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다은
달다은
평균평점
존재의 이유

“유한현. 이름 예쁘네.”그 따스한 한마디로 화민은 한현의 인생에 스며들었다.두 사람의 작은 세계엔 서로가 전부였다.하지만 몰랐다.이렇게 난데없이 위기가 찾아올 줄은.한현은 화민에게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어도보잘 것 없는 현실 탓에 그저 마음에만 그칠 뿐이었다.그런 한현이라도 늘 밝은 미소로 함께해 준 화민.한현은 화민의 미소를 아는 건 자신뿐이길 원했다.그런데, 누군가가 조금씩 화민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작지만 견고했던 두 사람의 세계가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유한현한테는 김화민만 있으면 돼.그러니까 지금처럼 내 품에 있어 줘.“

불건전한 남편

“아내로서 대접받을 생각 따위는 하지 마. 겨우 1년 짜리니까.” 차이건과 이연우의 결혼 계약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없었다.그럼에도 연우는 첫사랑이었던 이건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고 만다.하지만 이건은 그녀의 감정을 짓밟고,그로도 모자라 계약 당시의 약속까지 저버리며 연우를 배신한다. 지쳐가던 연우는 뱃속에 자리 잡은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고,아이만큼은 지키기 위해 이건으로부터 달아나는데……. 달다은 장편 로맨스 소설<불건전한 남편>일러스트: 연초롱

착각의 늪

두 눈을 질끈 감고 입고 있는 원피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어딘가 짓씹는 음성에도 은채는 말없이 단추를 풀어 내려갔다. 목에서 시작된 단추가 쇄골을 지나 가슴께에 다다랐을 무렵, 팔목이 잡혔다. 지금껏 눈을 감았던 은채의 눈이 빛을 보기 위해 뜬 순간, 어딘가 뒤틀린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물었는데.”“그거야 봉사하려고…….”“봉사?”“네. 그러려고 부르신 거잖아요.”어딘가 뒤틀린 표정을 짓고 있던 남자의 표정이 일순간 멍해졌다. 그 사이 은채는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남자가 손을 뻗었지만, 은채의 원피스는 이미 다 풀어져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었다.“하. 미치겠네.”어딘가 울리는 낮은 소리였다. 남자는 제 앞에서 수치스러워하는 표정의 은채를 보며 이마를 짚었다.“나는 그러려고 당신을 부른…….”그녀의 손이 남자의 넥타이를 잡았고, 그녀의 원피스는 이제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었다. 남자를 말을 잇지 못하고 이마를 짚었다. 그는 은채를 향해 물었다. “내 이름은 알아요?”“도백우.”“맞아. 하아, 내가 이러려고 당신을 여기로…….”백우는 끝말을 삼켰다. 제 넥타이를 쥐고 있는 손이 덜덜 떨리면서도 제게 다가오려고 애쓰는 여자의 모습에 남자는 혀를 찼다. 오해가 있는 것 같지만 백우는 앞에 차려진 밥상을 걷어찰 정도로 머저리는 아니었다.“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봐요. 네가 할 수 있는 거, 뭐든 다.”

탐욕의 덫

남몰래 짝사랑했던 남자가 제안한 하룻밤.비참했지만, 그걸 거절하기엔 이현의 마음이 너무나도 컸다.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희망이 생겼고,한 자락의 애정이라도 피어났으리라 여기며 이현은 가까스로 마음을 고백했다.“……좋아해요.”하지만.“이 정도는 받아야 계산이 맞지.”차가운 목소리,거짓된 속삭임,계산적인 관계는 그녀가 착각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이현은 결국 빛바랜 사랑을 버리기로 결심했다.“더는 전무님을 사랑하지 않아요.”“……말하지 마.”그러나 후련하게 보내줄 줄 알았던 하준은결코 이현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일러스트: 연초롱

피할 수 없는

“너 돈 필요하잖아.” 어린 노을에게 우연한 기회로 찾아온 행운,  그 대가는 곱절의 불행이었다. 인생의 벼랑 끝에 밀려 죽어버리려는 그녀에게 찾아온 남자, 반의준. “연기. 누구보다 날 사랑하는 여자가 되어 보라고.”  모두가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는 남자. 의문스러운 남자의 제안은 벼랑 끝까지 밀린 그녀에게는 동아줄이었다. “입 맞추고 싶다고 하면 싫어하려나.” 피해야 하는데. “네가 싫다고 하면 안 해.” 피해야 하는 걸 아는데. “정노을. 입 벌려야지.” 알면서도 다가오는 이 남자를 도저히 피할 수가 없다.

열렬하게 바람

“우리 꽤 잘 맞지 않았나?” 대뜸 건네는 말에 세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처음 끌려 나온 맞선 자리였다. 한 번 보면 잊힐 외모가 아니니, 만난 적이 있다면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 “뭔가를 착각하신 것 같은데. 저희는 오늘이 초면인데요.” 남자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잘 떠올려 봐요. 나는 꽤 좋았거든.” 로열그룹의 뻐꾸기로 살아온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싶다는 충동으로 벌인 일탈. 잊으려고 했던 그 밤이 다시 떠올랐다. 가늘고 하얀 손목을 뭉근하게 매만지는 손길에 세연의 얼굴이 굳었다. 그의 엄지가 닿는 곳마다 불에 타는 것 같았다. 남자의 눈에 고인 열기가 진득했다. “계속 그렇게 얼굴을 붉히면 나 못지않게 당신도 좋았다고 생각할 텐데.”

오해의 덫

“해나야, 이제 널 사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뜻이야.” 잔인하게 그녀를 버려놓고, 다시 만난 최진헌은 그녀에게 덫을 놨다. 그녀의 집안을 빌미로 해나를 흔들고, 뒤집어 놨다. 자신이 알던 다정했던 남자는 없었다. 그래서 더는 기대 따윈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뭐 해. 벌려.” “…….” “그래야 네 쓸모를 증명하지.” 해나는 여전히 진헌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다. 진헌이 쳐 놓은 덫에 걸린 해나는 아픔에 헐떡였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수 없는 오해의 덫이었다.

몹쓸 비서

“태건이 비서로 들어가라.” “…….” “내 손자가 뭘 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하나하나 다 모아서 내게 전해 주렴.” 에스원 그룹의 사용인으로 일하는 유하에게 떨어진, 그룹 총수 명숙의 명령. 어릴 때 남몰래 풋사랑을 품었던 도련님을 감시하는 일이었지만, 해야 했다. 그게 갈 곳 없는 자신이 거둬진 이유였기에. 하지만.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최태건 이사님.” “나만 보면 시선도 못 떼서 마음이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네.”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그가 제안을 해왔다. “내 사람 하는 건 어때.” 그는 그녀를 거침없이 흔들었다. “나를 감시하는 건 똑같아.” “그건……!” “그러니까 나를 선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