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해지는 가슴 한구석을 모르는체하며 제인은 잔을 내밀고 웃는 그를 향해 마주 웃었다. 그리고 연거푸 잔을 부딪으며 소주를 가슴팍에 부어 넣었다. 잘생긴 오빠도 생겼겠다, 조만간 차일 사랑도 시작했겠다, 마시자, 마셔. 그렇게 몇 번을 마셨을까. 알딸딸하게 취한 제인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오빠 손 한번 잡아보자며 슬그머니 빼는 수현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그러고는 힘들 때 언제든 이 손을 잡아주겠다는 큰소리를 쳤고, 대답 없는 그에게 믿지 못한다면 증거를 남기겠다며 약속의 풀옵션을 현란하게 구사하기 시작했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도장을 찍는다. 손바닥에 사인을 할 때는 피하려는 수현의 손등을 때려가며 제 이름 석 자를 그리듯이 썼다. 마지막으로 지잉 소리까지 입으로 흉내 내며 복사에 코팅까지 완료하고서야 한껏 힘이 들어가 있는 손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크게 올라간 제 입술 끝을 손가락으로 눌러 옆으로 당겼다. “그러니까 웃으세요. 잘생긴 얼굴 아깝게 찡그리지 말고. 그 얼굴 그렇게 쓰시려면 내놓으시든가. 산단 사람, 아마 엄청 많을 걸요?” 제 손바닥을 톡톡 두드리던 제인이 눈을 휘고 웃었다. 그러자 잠시 미간을 찡그리며 제 손을 보던 수현도 속 시원히 웃음을 흘렸다. 이렇게 웃어도 되겠지. 정말 아무렇지 않으니까. 가제(임시우)의 로맨스 장편 소설 『마성의 남자와 알바 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