만약 과거의 그를 다시 만난다면, 아무렇지 않게 인사할 수 있을까?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널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 그 기억들이 소중해서…… 음, 난 그래.”잠기는 목소리에 윤지는 잠시 말을 멈췄다.땡땡이치고 함께 걸었던 교정의 봄꽃 향기가 아직 후각에 머무는 듯했고, 녹음이 푸르던 여름날의 호숫가에서 그와 읽었던 만화책. 보건실에 숨어들어 오수를 청했던 나른한 느낌까지 모두 선연하다.흙냄새 섞인 비를 피하느라 빨간 우산 아래 스쳤던 어깨도, 한산한 버스의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덜컹거리는 과속 방지 턱만 기다렸던 떨림도. 모두 잊지 않았다.그래서 그와 더, 감정적으로 얽혀선 안 된다고 여겼다. 윤지는 채 반도 먹지 못한 스테이크를 보며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그럼, 이제야 말하는 이유가 뭐냐?”말을 잊은 듯 잠자코 있던 진호가 빈정거리는 말투로 물었다.다 모른 척 넘기자면서 당장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이면…… 어쩌자고. 심장을 짓누르는 무게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인사하고 싶어서. ‘안녕?’ 이렇게.”부서질 것처럼 웃는 그녀가 안타까워, 진호는 입술을 다물었다. 소심한 성격 다 고쳤다더니, 새빨간 거짓말.

닥터 러버(Dr. lover)

의사라는 직업은 대체적으로 일반인보다 많은 삶을 접한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접하다보면 극한의 감정들을 소모하기 마련이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한계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라는 곳이다.이 소설의 주인공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라 볼 수 있는 최후의 전쟁터, 수술실을 드나드는 외상외과전문의이다. 그녀는 외과의다. 그리고 미혼모이다. 자꾸만 그녀를 여자로 만드는 남자가 나타났다. 잊어야만 했던 과거를 인정하게 만드는 그가.평탄하지 않은 그녀의 삶은 오늘도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술실에서 시작한다.[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