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자.”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를 안아들어 침대위에 누이고 구두를 조심스럽게 벗겨 바닥에 내려놓고는 꽁꽁 감싸듯 끌어안았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둘만 있고 싶었기에 더 가까운 잠원동으로 차를 몰았지만 오는 동안에도 꼭 잡고 있던 손은 절대 풀지 않았다. 오늘따라 기운이 하나도 없는 그녀는 곧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만 같았다. “왜 울었어? 얼굴은 또 왜 이렇고?” “상우씨가.. 가 버릴까봐. 이제 내가 싫다고 가 버릴까봐..” “그럼 나한테 가지 말라고 해야지. 왜 엄한 놈 앞에서 울고 있어. 바보같이..” 아. 이 사람을 어쩌면 좋을까.. 먹먹하고 뻐근해진 가슴에 낮은 목소리가 더 낮게 깔린다. 도닥이던 손에 힘을 줘 가녀린 팔을 꼭 잡는다. 나 여기 있다고, 어디 안가고 너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내가 어딜 가. 너 없이..” “그런데.. 아직도 결혼은 잘 모르겠어.” “하아.. 내가, 내가 기다릴게. 천천히 생각해도 되니까.. 한발자국씩이라도 오기만 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