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이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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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안에 그놈이 산다 (개정판)

“그거, 그렇게 마시면 곤란해요. 스크루 드라이버를 다른 이름으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는 모양이에요?”“다른 이름이요? 스크루 바?”“큭, 레이디 킬러.”“에? 이렇게 달콤한데요?”“사악한 달콤함이죠. 함께 바에 간 남자가 여자에게 그걸 권하면 덮치겠다는 신호예요.”아, 그림이 말을 한다! 하진은 멀뚱히 그림, 아니 그분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죄어왔다. 그런 증상은 처음부터 그랬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듯한 외모, 미미하게 웃음을 짓는 것 같은 눈빛, 무엇보다도 단 한 번도 커피를 타 오라고 하지 않는 그 매너가 너무 좋았다.그분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하진은 꽃이, 아니 연기가 된 기분이었다. 아니 이분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혹시 나에게 관심이 있나? 착각할 정도로 그 달콤한 울림, 직접 듣지 않은 사람은 결코 그녀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중요한 것은 아마도 24층에서 근무하는 모든 여직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멀거니 서 있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캔 음료를 나눠 준 사람도 바로 그분이시다. 하진은 그 캔 음료를 가보로 물려줄 작정까지 했었다. 그걸 그녀의 사수 양 대리가 홀랑 까먹었을 때 양 대리의 목을 조르는 상상을 했더랬다.중요한 건, 그분이 자신에게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건물 모든 여자들이 욕망하는 그분 앞에서 하진은 세상에 둘도 없을 맹꽁이 짓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하루도 빠짐없이 쭉.

완벽한 놈

[15세 개정판]그녀의 남편이자 혜성 엔터테인먼트 대표, 성진우.그녀의 베프이자 B급 발연기자, 윤설.전생에 정말 그녀는 우주를 팔아먹은 것이 틀림없다.아님 분명히 윤설 그년을 등쳐먹고 살해했을 거다.그렇지 않고서는 베프란 년이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는 없는 거다.중요한 것은 저 친밀한 두 사람은 부정한 인간들이라는 점이고, 그 부정한 인간들 중 하나는 유부남이라는 점이다.무엇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윤설만 잡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그래, 저놈이 더 나빠.’결혼을 진지하게 생각을 하네, 마네. 책임감이니 신뢰니 떠벌리며 사람을 농락한 것은 다름 아닌 성진우 저놈이었으니 말이다.도연은 다가오는 그를 보며 이를 갈았다.기가 막힌 것은 그를 본 순간 자신을 배신하는 몸뚱어리였다. 진우가 시야에 들어온 순간, 또다시 반응하니.‘이건 원초적 본능일 뿐. 잊지 말자고, 저놈이 어떤 놈인지.’오늘 기어이, 너 죽고 나 사는 것이다!

48시간의 비밀

<15세 개정판>#현대물 #기억상실 #소유욕/독점욕/질투 #다정남 #유혹녀 #이야기 중심죽음의 문턱을 넘어 돌아온 아내, 서동주.스물일곱 살의 몸이지만 열일곱 살에 머물러 있는 그녀.그를 속수무책으로 무릎 꿇게 만드는, 마녀가 따로 없다.“우리 부부잖아. 그런데 왜 피해?”아니, 피하는 것이 아니다. 이건 대놓고 거부하는 것이다.“나에게 똥 냄새라도 나? 내가 싫어?”뭐 특별한 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남들 다 하는 거 한번 좀 해 보자는데, 저렇게 사람 민망하게 할 일이야? “하아, 너 진짜 감당이 안 돼.”..............“열일곱 살의 넌 날 미치게 만들어, 알아? 근데 내 취향은 스물일곱 살의 농염함이야, 빌어먹을…… 돌겠네.”불안장애에 악녀였던 아내가 요부가 된 비밀.48시간,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복수의 웨딩

휴양지의 낮은 뜨겁고, 밤은 열정적이었다.남자의 눈이 시종일관 그녀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를 핥았다. 끈적끈적한 밤의 열기로 잔 머리카락이 휘감기는 자신의 목덜미를 특히.‘분명 저 남자, 나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어. 매우 노골적이었어.’남자의 시선이 닿는 부위마다, 온몸의 세포가 성적 긴장감으로 살짝 떨릴 지경이었다.처음부터 이 남자를 유혹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남자와 눈이 마주친 바로 그 순간, 그녀의 몸은 그 성적인 메시지에 본능적으로 반응했다.재투성이 신데렐라, 강은하.이복 언니의 비열한 해코지에 복수하는 것은,언니가 짝사랑하는 남자를 유혹해 갖는 것!그녀의 불순한 목적에 그는 기꺼이 미끼가 되어 주었다.하지만 이복 언니의 음험한 마수에 의문의 사고를 당한다.그녀를 진정한 신데렐라로 만들어 준 남자, 성진우.5년 전 갑자기 사라져서 권나영이 되어 나타난 아내.온몸의 세포가 그녀가 권나영이 아닌 강은하라고 말한다.저 여자가 지옥이라고 해도 그는 상관이 없었다.기꺼이 그녀의 늪에 빠져 영영 헤어 나오고 싶지 않았다.

전생에 철천지원수

* 해당도서는 15세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테니스 동아리의 에이스, 황제후.그는 내 연애사에 똥물을 뿌리고 있는 전생에 철천지원수다.1차원적으로 단순한 테니스코트의 닥트훈트, 정다애.탱탱볼 같은 다애의 탱글탱글한 가슴이 그의 가슴에 짓이겨진 순간부터그녀만 보면 비정상적으로 심장이 요동친다.동아리에만 나오면 저 인간을 어떻게 골탕 먹여야 속이 시원할지 생각하느라 다애는 다른 건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무수리로 부려먹으려는 속셈이지. 그 철천지원수 자식, 연습량이 상당해서 공 치우는 것도 장난이 아니야.”그만큼 그녀가 공을 줍느라 오리걸음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러다가 장단지로 씨름을 하면 천하장사가 될 기세였다.그렇게 으르렁대며 앙숙이던 그가 밤의 제왕이 되어 그녀를 홀렸다.마치 악마가 홀려 대는, 인간의 이성을 태워 버리는 뜨거운 눈빛으로.“내가 너에게 얼마나 미쳐 버렸는지 모르지?”왜 이렇게 설레는 거야?“네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고 싶지 않아?”선배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약이 든 거 같아.감미로운 유혹이 담긴 음성에, 다애는 최면에 걸린 것만 같았다. 그것도 아주 달콤한 최면에.‘헉!’아니나 다를까, 그의 아랫도리가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 영향력이라는 것이 이런 의미인 줄 차마 몰랐던 다애는 얼굴이 빨개졌다.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철천지원수였던 남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게 말이 돼?

사라사 양장점

<사라사 양장점> “지독히도 모호하고, 끈질기게 불안한 것, 그것이 삶이다” 삶의 가장 안쪽을 어루만질 줄 아는 사람, 그녀의 삶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설이 되어 가고 있다 ■ 이 책에 대하여 ‘테러의 시간’과 ‘살림의 시간’ 그 사이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인간의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극한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소설로 형상화한 『나의 아름다운 마라톤』으로 2010년 <현대문학 장편소설상>을 수상했으며, 두 아이를 MIT 장학생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생으로 키운 연우네 이야기, 『우리는 공부하는 가족입니다』의 저자 이채원의 첫 소설집. 그의 이번 소설들은 삶의 구차함과 환멸스러운 것들로부터 삶의 단단한 희망을 끌어내는 작품들이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테러의 시간’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황폐화시키는지에 천착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보다는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들이며 그 ‘테러의 시간’에 굴복하지 않는 ‘살림의 시간’들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나가도 있다. 삼베 이불, 아보카도, 연두벌레 등등 너무 작고 사소해서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사물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일련의 단편은 누구나 삶의 모욕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고, 누구에게나 삶은 모호하고 불안한 것이라는 걸 다시금 환기시킴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이겨나가려는 의지야말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려는 절실한 욕구이며 그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 있다.

전남편의 향기

다른 여자가 생겨 이혼한 남편과 7년 만에 재회했다.“다시 시작하자.” “우리가 왜 이혼했는지 몰라요?”“그 여자랑은 진즉 끝냈어.”“관심 없어요. 다른 여자 찾아 봐요.”모질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전남편이 이사 온 옆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침실견

“내 동생의 개가 이렇게 손버릇이 나쁠 줄은 몰랐지.” 아픈 동생으로 인해 2황자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던 에스더. 그의 협박에 못 이겨 1황자의 방을 뒤지던 중 걸리고 만다. “어쩌면 좋을까? 이 예쁜 얼굴엔 죄가 없으니, 손만 잘라야 하나?” “사, 살려주십시오, 황자님!” 죽는 건 두렵지 않으나 자신이 죽으면 동생도 죽을 것이다. 벌벌 떨며 1황자의 앞에 무릎을 꿇자, 그가 허리를 굽혀 제 턱을 들었다. “방금 그 표정, 마음에 드네.” “…….” “넌 이제 내 개가 되어야겠다.”

다른 여자는 없어

“결혼 후에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셔도 괜찮아요.” 처음 본 맞선 자리에서 당당히 외도를 허락하던 여자. 침대 위에서도 고고할 것 같은 여자가 기막히고 궁금해졌다. “내가 만약 허연서 씨만 원한다면요?” 도자기 같은 얼굴에 금이 가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뜻밖인지 여자의 놀란 얼굴이 기이한 쾌감을 가져다주었다. “아내로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럼 지금 올라가죠.” “…….” “방금 당신이랑 결혼하기로 결정했거든.” 그들은 5성급 호텔 카페에서 맞선 중이었다.

남편의 첫사랑

“어릴 때 날 구해준 첫사랑과 결혼할 생각입니다.” 맞선 자리에서 당당히 첫사랑과 결혼하겠다는 남자.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도 그녀의 첫사랑이었으니까. “그 분이 나타나면 이혼해 드릴게요.” 어떻게든 그를 붙잡아 결혼했다. ‘그냥 마네킹을 보는 눈빛이었어.’  비키니를 입어도 제게 관심 없는 남편을 보면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편의 첫사랑이 부러웠다. “하아…….” 그러던 어느 날. “하, 연초야…….” 남편이 탁한 목소리로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잠든 그녀의 옆에서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안아주세요.” 덕분에 한때나마 행복을 누렸다. 마침내 재환의 첫사랑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재환 오빠?” 이제 달콤한 백일몽에서 깨어나야 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