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이윤
평균평점
아프락시아

청소를 안 하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주인공 지나에게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 자고 일어나보니, 이계로 향하는 문이 생긴 것이다. 알고 보니 이계는 어머니의 고향.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근사한 기사님들과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되는 천국! 그렇지만 천국에도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화장품’이다. 생활필수품인 로션 하나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이곳에서, 지나는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없으면 만들자!' 지나의 좌충우돌 이계 화장품 사업 공략기. 두근 두근 로맨스는 덤!

나는 못생긴 여자다

<나는 못생긴 여자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섬뜩함과 먹먹함의 조합 이 책에 담겨 있는 몇 편의 단편들은 기본적으로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다는 것. 그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이든 작가는 냉정하게 사실과 사건만을 놓고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다룬다. 그래서 읽는 독자들에게 감정을 구걸 하는 듯한 느낌은 전혀 없다. 그런데 이 냉정한 문체 속에서 움틀 거리는 인간들의 잔상은 지독하게 이해가 되리만큼 짙다. 이해하고 싶지 않아도 인간으로 태어나 느낄 수밖에 없는, 그리고 조금은 멀리 하고픈 이야기들이 끈적끈적하게 온몸에 달라붙는 기분. 외로움, 죄책감, 그리움 등, 잊고 살았을 법한 감정들이 되살아 날 땐 물기 하나 없는 건빵을 삼키는 기분이다. 무채색의 이야기. 그러나 그 안엔 햇살처럼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 이토록 차가운 시선 속엔 인간의 삶에 대한 연민이 가득 느껴진다. 좀 퍽퍽하다고 느껴질 만큼 글의 진행은 텁텁한 편인데도 글을 읽는 내내 가슴 한편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고난과 슬픔, 그리고 미처 씻지 못한 죄의 근원, 그저 웃어넘기기엔 씁쓸한 블랙코미디들이 깊고 깔끔한 맛을 낸다. 딱히 보는 이로 하여금 무언가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 아닌, 글을 읽는 것으로도 충분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파르테논 신전 1

<파르테논 신전 1> 강민호는 이태원 밤거리를 운전하다 그만 차로 사람을 치고 만다. 그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장래를 고민한다. 하지만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자신이 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노란 머리의 외국인임을 자각했을 때 그는 한없는 두려움에 점차 빠져들고 어찌 할 바를 몰라 한다. 선과 악의 갈림길에 선 이 사나이는 점차 악의 길로 빠져들고 그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는 어느 묘령의 여인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