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노Kuno
쿠노Kuno
평균평점
절애지

오랜 짝사랑이 결국 끝을 맺자 범재는 우울함에 사로잡힌다.기분 전환을 위해 찾아간 단골 bar. 거기서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태운을 만난다. "나, 그쪽 알아요.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요? 우리 또 만나게 될 거예요."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만남이 그의 말대로 다시 이어지고, 태운은 범재에게 관심을 드러낸다."좋은데 이유가 필요해요? 원래 사람한테 호감을 갖게 되는 건 오 분이면 충분해요."범재는 솔직하게 부딪혀오는 감정이 그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앓고 있는 실연이 아프고 힘들어 확실히 쳐내진 못하는데...\"당신이 비겁한 사람이라 다행이에요. 계속 의심해요. 계속 경계해요. 그렇게 온전히 내 생각만 해요."[15세 개정판]

모르페우스

[15세개정판] “저, 저기…… 제가, 제가 처, 처음……이거든요?” “이제 와서 싫단 말을 하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남자가 빙글빙글 웃으며 속삭였다. 겨우 멀어지던 죽음의 공포가 또다시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아, 아니, 그게, 그게 아니라요. 저…… 그, 그러니까…… 사, 살살……” “음?” “그러니까…… 살살…… 잘, 부탁드……립니다.” 죽음 앞에 사람은 비굴해진다. 살아남을 수 있다면 무언들 못 할까. 노멀이고 노멀인데다 노멀이지만 여기서 살아나갈 수만 있다면 앞이든 뒤든 동성에게 다 내어줄 수 있다. 상현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비굴하게 다시 애원했다. 하란 대로 다 할 테니까, 다 줄 테니까, 그러니까 살살……, 나 처음이니까 제발…… 살살만 좀 다뤄주세요. 제발…… 살려만 주세요.

원수를 사랑하라

모든 것이 일그러졌다. 번개가 내리친 이후 가웨인은 전혀 낯선 세상에 와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하필 제일 싫은 아이작을 마주했다.가웨인은 그가 싫었다. 도무지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그의 무뚝뚝한 표정이 싫었다. 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담담하고 침착한 그의 말투가 싫었다. 사람을 내려다보다시피 하는 오만한 무기질의 눈동자도 싫었다. 인간미라고는 눈 씻고 찾으려도 찾아볼 수 없는 주제에 또 얼굴 하나는 제국 제일이라 칭송될 정도로 예쁜 것도 싫었다.그러나 현실은 그 싫은 인간에게 의지해야 할 판.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어이없는 차원 이동이 아이작의 작품이며, 가웨인은 거기에 휘말린 것이었다?저를 도와줄 사람도 그뿐이라 차마 화도 내지 못하는 가웨인에게 아이작은 아무 감흥 없이 돌아가는 방법은 모른다고 말하고, 방법을 찾는 동안 자신의 집에 머물라고 말한다.그렇게 시작된 가웨인과 아이작의 지구 동거기. 그러나 원수 같던 아이작과 함께 생활하며 두 사람의 사이에 묘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데…….“넌 대체 정체가 뭐야?”“…….”“좋아하는 게 있긴 해?”“…….”아이작이 말없이 가웨인을 봤다. 그 시선이 형형하고 집요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