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연아, 난…… 네가 생각하는 그런 서인우가 아니야.”꼬맹이였던 강연, 점점 가슴에 스며들어 바위처럼 틀어박혀 버린 여자. 그의 눈을 가리고 마음을 가리고 오직 저만 보게 만들었던 여자.그를 위해 울어서 퉁퉁 부은 눈에 입을 맞추고 부드러운 뺨을 쓰다듬고 싶었다. 넌 이미 내 여자였다고, 다른 여자는 보이지도 않았다고 속삭여 주고 싶었다.오빠 친구인 인우를 졸졸 따라다니던 강연, 스물일곱 살의 그녀의 눈은 여전히 그에게 향해 있다. 오빠와 동생 사이를 넘으려는 그녀와 그 선을 지키려하는 남자.그녀의 해맑은 웃음을 지켜주고 싶었다.연아, 달아나. 내가 무너지기 전에, 널 내 삭막한 삶속으로 끌어들이기 전에.[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이 신음처럼 흘러나왔다.“닿고 싶어. 황수연, 너의 몸과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아무도 닿을 수 없는 그곳에 닿고 싶어.”사랑이 두려워 마음을 닫고 사는 남자와 만만치 않은 여자의 거칠고 뜨거운 사랑이 시작된다.“후회 안 해요?”“절대 후회 안 해요.”그렇게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여자들에게 단단히 치고 있었던 그의 방어막에 오히려 금이 갔다. 그 오늘만이라는 것이 일주일로 이어졌다. 그 일주일의 밤에 서로의 몸을 탐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무너지고 있었다. 이미 제 속에서 나온 수많은 마음의 가지가 수연을 향해 미친 듯이 뻗어갔다.집안에 흐르는 성향과 소유욕을 두려워하는 한성 상사의 부사장, 차준혁.감정의 큰 소요도 격정도 없이 그럭저럭 평온한 가정을 가지고 싶었다. 과도한 집착적 사랑에 스스로 침몰했던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그만두자. 차준혁, 여기서 멈춰야 해. 몸의 반응이 마음의 반응으로 넘어가기 전에 지금 멈춰야 해. 그렇지 않으면 멈…… 출 수 없을 거야.’뛰어난 능력과 매력을 갖춘 여자, 황수연, 얼음처럼 차가운 남자를 향한 2년간의 홀로의 사랑이 아프다. 시애틀 출장에서 그녀가 원한 건 단 하루, 그 하루면 힘든 사랑을 놓을 수 있을 줄 알았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