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방사능으로 덮인 지구, 그곳에서 잔존하는 기계를 수거하라! -평범한 사냥의 날에서, 목숨을 건 사냥으로 변모하는 기이한 하루! -“500년이 지나도 멀쩡할 거야. 지구 물건이 그렇지.” ‘After Earth’, 통칭 ‘AE’로부터 71년이 지난 어느 날. 지구는 폐허가 되었고 모두가 지구를 떠나 흩어졌으나, 지구에는 아직 수거해올 만한 자산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구에서 대량생산했던 ‘개미형 기계’. 달 기지의 노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 기계의 수거는 반드시 필요했다. E4501, D15792, C7532로 명명된 대원들은 오늘도 개미 사냥에 나섰다. 흙먼지 틈에서 개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패턴. 개미를 쫓던 그들은 갑작스레 ‘지구의 공주’들을 목격한다. 과연 수송선의 공격조들은 무사히 ‘개미’들을 수거할 수 있을까? 오늘, 이곳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이야기 속 인물들을 미래에 데려다놓으면 생기는 일 정명섭 작가의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는 한 줄 기획에서 시작된 ‘고전xSF 앤솔러지’가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박애진, 임태운,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흥미로운 글을 쓰는 작가들이 이 기획에 참여했다. 이번 앤솔러지에는 심청전, 별주부전, 해님달님, 장화홍련전, 흥부와 놀부. 이렇게 다섯 편의 옛이야기를 SF라는 장르로 재해석한 다섯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기술자의 피를 물려받은 심청이가 인당수에 뛰어든 이유(박애진 작가의 「깊고 푸른」), 클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해 육지로 간 안드로이드 이야기(임태운 작가의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코닐리오의 간」), 해가 없는 ‘밤의 도시’ 소녀와 소년, 그리고 호랑이 외계인의 동화 같은 이야기(김이환 작가의 「밤의 도시」), 계모의 계략으로 우주에서 실종된 언니를 찾아 나선 우주비행사 홍련의 모험(정명섭 작가의 「부활 행성-홍련의 모험」), 마음씨 착한 흥부와 형 놀부. ‘흥부의 과학’ 때문에 벌어진 형제의 난(김성희 작가의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폭발하는 상상력으로 재탄생한 다섯 편의 단편소설, 과연 이번에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까?
<명월비선가> “조선시대에 이미 증기기관이 도입되고 발전했다면 우리 역사는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장르소설의 대가들이 펼치는 조선스팀펑크연작선, 그 첫 장편소설! 황진이와 기기인 도로가 만나서 펼치는 한국식 스팀펑크 조선의 프로메테우스, 이름은 황진이 기기인 도로가 조선에 온 지도 백 년이 넘은 중종 치하, 빼어난 학식과 미모와 재주로 조선 팔도를 주름잡은 송도 기생 명월은 증기기술로 움직이는 기녀(機女)들의 공연이 가능한 명월관을 지어 그 이름을 천하에 떨치지만 근 10년째 홀로 공을 들이는 사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기기인 도로. “조선에 그런 사내는 하나뿐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살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도로는 명월의 구애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바, 다시 만나게 된 도로에게 명월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내놓는데….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 이 전자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년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 지원’ 선정작입니다. 여행가 연작의 세 번째 작품이자 첫 장편소설 낯선 곳을 떠도는 여행가들의 이야기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은 박애진의 여행가 연작 중 세 번째 작품이자 첫 번째 장편이다. [다음 7인의 작가전]에 연재되었던 이 작품은 두 가지 설정과 원칙에 기대어 간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데, 첫째는 이야기 속 세계에는 여행가, 여행가를 후원하는 영주와 부유한 상인, 글을 모르는 보통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이야기 속에서 이름이 나온 인물은 어떤 식으로든 역사에 이름이 남은 사람이고, 이름이 나오지 않은 자는 무명으로 사라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소설 속 세계에는 두 개의 큰 축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천형을 타고난 한 사람이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남자를 만나 모진 풍파를 겪다가 결국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여행기를 쓰는 여행가가 되는 과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얼떨결에 여행가가 된 젊은 여행가가 세상에 다시없을 위대한 여행가를 만나면서 듣게 되는 미지의 황금의 섬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금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고, 강물에 섞여 흐른다고 사람들이 믿고 있는 황금의 섬을 직접 다녀왔다는 늙은 은퇴 여행가인 엘야르히무의 여행담을 통해 인간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허구의 세상을 동경하며 헛된 망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달아갈 수 있다.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을 통해 소설 자체가 주는 삶에 대한 철학뿐 아니라 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몰고 가며 몰입도를 높이는 박애진 작가만의 문체를 만나볼 수 있다. 낯선 곳을 떠도는 여행가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은 노예무역, 아스텍과 마야문명의 흥망에 대한 자료를 찾다 말 그대로 바람처럼 착상을 얻어 쓰기 시작했다. 초고를 마치기까지 두 달 걸렸으니 글도 빨리 나온 편이었다. 이따금 꺼내 다듬으며 기회를 기다리던 중 ‘다음 7인의 작가전’ 제안을 받았고, 초반을 연재한 뒤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가 모르는 이웃> 세상에는 남들과 다른 핏줄을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이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속사정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구미호,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외양은 인간과 유사하나 인간과 다른 면모를 가진 신비한 존재들은 오랫동안 문학적 상상력의 소재가 되어왔다. 이들은 흔히 깊은 산 속이나 어두컴컴한 성의 지하 등에서 인간과 유리된 삶을 사는 것으로 묘사되며, 공포와 신비감을 조성한다. 『우리가 모르는 이웃』 역시 이러한 상상력에 기반하여, 이들 신비한 존재를 주인공으로 쓰인 소설이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그들이 바로 우리 주변, 우리 동네, 우리 아파트에 살고, 우리 학교에 다닌다고 설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소설은 독특한 핏줄을 타고난 사람들이 인간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는 가운데 겪는 일들을 그린다. 이들은 자신들의 남다른 면모를 들키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때로는 그것으로 인해 곤란을 겪기도 한다. 그 모습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 본 소설 기획은 저자가 환상웹진 거울의 창단 멤버로서 참여한 ‘100호 특집’ 단편소설에서 출발하였다. 이후 다년간의 구상과 창작이 모여 『우리가 모르는 이웃』 연작소설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2017년 교보문고 출판 브랜드 마카롱에서 전자책으로 출간되며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특별하기 때문에 슬프고, 그래서 더욱 공감 가는 인물들 세 편의 연작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저마다 특별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1화 「나, 너와 함께」의 주인공은 백 년 동안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핏줄을 타고났다. 하지만 늙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추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주기마다 신분을 바꾸어야 하고, 그로 인해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린다. 2화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지는 않는다」, 3화 「붉은 오렌지 주스」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각각 보통 사람과 비교도 할 수 없는 힘과, 사람을 매혹하여 자기 편으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소중한 유년 시절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들은 좀처럼 남들 위에 군림하려 들지 않고, 그 능력을 과시하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핏줄을 들키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 수 있도록 자신을 철저히 억누른다. 보통 사람보다 더 큰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타고난 핏줄에 흐르는 특별한 정체성이 이들을 슬픈 존재로 만들었다. 살아가면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홀로 고민하거나 울어본 적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다. 이건 그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야 ‘이 시대에 구미호, 늑대인간, 뱀파이어라니?’ 처음엔 의아하게 생각하다가도 소설을 읽다 보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은 내 쪽이 소수라서 혹은 내게 남다른 면이 있어서, 작게는 조금 당황스럽고 크게는 힘겨웠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작가의 말 중)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서 각각 다르고 특별한 핏줄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그만큼 고유한 존재들이기에 삶의 각 국면에서 저마다의 어려움을 겪는다. 일상 속 세세한 상황을 배경으로 남과 다른 이들의 고충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박애진 작가의 상상력은 그러한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