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라는 정다훈을 사랑했다. 남매로 자라 오빠, 동생, 동기 같았던 그를.정다훈 또한 장해라를 사랑했다. 남매로 자랐고 지금은 그의 매니저인 그녀를.그러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전에 닥친 불행.끝인 줄 알았던 죽음과 함께 새로운 시작이 열렸다.“어머나, 정신이 들었어요?”‘보면 모르시나.’저도 모르게 이죽거림이 새어 나올까 봐 해라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한재아 씨, 정신이 드세요?”눈이 있으니, 보면 몰라? 정신이야 들……. 뭐, 한재아? 이 사람 지금 뭐라는 거야?해라는 고개를 흔들었다.“난…….”목소리가 채 나가기도 전에 천장이 휭 돌았다.“한재아 씨!”
“미쳤어.”“내가?”“아니, 내가.”언제부터인가 그의 시선 앞에 서면 음탕하고 퇴폐적이 되고 싶었다.어떤 방식으로든 그를 제 곁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게 묶어 두기 위해서.그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순간, 이 세상의 빛은 완전히 바래 버릴 것만 같다.“난 그 아이를 알아. 그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그 아이가 어떻게 웃는지, 그 아이가 어떻게 우는지…….”그녀의 입술을 맛보는 순간부터 이미 나쁜 놈이 되어 버렸다.특별한 것 없어도 온누리는 온누리, 그녀 자체가 그냥 좋았다.강물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짜릿하고 소소한 추억들이 쌓여 간다.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