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이란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른 채 입궁한 전향. 15살이 되어 몸이 무르익자, 중전과 왕의 유모인 최 상궁의 계략에 의해 후궁이 된다. 영민하지만 순진하기도 한 전향에게 왕의 아낌없는 총애가 쏟아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전향에게 지존인 왕의 총애는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었다. “마마, 다음 생에서는 지존으로 태어나지 마시어요. 농사꾼이어도 좋고, 어부여도 좋습니다. 천한 백정이어도 좋습니다. 그때는 온전히 소첩만을 바라보는 낭군이 되어 주시어요. 소첩이 감히 바라볼 수조차 없는 높은 곳에 계시지 말고, 제 옆에 있어 주시어요. 그때는 소첩이 더 많이 은애할 것입니다. 더 많이 사랑할 것입니다.” 전향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왕의 자리에 앉은 자로서 그런 감정을 내색할 수 없는 한. 궁 안의 모든 여인의 사랑을 받는 것을 당연시 여겼건만, 정작 마음을 준 여인의 사랑을 받는 것만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날 두려워하지 마라. 어찌 지아비를 두렵게 여기느냐?”
<꽃을 들자 미소짓다> 내가 만일 허난설헌이었다면 그렇게 살지 않았을 거야. 내가 가진 재능을 누르고 어리석은 남편보다 더 어리석은 척하며 발톱을 감췄겠지. 그리고 후일을 도모했을 거야. 황예설 - 황 정승가의 고명딸. 설아, 난 너와 함께하기 위해 떠나는 거야. 때가 되면 널 데리러 올게. 황씨 문중의 흥망이 네 어깨 위에 달렸어. 내 말 명심해. 설아. 내 이름은 수다, 이수. 내 이름을 기억해. 이수(황진설) - 역모죄로 사사된 경창군의 셋째 아들. 일생의 단 한 번의 흔들림. 황예설, 넌 반드시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 온 세상을 누비는 것보다 내가 있는 궁궐에 머무는 것이 더 자유롭고 행복하다는 걸 알게 해 줄 거야. 내가 꼭 그렇게 만들겠어. 이한 - 조선의 왕 넓은 세상을 누리는 자유에서 행복을 느끼는 여인, 그런 그녀와 어디에서든 함께하고 싶은 사내. 그리고 그녀를 곁에 두고 지켜 주려는 또 다른 사내. 아스라이 엉켜드는 세 개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