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사하세요?” 키가 180은 훌쩍 넘어 보이는 남자가 추리닝 바지에 손을 넣은 채 여주의 뒤에 서 있었다. “어디에요?” “702호요…” “702호요? 와, 전 704혼데! 이웃이네요! 가죠.” "혹시 뭐 어려우신 점 있으면 부담 없이 말씀하셔도 됩니다. 전구를 갈거나,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거나, 무거운 짐을 들거나 할 때.. 그럴 때…” "혼자 있기 외로워서요…” 대답하는 여주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외로워서요. 외로워서요. 외로워서요… 자신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마치 남자에 목 마른 듯한 여자인 것처럼 대답해버렸다. “술 한 잔 하실래요?” 뜬금없는 강우의 제안이었지만, 여주는 강우를 따라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동쪽 바다 지고하신 용왕님의 귀하디귀한 막내딸 월령.어느 날, 용궁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물건 하나를 잘못 건드렸다가 즐겨 읽던 무협지 속에 떨어져 버렸다!“네가 배정된 곳은 둘째 도련님의 처소다.”그런데 동경하던 주인공도 아니고 하필 흑막의 시비가 되다니!월령은 당장이라도 주인공을 찾아 떠나려 했지만.“아파도 조금만 참아. 금방 치료해 줄게.”“위험한 상황이면 도망을 쳐야지! 이런 일이 또 생기면 난 됐으니 그냥 도망쳐!”무릇 용이란 정의를 사랑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존재.연약한 소동물을 구해서 치료해 주고,스스로의 안전보다 한낱 시비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는 흑막의 의외의 모습에월령은 마음을 바꾸게 되는데…….‘이 흑막, 내가 한번 잘 키워 볼까?’“넌 대체 왜 내게 잘해 주는 것이냐? 피를 나눈 가주께서도 내게 이리 무정하신데.”“제겐 미소년은 보호해야 한다는 철칙이 있어서요.”“뭐?”“그러니 저를 믿고 제 손을 잡아 보지 않으시겠어요?”무한 긍정 얼빠 용왕 따님의, 상처 가득 흑막 꿈나무 갱생시키기 프로젝트!<병약한 흑막의 최강 시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