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의 잠든 얼굴은 현실감이 없었다. 숨은 쉬고 있는데, 심장이 뛰지 않는 느낌. 이올린은 불빛에 그늘진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왜 쫓기고 있었던 걸까. 옷에 묻은 피는 누구의 것일까. 극장의 신이라 불리는 이 남자는, 그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소유하고도 어째서 이렇게 불안해 보일까. 열두 살, 사랑했던 ‘노엘’은 이올린을 버렸다. 스물네 살, 같은 이름을 가진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남자가 나타났다.

“해적은 선장을 배신한 자를 어떻게 처리하지?” “목을 자릅니다.” “포로가 배 위에서 난동을 부릴 경우, 어떻게 처리하지?” “보란 듯이 목을 자릅니다.” “그럼, 바다 한가운데에서 악룡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할 거지?” “목을 자릅…… 예?” 악명 높은 해적선 ‘악처(Bad Wife)’의 갑판장 올리버 스트라이커와 그를 차지하려는 아름다운 세 마녀 이야기.

“난 친구를 죽이지 않았어!” 누명을 쓰고 살해당한 고아 소년 주노. 눈을 뜬 곳은, 존재하는 것조차 알려지지 않은 환상의 도시 ‘마돈나’였다. “난 검은 머리가 좋아.” “고작 그것 때문에?” “검은 눈도 좋고.” 주노는 그곳에서 ‘마돈나’ 최고의 부자, 엘라 라르고 보스를 만난다. 살해당했지만 돌아가야 하는 소년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는 소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