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헤스)
김영희(헤스)
평균평점 3.50
어쩌면 사랑이라서

친모에게 버림받고 친부와 계모의 냉대 속에서 자란 은형.그녀는 결혼 상대방만큼은 스스로 정하기로 결정하고 한 남자를 선택하는데…….서은형, 그녀에게 있어서 결혼은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었다.그래서 그녀는 도강우, 그 남자를 결혼 상대방으로 선택했다.자신에게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을 남자.제 삶에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그런 남자.“제가 바라는 건 간단해요. 서로에게 애정을 기대하지 않을 것.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을 것.”은형이 강우에게 청혼하면서 제시한 요구 조건은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덤덤하게 그녀의 제안에 한 가지를 덧붙여 대답했다.“조건은 마음에 들지만, 한 가지 확인은 해봐야 결정을 내릴 수 있겠군요.”너무나도 무심하고 건조한, 조건부 승낙이었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고요한, 소란한 고백

당신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소리로 채워져 있나요?    사랑을 말하는 애틋하고 달콤한, 닿을 수 없는 목소리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동화, 새끼 악어 크로코 시리즈의 작가 서동은. 그녀는 쌍둥이 언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그 상처로 많은 것을 잃은 채 살아간다. 밝은 웃음과 긍정적인 성격, 세상의 다양한 소리들까지.    동은과 달리 세상에 맞서 성장해가는 크로코. 동은은 용기를 내어 작가 사인회에 참석하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 아수라장 속에서 그녀를 구한 것은 이웃집에 살던 친구이자 첫사랑 류동화.    그를 다시 만난 후 동은의 세계에 미세한 울림이 생기기 시작하고, 동화는 오랫동안 숨겨 왔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고 하는데…….   그가 그녀에게 전하는  고요한, 소란한 고백

펫의 유혹

“지금 신랑 도망간 거 맞죠? 맙소사.” 결혼을 약속했던, 아니, 결혼식장까지 함께 들어왔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달아나버렸다. 그리고 그날,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대신 동네의 포장마차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던 해수의 앞에 하진이 불쑥 나타났다. 제 단짝 친구의 남동생인 하진. 그녀가 ‘댕댕이’라 부르며 어릴 적부터 귀여워했던 그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나랑 자.” 동생이라고만 생각했던 하진이 그녀를 뒤흔들어 놓았다. “딱 일주일만 전부 잊고 나랑 지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잔설(殘雪)

겨울의 한복판에서 첫사랑과 재회했다.크리스마스이브. 청소 용역 업체 ‘뽀득뽀득’의 최우수 직원인 설원은 동료를 대신해 청담동의 고급 오피스텔로 향한다. 벨을 누르고 꽤 까다롭기로 소문난 고객을 기다리던 그녀는 문을 열어 준 남자를 본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고등학교 3년간 수도 없이 고백했고, 딱 그만큼 걷어차인 첫사랑이자 ...

이웃집 담 너머

아무것도 모르는 그 남자 앞에서상처 많은 열아홉 살의 ‘우서인’은 사라지고,사랑만 받은 스물일곱 살의 ‘권나희’로 변신한다.“……원래 이렇게 제멋대로예요?”재미있고 순수한 ‘권나희’와 사랑에 빠진 남자, 길모윤.“그건 아닌데요. 제가 얼...

물 그림자

<물 그림자> 달빛마저 구름에 가려진 밤의 형장, 서학으로 잃은 오라비의 시신을 찾기 위해 절박하게 시체 더미를 파헤치는 여인이 있었으니 폐족이 된 정씨 가문의 외동딸 정혜서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나타난 그가 묵묵히 도와주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름처럼 한없이 고독해 보이는 그를 마음에 품게 되리라고는……. “그분이 고요히 가라앉은 못이라면, 저는 그 가라앉은 못의 그림자가 되겠어요.” 온갖 기화요초가 피어 있지만 실상은 피비린내 나는 감옥인 궐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모습을 지울 수밖에 없는 사내가 있었으니 비운의 세자 이담이다. 연모라는 감정은 자신에게 가당치도 않고, 적에게 약점을 쥐여 주는 독이 될 것임을 알기에 그는 꿈조차 꿀 수 없었다. 야속한 운명이 애써 밀어냈던 그녀를 결국 자신의 곁자리로 안내하기 전까지는……. “독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마실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오는구나. 내게는 그 여인이 그런 존재가 되었으니 어찌하겠느냐.”

탄주(彈奏)

<탄주(彈奏)>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하나요. 화룡국을 좌지우지하는 삼상 중 한 명인 태사의 여식 가희. 집안의 권세에 맞지 않게 아픈 몸과 여린 심성을 타고난 그녀는 비 오는 어느 날 금을 타는 홍결을 만난다. 이 우연한 만남은 스승과 제자의 사이로 이어지고, 가희는 늘어 가는 탄주 실력만큼 홍결을 사모하는 마음을 몰래 키워 나간다. 하지만 예정되어 있던 현청대군과의 혼사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더 이상 숨겨 두었던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데……. ▶잠깐 맛보기 “처음 뵈었던 날부터 지금까지 줄곧…… 사모했습니다.” “……아가씨.” “사모했습니다. 사모하고 있습…….” 가희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듯싶더니 이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홍결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 여인이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금을 가르치면서 만난 그녀는 그저 조용하고 수줍음 많고 여린 듯한 여인일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과 혼인할 여인이었다. 이용 가치가 사라지면 버리고자 한 여인이었다. “혼인을 하실 것 아닙니까.” 홍결의 입에서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가희는 눈을 질끈 감으며 대답 대신 고개를 희미하게 끄덕였다. “한데 이 무슨 짓입니까. 아가씨께서는 지금, 지아비가 될 자를 두고 다른 사내에게 부정(不貞)한 마음을 품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혹여 제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십니까.” “저는 그저, 오늘이 마지막이기에……. 다른 마음을 품은 건 아닙니다. 다만 단 한 번만이라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뿐이었습니다.”

잠자는 우리 집 도롱이

교원은 늘 그런 집을 꿈꾸었다.작은 정원이 있고, 혼자 차를 마시기 좋은 테라스가 있는 집.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락방이 있는 집.그토록 꿈꿔 왔던 집에 상상조차 못 한 불청객이 나타났다?!“아저씨, 누구예요? 누군데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와요?”자그마한 여자가 잔뜩 흥분한 채 따박따박 따지고 들더니당당하게 전...

다시 시작하는 연인의 자세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 의식을 잃은 쌍둥이 남동생.절망이 너무나 깊었던 열여덟의 한소리는좋아한다 말하는 도연마저 놓아 버리고, 그렇게 혼자가 되었다.그리고 어느새 6년, 우연히 그가 눈앞에 나타났다.정이준이라는 이름의 잘나가는 대한민국 톱배우의 모습으로,“내가 왜 아무 상관이 없어? 네 동생, 내 친구인 건 까먹었냐?”&ld...

미스터 삵과의 동거

7년째 사귀던 남자와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악몽 같던 날, 호랑은 이상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고양이 귀를 닮아 쫑긋거리는 귀는 뭐야? 게다가 저 북슬북슬한 꼬리는 또 뭐고?그런데 이 남자, 더 이상한 소리를 해서 호랑을 경악하게 만드는데…….“너, 내 아이를 낳아라.”삵 가문의 정통 후계자, 강현교와 맹한 아가...

내 집에 유령각시

두 달 전, 잠이 들었다 목이 말라 깨어났을 때 주원의 눈에 보인 것은 낯선 집이었다. “……뭐, 뭐지? 대체 여기가 어디야?”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당황하던 그때, 그녀의 귀에 들리는 남자 목소리. 정신 똑바로 차려, 이주원. 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잖아. 참을 틈도 없이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가 그대로 툭, 뺨을 타고 떨어졌다. 남자의 다리가 서서히 그녀에게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사시나무처럼 떨다가 울먹였다. “제발 살려 주세…… 으악!” 그리고 잠시 후. “어?” 남자는…… 그녀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전화 통화를 이어 갔다. 마치 그녀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잠들면 한 남자의 집에서 영혼으로 깨어나는 유령 각시 주원과 집에서 종종 보이는 다른 사람의 흔적에 의구심을 갖는 남자, 시준이 만났다?! 두 사람이 보여 주는 유쾌하고 달콤한 로맨스!

못다 한 말

새로 발령 받아 출근한 첫날, 직속 상사에게 인사를 하러 간 주은.그녀를 직접 비서로 지명했다던 상사는 한때 제 오빠였던 남자, 강주혁인데…….윤주은으로 태어나 9년.강주은이 되어 8년,악착같이 살아가는 그녀는본래 주인인 강주혁이 나타나자마자 밀려났다.그리고 다시 윤주은으로 돌아와 12년.겨우 자리잡은 이 자리조차잊었던 그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뒤흔드는데,“날 똑바로 봐, 윤주은. 너를 원하는 나를 보라고.”그에겐 주은은 단 한순간도 동생이었던 적이 없었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녹차와 마카롱 외전 - 특종

삼십 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도경 엔터프라이즈’의 상무 직책까지 올라간 남자, 장도준.정·재계 비리의 온상을 취재하고 있는 ‘연성신문’의 경제부 신입 기자, 우선혜.뱀파이어 도준의 아내였던 그녀가이번 생에서는 신입 기자로 다시 도준의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그럼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바쁘실 텐데 실례 많았…….”“도와드리겠습니다.”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선혜와 달리도준이 뱀파이어로서 팔백여 년을 살며 터득한 것은“그 취재 말입니다.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예? 도, 도움이라니요? 아니, 왜요?”적당히 어울리는 시늉을 하며 살아가는 법. 그런 것들이었다.“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다고 해 두지요.”“겨우 그런 이유로, 저를 도와주시겠다고요?”도준은 그녀를 잠시 응시하다가 이내 싱긋 웃으며 그 손을 맞잡았다.“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우선혜 기자님.”그 순간, 선혜의 가슴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정체를 숨기며 살아가는 것이 익숙한 뱀파이어와정체를 밝히며 살아가는 것이 익숙한 신입 기자의 특종 같은 로맨스★ 본 도서는 15금 개정판 도서입니다.

녹차와 마카롱

“세상에는, 말이 안 되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는 하지.”비릿한 피 냄새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목에 난 구멍,이영은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도망가려고?”재계 1위 도경그룹 후계자, 채서원의 비밀.“결혼하자.”비밀을 지키기 위한 뱀파이어의 뜬금없는 청혼.“같이 웃고 얘기하고, 그럴 수 있게 해 준 거요. 그게 고맙다고요.”그 누구도 믿지 못할 비밀을 지키기 위한 수단은한영일보 막내딸을 감옥 같았던 집에서 탈출시켜 주었다.설령 거짓으로 얻어 낸 것이라 할지라도,“너를 허락해 줘.”주체할 수 없을 만큼 벅차오르는 가슴은 진심이었다.쌉싸름한 상처를 가진 여자와달콤한 속내를 감춘 남자의 힐링 로맨스

이토록 너를

“달아날 기회는 지금뿐이야, 윤세정. 싫으면 나를 뿌리치고 나가면 돼.”세정은 사랑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보았다.그 여자는 제 오래된 친구인 신우의 연인이자 자신의 대학 동창이었다.연인과 친구에게 한꺼번에 배신당한 뒤, 세정은 그들을 향한 복수심에 충동적으로 신우와 함께 밤을 보내게 되고.그날 이후 그녀는 더 이상 친구일 수 없게 된 신우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그와 자신은, 이제 어떤 관계가 된 것일까.<본문 중에서>“미, 미안해. 내가…….”“이대로 내버려 둘 마음 없어.”신우가 세정의 말을 가로막고는 젖은 손수건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말라붙은 눈물 자국 때문인지 눈가가 쓰라린 걸 느끼면서도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는 알 수 없는 시선으로 세정을 쳐다보다가 다시금 말을 이었다.“친구와 하는 일은 없으니까.”“……!”신우는 제 말에 곧바로 동요하여 마구 흔들리는 시선으로 저를 쳐다보던 세정을 향해 폭탄선언이라도 하듯 재차 말했다.“사귀자, 우리.”[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지옥의 이면

“지옥에 온 걸 진심으로 환영해.” 그리고 루이즈는 카밀의 지옥 안에, 기꺼이 발을 들여놓았다. “……오랜만이야, 루이즈.” 사내, 아니, 카밀은 입꼬리를 올린 채 루이즈를 향해 입을 열었다. 때마침 달빛이 환하게 쏟아져 들어와 어둠을 걷어낸 탓에, 그의 모습이 선명히 드러났다. 금발에 푸른 눈. 곧게 뻗은 콧날과 단정한 입매. 그 모든 게 루이즈의 기억 속 단 한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분명 그가 틀림없었다. 방금, 달빛에 드러난 그의 얼굴은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카밀.

괴물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이럴 거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왕실 최초의 쌍둥이는 불길한 존재로 낙인 찍혔고, 로엘린은 자신을 지운 채 별궁에 갇혀 살아야만 했다. 안 그래도 억울한데 쌍둥이 언니 대신 괴물의 신부가 되라고……?'차라리 잘된 일이야.'이 커다란 감옥을 벗어날 수 있다면 괴물 황제의 아내가 되어 주겠다. “세로이프에 온 것을 환영하오, 에리타 왕녀.”“제국의 주인께서 이렇듯 반겨 주시니 영광일 따름입니다.”잔뜩 각오를 다지고 제국으로 향한 로엘린.그런데 괴물이라던 케르겔이 의외로 자상하다.“로엘린. 그대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원래 이름보다 이쪽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자꾸만 이상하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케르겔 앞에서로엘린은 무사히 가짜 신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네 손을 잡으면

모친의 자살. 그 일로 말미암아 세정은 당시의 기억을 부분적으로 상실했다.사라진 기억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고등학교 동창회에 매번 꼬박꼬박 참석하는 그녀.하지만 기억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동창 중 한 사람일 뿐인 석원과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그렇게 하룻밤으로 끝날 줄 알았던 석원과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좀 웃긴다.”“뭐가?”석원은 마치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세정을 돌아보며 물었다.“너랑 나 말이야. 웃기잖아. 여기 이렇게 단둘이 있는 것도 웃기고.”“…….”“딱히 우리가 친했던 적도 없는데.”가볍게 덧붙인 말이었다.하지만 석원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러게. 웃기긴 하다.”그리고 뒤늦게 돌아온 그의 대답은 씁쓸함을 품고 있었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당신이 나를, 이렇게

저는 계속 점점 더 좋아질 거예요.다른 사람의 희생 위에 살아남은 그녀, 홍연두.그렇기에 그녀는 남들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살아가야 했다. 씩씩하게, 멋지게. 그것이 저를 구해준 사람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했기에.그렇게 살아가던 연두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제가 홍연두 씨의 마음에 같은 마음으로 답하지 못한다 해도…… 그래도 저를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부모를 일찍 여의고 쌍둥이 형과 단둘이 남았던 남자, 민재혁.그러나 형마저 그의 곁을 떠나버린다. 위험에 처한 한 여자를 구하고 정작 본인의 목숨은 구하지 못한 것이다.남들은 의인이라며 죽은 쌍둥이 형을 기렸지만, 다 부질없는 짓일 뿐이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에게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자꾸만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1층의 커피숍 부사장, 홍연두라는 여자가.<[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나를 기억하지 마세요

“죽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어.” 제게 남은 시간이 1년 남짓에 불과하리라는 선고를 받은 로제. 그녀는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단 하나의 소원을 품었다. 제 손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 사랑했던 남자. 그리고 훌쩍 커버렸을 그와 자신의 아기. 그렇게 떠나온 길 위에서, 로제는 그를 마주했다. “……당신은, 나를 정말 잊었군요.” 기억을 잃은 남자를 외면했던 날 이후, 5년 만에 처음 보는 것이었다. * 처음에는 그저 병색이 완연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여인이었다. 제 딸의 목숨을 구한 은인이었고, 아이의 하녀일 뿐이었다. “그런데, 왜 자꾸만 시선이 가는 걸까.”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던 그녀의 녹색 눈이 제 가슴속에 파고들었다. 로제, 그 여인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나는 도대체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거지?” * “그래, 당신이었어. 당신이었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잊고 있었을까.” 죽음을 앞두고 이별을 받아들인 로제. 헤이번은 그제야 제 아내를 기억해냈다. 그녀가 조용히 떠나고 나서야. ……이제는 그가 그녀를 찾아야 할 때였다.

채권자님이 제 남편이라고요?

“그 결혼, 나와 해.” 지젤 앤티시어가 갖고 있는 건 딱 세 가지였다. ‘남작 영애’라는 허울. 무능하고 사치스러운 가족. 아무리 갚아도 늘어나기만 하는 빚. 가끔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모리스 백작님과 결혼하거라.” 부친이 빚을 탕감받는 대가로 그녀를 늙은 귀족의 후처 자리에 밀어 넣으려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 왕국 최고의 부자, 루카스 테일러. 비록 그의 신분은 평민이었지만, 그것은 결코 흠이 될 수 없었다. 귀족의 허울뿐인 명예보다 ‘돈’이 중요시되는 세상에서 그는 최고의 권력자였다. 그런 그가 말도 안 되는 ‘투자’를 하게 된 건 전적으로 한 여자 때문이었다. 지젤 앤티시어. 아카데미 후배이자 현재 제 직원인 여자. 그녀가 부친의 빚 때문에 늙은 귀족의 후처가 되어야 한단다. 머리 좋고 재능 있는 여자가 고작 그런 이유로 미래를 포기하는 건 부당한 일이었다. 그런 걸 떠나서도 늙은이가 그녀를 침대로 끌어들일 것을 상상하니 구역질이 치밀었다. 그래서였다. 루카스가 그답지 않은 제안을 한 것은. “그 결혼, 나와 해.” 그녀가 짊어진 빚을 전부 갚아주는 것이 그가 제시한 단 하나의 조건이었다. ‘혹시 미치셨어요?’라고 묻는 듯한 그녀의 불손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하트 스토커

“채단아 선생님, 제 스토커입니까?”태영그룹의 완벽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남자, 권민준.그에겐 단 한 가지 치명적 결점이 있었다.선천성 심장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았다는 것.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던 그에게 심장 공여자가 나타난다.누군가의 죽음을 대가로 받게 된 삶의 기회였다.심장을 이식받은 그 날 이후,한 여자가 민준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채단아.한국대병원 응급의학과 의사이자제 건강에 한마디씩 참견하는 이상한 여자.“내가 뭘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겁니까?”민준은 시선을 내려 단아를 바라보았다.귀와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른 여자가 눈을 휘둥그레하게 떴다.“딱 3개월만, 제가 권민준 씨 곁에서 지켜볼 수 있게 해 주세요."비에 흠뻑 젖은 몰골이 불쌍해 보였던 걸까.덕분에 냉정한 남자의 마음에 아주 약간의 연민이라도 깃들었나.한 가지 만큼은 확실했다.단아는 지금 이 순간이 기회라는 걸 알았다."어렵게 받은 심장이니까."조심스럽게 덧붙이는 여자가 곧 죽을 것처럼 절박해 보여서,민준은 어쩐지 가슴 속이 답답해졌다.……도대체 이 심장의 주인이 누구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