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내가 미성년자야?" "뭐?" 은재는 갑작스런 혜민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머리를 한 대 후려 맞은 듯 멍했다. "나 스물셋이야. 근데 오빠 눈에는 내가 아직도 마냥 어린애로만 보이나봐. 속상하게." 마냥 어린 애기로 보였으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 거다. 그렇지 않으니 문제인 것이지. 하지만 은재의 이런 마음을 알 리 없는 혜민은 서운할 따름이었다. "미안해, 오빠가 잘못했어." "뭐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정곡을 찔렸지만, 일단은 잘못했다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오빠 눈엔 내가 여자로 보이기는 해?” 꽤 당돌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 질문 하나로 인해 은재는 모든 상황정리가 끝났다. “혜민아.” “뭐.” “실험해 볼까?” “뭐, 뭘?” 뜬금없이 실험해 보자는 말에 혜민이 놀라 물었다. 그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이 은재는 몸을 혜민에게로 가까이 한 뒤 혜민의 귓가에 속삭였다. “장은재한테 이혜민이 여자로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혜민의 아랫입술을 살짝 빨아들인 후, 자신의 긴 손가락으로 혜민의 가슴을 원을 그리듯 감싸 쥔 뒤 말을 이었다. “이런 짓도 안 하지 않을까?”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냥 맨 가슴을 만진 것도 아닌데 심장이 조금 전보다 삼십 배, 아니 삼백 배는 더 빠르게 펌프질 해대고 있었고, 은재가 감싸 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아직도 잘 모르려나? 그럼…….” 은재의 손이 셔츠 아래의 탑 안으로 파고들어 올라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브래지어 위에서만 맴돌던 손이 거침없이 브래지어 안으로 파고 들어가 자극을 하듯 부드럽게 주무르며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흡.” “흐음…….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럼…….” 은재의 손이 가슴에서 배로 내려와 청바지 버클에서 맴돌다가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혜민이 은재의 손을 잡았다. “아니! 아니, 알 것 같아.” “알 것 같은 걸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은재의 손이 점점 아래로 들어가자 혜민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유나가 말했던 긴장감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뭔가 긴장이 되어서 미칠 것 같지만 궁금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같았다.