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스런 개가 되고 싶었다. 그분들께 받은 은혜가 너무나 커서, 나는 너를 탐하는 패륜을 저지를 수 없다. 금수만도 못한 새끼보단 사람 새끼이고 싶으니까. 그런데 너는 나를 자꾸만 짐승 새끼로 만들어. 너를 안고 진득하게 구르는 상상. 네 안의 나로 인해 네가 내 품에서 울부짖는 상상. 가능하다면 내 심장 깊숙이 너를 흡수해 버리고 싶은 욕망. 수도 없이 들끓던 이 모든 것들. 네 옆에 있으면 나는 짐승 새끼가 돼. 어쩌면 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서막! 그 남자의 <억눌린 열망> 한 여자의 이기심으로 버려진 아이. 그 아이가 남편의 아들임을 알고 수경은 충격에 빠지지만,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아픈 한마디에 모든 것을 포용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거둬진 재현은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수경과 강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리라 다짐한다. 설령 그게 제 마음을 죽이는 일일지라도. ‘열렬히 바란다. 너를. 하지만 나는 단 한순간도 네게 남자가 될 수 없을 테지. 당연해. 나는 네 오빠이니까. 거짓이라도 나는 너의 반쪽짜리 가족이니까. 네 행복은 내 행복이니 욕심이 나도 참아볼게. 그러니 너는 지금처럼 살아. 아무것도 모른 채 죽을 때까지 네가 아는 진실 속에서만 살아.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