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작전> 데인은 눈을 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그의 어두운 마음 한 구석으로 그녀의 영상이 밀고 들어왔다. 너무나 생생해서 그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 젖은 파자마... 어깨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 두려움과 당황함이 혼합된 커다란 눈동자... 자그마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곡선미를 드러낸 모습.... 그는 재빨리 눈을 뜨고는 찻주전자에 시선을 집중했다. 요란하게 휘파람 소리를 내는 주전자 소리에 그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스토브를 끄고 주전자를 들어올려 도자기로 된 찻주전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을 따라 부었다. 그가 손에 주전자를 들고 컵이 놓여져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자 제시가 욕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서둘러 침대로 가서 발목까지 내려오는 타월감으로 된 무거운 목욕가운을 입었다. 그녀는 방패처럼 패치워크가 된 퀼트천을 집어들어 머리카락을 빗질하고는 리본끈으로 느슨하게 뒤로 묶었다. 그녀의 뺨은 열기로 발그스름했고 그녀의 눈동자는 유리처럼 반짝거렸다. “괜찮소?” 그가 물었다.
<버림받은 인어> 그리고 어디를 보든 사람들이 이리저리로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꼬리를 갖고 있었다! 인어였다! 수 백 명도 넘는 것 같았다. 우아하고 날씬한 긴 꼬리에 금줄을 걸고 있는 인어도 있었는데, 그 옆에는 어린이 인어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어떤 인어는 아기 인어를 등에 업고 있었는데, 슬링(아기를 업을 때 쓰는 포대기의 일종) 아래로 분홍색의 자그마한 꼬리가 나와 있었다. 한 통로 밖에는 여러 명의 인어들이 한 데 어울려 웃고 떠들며 헤엄쳐 가고 있었다. 모두 그물로 만든 가방을 팔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 인어 3명이 같이 앉아 있었는데, 꼬리는 빛이 바랬고, 주금이 져 있었다. 얼굴에도 주름이 많았지만, 웃으며 말하는 그들의 눈은 맑게 반짝이고 있었다. “배 바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인어식 마을이지.” “쇼나, 이러다가 지각하겠다.” 높게 머리를 틀어 올린 여자 인어가 옆으로 다가왔다. “이제 5분만 있으면 종이 울릴 거야.” 그 인어는 말을 마치자마자 꼬리를 세차게 저어서 앞으로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