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출장을 계기로 미국에 가게 된 채아. 그곳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된다.“우와, 당신 입술이, 되게 예쁘네요.”꾹 다물어진 입술이 만지면 왠지 풀릴 것만 같아 채아는 손을 들어 그의 입술을 쓸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 가지 못했다. 곧바로 행동을 저지당한 그녀는 등에 느껴지는 차가운 벽과 입술에 느껴지는 뜨거운 온기로 인해 놀라 눈을 도록도록 굴릴 뿐이었다.놀랄 새도 없이 그녀의 입술을 훔친 에드윈. 그러나 한 여름 밤의 꿈처럼 한국으로 돌아온 후 에드윈에게선 단 한 번의 연락도 오지 않고, 짧았던 기억만큼 쉽게 끝나 버린 인연에 채아는 아파했다.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인연이 다시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앗-”시선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있자, 그가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시각을 잃고 나니 다른 감각들이 더욱 예민해졌다. 너무나도 소중해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제 얼굴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 따뜻한 그의 품, 그리고 그와 나의 숨소리.“하아- 채아, 너무 예뻐.”다람쥐 쳇바퀴처럼 돌며 반복되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이었다.[이 작품은 15세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