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으로 유난히 가혹했던 1940년의 서울그곳에서 피어난 가슴 아픈 사랑친부모에게 버림받은 후 가난한 구두닦이의 손에 길러진 시영. 그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딱새(구두닦이)가 되지만 가슴 한편에 또 다른 꿈을 품는다. 그것은 바로 글자와 영화를 배우는 것이었다. 평소 시영을 좋아했던 단골손님 김 사장은 그가 야간학교를 다니고 영화 공부 또한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김 사장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니던 시영은 어느 날 앞이 보이지 않는 옥슬을 만나게 된다.“저를 어찌 생각하신지 모르겠지만 눈이 안 보인다 해서 양심까지 먼 여자는 아니에요. 하룻밤 노닥거릴 상대를 찾으신다면 당장 시쇼쿠쯔(사창굴)나 찾아가세요. 아마 경성의 절반이 그곳일 테니.”“오해 말아요! 나는 정말 다쳤고 잠시 목이 타 뜨거운 차 한 잔을 먹고 싶은 것뿐이라고요! 그리고…….”시영은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겨우 말을 이었다.“아가씨에게 묻고 싶은 것도 있고요.”“절 아시나요?”“정 궁금하면 차 한 잔만 같이해요.”구두닦이와 부잣집 수양딸의 비밀 연애그들의 사랑에는 거짓이 섞여 있다옥슬의 웃는 모습에 반한 시영은 그녀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전화교환수로 일하고 있는 그녀 역시 그가 싫지 않은 듯 마음을 연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 나가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야간학교 선생이라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그녀에게 진실을 고백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려는 순간, 그녀가 부잣집 김 사장의 수양딸임을 알게 되고 그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었던 가슴 아픈 첫사랑 《반달과 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