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론
희론
평균평점
비와 모란

오메가버스 기반, 알파를 기피해 왔던 오메가가 늘 피해 왔던 알파에게 각인되는 이야기. 단짠단짠을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갑니다.-본문 중에서-꿈을 꾸는 것도 깨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저 알았다. 밤새도록 자신을 쓰다듬고, 기도하듯이 괜찮다고 속삭이는 것을. 지옥의 업화 같은 불길에 화상 입고 진창 속에서 허우적대던 몸이 기도와 손길에 위로 오르고 입맞춤으로 정화되는 것을.그가 점점 멀어졌다.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한 기분에 목멘 소리로 외쳤다. 가지 마. 가지 마. 의식을 수면 위로 끌어와 눈을 뜨자 새벽이 어슴푸레 밝아 있었다.구속복을 입은 듯했던 몸이 거짓말같이 가뿐했다. 죽을 것 같았던 고통의 증거는 미약하게 남은 열 뿐이었다. 땀과 체액에 젖어 있던 몸은 깨끗하게 닦여 옷까지 갈아 입혀진 채였다. 태화의 눈이 닫힌 방문을 향했지만, 의식은 방문 너머의 누군가를 보고 있었다. 분명 아무것도 볼 수 없어야 하는데도, 태화는 방문 너머에 있는 주회의 존재를 보는 것보다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는 마치 비가 갠 후 더 또렷하고 진해 보이는 풍경처럼 다른 모든 것을 태화의 의식 속에서 밀어낸 채 그렇게 생생하게 자리하고 있었다.태화는 직감했다.자신이 주회에게 각인되었다는 것을.[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